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집사 스타일? <다마요 하숙집의 선물>의 관리인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교과서에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있다는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즘 강력 주장하고 있는 editor e.입니다. (5월에 29도가 웬말입니까!!!)  몸에서 열이 나는 기현상을 경험하며 눈이라도 시원하면 괜찮아질까 싶어 <다마요 하숙집의 선물> 표지를 냉큼 띄워 봅니다 >.<

아아아아~~~~ 화면이 실물의 상큼함을 잘 살려주지 못하네요 ^^;;;

요것은! 요즘 드라마 덕분에 일드 좋아하시는 분들도 아시는 <한밤중의 베이커리>.  그 작가님의 신작입니다.  (아직 책을 모르신다구요? 여기로~)

저번엔 베이커리였는데, 이번엔 하숙집입니다! :)

20~30대 여성만 사는 여성 전용 하숙집인 ‘다마요 하우스’에 인상이 참 험해서 감히 말도 붙이기 힘든 중년의 아저씨가 새로운 관리인으로 오는 겁니다. 물론 관리인이니 같이 살죠. 으하하하하 그러면서 벌어지는, 아니 실은, 오히려 벌어진 걸 수습하는 이야기입니다. ^^

20~30대 여성 독자라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들이 꽤 나오는데요,, 그래도 전 저 ‘관리인’ 캐릭터가 가장 이 책에서 기억이 남습니다.

마치,, 한동안 일본 만화나 소설 등에서 유행하던 ‘집사’의 오지랖 아저씨 버전 같다고 할까요? ^^

일단 간단 프로필~

이름 : 니시오 도모미
성별 : 남
직업 : 여성 전용 하숙집 ‘다마요 하우스의 관리인
나이 : 불분명
아름다운 은발을 휘날림, 중역 비즈니스맨 정도의 느낌, 노안이 있음
외모 : 175~180센티미터 정도의 키, 어깨도 넓어서 듬직한 체격, 항상 험상궂고 사나운 표정
스타일 : 트렌치코트, 진회색 중절모
취미 : 청소, 요리, 설거지, 장보기 등 온갖 집안일,
하늘색 유모차에 시바 견 태우고 산책하기
특기 : 뜨개질 (최근에는 레이스 뜨개질도 시작하여 식탁보를 척척 만들어냄)
남의 일에 참견하기 (하숙생들의 사생활에 전부 참견하면서 그것도 관리인의 일이라고 우김)
유도 (다마요 하우스 근처에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일단 엎어치고 봄)

아,, 실로 남다른 중년남입니다. ^^  일단 키가 크고 어깨가 넓다는 것에 전 좀 점수를 많이 줬습니다. 게다가 요리도 잘해, 청소도 잘해… 뭐든지 척척 다 해주는 집사가 있다면… 이라는 꿈 누구나 좀 갖잖아요 ^^ 요 부분은 매우 큰 점수를 주었죠.

하숙생들이 아침 식사를 마치면 도모미 씨는 곧장 설거지를 시작한다. 그다음엔 청소를 한다. 거실과 현관, 복도 등을 재빨리 물걸레로 닦는다. 청소가 끝나면 장을 보러 나간다. 다마요 씨한테 들었는지 도모미 씨는 전단지를 들고 슈퍼와 상점가를 두루 들른다. 특매품에는 대개 붉은 매직으로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다. 미안하지만 조금 더 깎아 주세요. 상점가에서는 흥정도 잊지 않는다.
욕실 청소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전에 한다. 도모미 씨는 수건을 꼬아서 머리에 두르고 청소에 임한다. 욕실 바닥과 욕조를 꼴 보기 싫다는 듯 수세미로 벅벅 문지른다. 그 모습이 너무 무시무시해서 도와드리겠다고 말을 건네면 도모미 씨는 돌아보지도 않고 괜찮다며 바로 거절한다. 이건 내 일이니까요. 일에는 책임감을 갖는다. 도모미 씨의 신조 같다.

저희 집 더러운 욕실에 모시고 싶은 분입니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중요시 하는 미쿡에서 살다 왔다면서 이 아저씨는 너무 오지랖이 넓습니다.

“아무래도 료코 씨는 편지에 답장을 쓰지 않는 거 같아요.”
“에?”
“아버님의 병환이 위중하신가 봐요. 어머님은 료코 씨에게 잠깐이라도 집에 들르라고 편지를 보내시는데, 료코 씨는 답장도 쓰지 않고 문병도 안 가고 전화나 메일도 전혀 하지 않는거 같아요. 보다 못한 오빠가 이렇게 엽서를 보낸 거죠. 이건 다마요 하우스의 관리인으로서 간과할 수 없는 사태라는 생각이 드는데.”
도모미 씨는 어금니가 아픈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나는 도모미 씨가 말한 내용보다도 그 내용을 도모미 씨가 다 알고 있다는 점에 위화감을 느끼고 곧바로 다그쳤다.
“혹시 도모미 씨, 엽서 읽으셨어요?”
도모미 씨는 눈을 감은 상태로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다.
“료코 씨는 왜 답장을 안 쓸까요?”
더구나 질문에 질문으로 답한다.
“읽으셨어요?”
“아무리 시험 때문에 바빠도 전화 한 통은 할 수 있을 텐데요?”
“……읽으신 거죠?”
“관리인의 일 중 하나예요. 이런 건 그냥 못 넘어가요.”
도모미 씨는 눈을 뜨고 의분에 사로잡힌 모습으로 나를 응시한다. 그렇잖아도 날카로운 눈빛에 찔릴 것만 같다.

이런 건 약과입니다. 별 참견을 다 합니다. 시엄마 될 분에게 막말을 하기도 하고, 미행도 서슴지 않아요… 으하하하하하

정말 남다릅니다. 그래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요.

마지막엔 다마요 하우스의 하숙생들이 그런 것처럼 이 남다른 관리인에게 무지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뭔가 위기에 처했을 때 무조건 나서줄 것 같은 사람이 있다는,, 그런 착각이 막 들더라구요.

이야기 전체가 짧은 연작 드라마 같은 느낌이라 책을 만들면서  제 맘대로 멋진 배우들 캐스팅해서 읽었네요 ^^

일본이나 할리우드에는 어울릴 만한 배우가 막 떠오르는데 아아.. 우리나라는 안 떠오르더라구요. 누가 좋을까요? +.+

_ 어쨌든 이 세상 최고의 중년남은 조지 클루니라고 생각하는 editor e.

10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