아빠 어디가, 마음이 쑥쑥 자라고 있는 아이들, 하지만 :: 아버지의 이름으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한강에서 자전거 타는 서울여자 놀이’에 푹빠진 편집자 ssol입니다. 괜히 염장질하는 사진 하나 투척.어젯밤에 찍은 완전 신상 사진이라고 해야 하나요? 따끈따끈한 사진이에요. 사진에 정말 아무도 없죠. 어젠 정말 한강에 저 혼자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흐흐. 집에 돌아와서 뒹굴뒹굴하며 <아빠 어디가>를 보다 생각나는 바가 있어 끄적끄적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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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아빠 어디가>가 정말 인기라 친구들 만나도 애기들 얘기가 한 번씩은 나오는 것 같아요. 성선비 좋아하는 친구도 있고 너무 윤후빠인 저도 있고 준수랑 주고주고 게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친구도 있고요. 다들 가지각색으로 자기 이상형에 맞는 아이들을 꼽습니다. 지아는 송종국을 딸바보로 만들 만큼 정말 야무지게 예쁜 것 같고 특히 민국이는 편을 거듭할수록 마음이 쑥쑥 자라는 게 보여서 너무 기특합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민국이가 세 번째 여행까지 여행마다마다 울었을 거에요. 안 좋은 집을 뽑아서 울기도 하고 실험카메라 중에 울기도 하고요. 매번 울어버리는 민국이에게 눈을 흘기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제 주변만 그런 건 아닐 테죠. 하지만 아마 이제는 그때보다 적지 않을까 생각해요. 편을 거듭할수록 민국이가 자라는 게 너무 보이니까요. 첫 회에 비하면 괄목상대라고 해야 할 정도로 이제는 정말 의젓한 맏형이 되었어요.

첫 회부터 <아빠 어디가>를 놓치지 않는 애청자가 된 저 ssol은 아이들을 보며 우아아아아아아앙 귀여워어어어어어엉 하기도 하지만 방송으로 인해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아이들의 예쁜 마음들이 변할까 봐 걱정도 됩니다. 제작진에서도 그 부분을 많이 걱정했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방송을 보여주지 말라고 하기까지 했다고 하더라고요. 방송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잃을까 봐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어디가>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보니 연예인마냥 직찍까지 올라오고 있어요. 언젠가 윤후 직찍이 올라온 걸 보고 저는 정말 경악했었어요 T_T 아이들은 연예인으로서 방송 출연을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아빠랑 여행가는 게 좋을 뿐인데 싶었거든요.

방송인이 아니라 그저 마음이 예쁘고 잘 크고 있는 한 아이이길.

 어제 방송에서도 그런 장면이 많이 보였어요. 기차 환승할 시간 동안 게임을 진행했는데 역 밖으로 나가 간식거리를 사오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쫓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사람들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봐 이 오지랖 넓은 ssol은 걱정하며 이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용.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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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어요. 방송출연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괜한 시비를 거는 사람이 생길까 봐요. 리틀 싸이로 유명한 황민우 군도 얼마 전에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었어요. 고학년 형들한테 가방도 뺏기고 맞기도 하는 등 괴롭힘을 당했는데 당시에 민우 군은 자기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민우 군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방송으로 나온 민우 군을 보고 괜히 시비 걸고 괴롭히는 거에요…아직 어리고 그저 춤이 좋을 뿐인 아이에게 왜 그러는 건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방송출연을 하는 아이들도, 그 아이들을 괴롭히는 쪽도 모두 어리기 때문에 더 걱정이고요. 아직 정체성 형성이 덜 되었을 테니까요. 이번에 새로 출간된 신간 <아버지의 이름으로>도 좀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 책은 학교폭력에서 도망치기 위해 자살을 택한 아들의 넋을 위로하고, 또 지켜주지 못한 것에 속죄하는 아버지의 고백이 담긴 에세이예요. 아들은 팬클럽이 다섯 개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정말 엄친아.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사로운 오해가 생긴 거에요.

대현이를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었다. 방모 양이었다. 그 여학생은 박모 군과 사귀고 있었는데, 여자 친구의 마음이 대현이에게 쏠리는 것 같다고 생각한 박 군이 대현이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 학생은 대현이보다 나이가 한두 살 많았고 소위 말하는 ‘불량학생’이었다. 또한 박 군의 친구들 중에는 ‘일진’이라 불리는 아이들이 있었고 그 학생들이 함께 대현이를 수시로 불러내 폭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나와 아내는 전혀 짐작도 상상도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_ 본문 중에서

아마 대현이를 잘 아는 사이였다면 이런 오해는 생기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해는 깊어지고 학교폭력은 심해졌어요. 대현이는 그 괴롭힘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습니다. 극단적인 결과이긴 합니다만, 글쎄요, 우리 가정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일까요? 아들이 자살할 당시에는 학교폭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아버지가 이제는, 학교폭력 예방의 최전방에 서서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정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던 건 사실 다름 아닌, 바로 이 책의 저자 분이에요.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이라 여겼거든요. 아들에게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 생각지도 못했고 말입니다.

열여섯의 어린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청소년과 부모에게 전하는 뜨거운 후회와 희망의 고백을 담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 같던 가정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학교폭력의 끔찍한 악몽을 고발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사랑의 손길을 건네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어느 한 개인의, 어느 한 가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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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정.말 잘 안다면 아마 절대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잘 안다면 민국이가 우는 모습만 보고 민국이를 미워하지 않았겠죠. 의젓한 모습을 보일 때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민우 군도 대현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때도 맘에 들어서 블로그에 끄적끄적 해뒀었는데 긁어왔어요. 우리 모두 서로 미워하지 말고 조금 더 사랑하기를. 누군가 미워지려 한다면 아마 그 사람을 잘 모르기 때문일 거에요.

- 뭔가 마무리는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같다는 생각을 하며 편집자 ssol은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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