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천재 소녀 작가의 탄생 – 작가 릴레이 인터뷰 (1)

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by 샤니 보얀주
이스라엘 천재 소녀 작가의 탄생 – 군대에 가라 하여서 군대에 갔을 뿐…

처절한 가운데 생(生)은 계속된다!

“청춘, 절망 속에서도 환히 타오르는 등불”

 text by narh, edited by L

 어느 나라나 젊은이들의 사정은 비슷하다. 철부지 같은 짓도 해 보고, 반항도 하고, 막 나가는(?) 연애도 해보고… 그러면서 성장해 가는 걸 테니. 그런데 여기,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2년간의 의무복무제 자체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그것도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하는 복무라는 점이 다르다. 연애와 사랑을 꿈꾸고, 외모 가꾸기에 여념이 없을 18세의 소녀들도 군복을 입고 총을 들어야 한다는 소리다.

작가 샤니 보얀주는 바로 그런 청춘을 보내고선 이 책을 썼다. 소설의 주인공 레아, 아비샥, 야엘은 보얀주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존재이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나 <도슨의 청춘일기>를 좋아하고, 소녀에서 여자가 되기를, 사랑과 자유를 얻기를 기대하는 평범한 10대 소녀들. 그러나 그녀들에게는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여자애들이었다. 우리가 여자애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는 군대에서 해야 할 일을 했고 이제 군 복무도 마쳤다. 우리가 스물한 살 때 레아가 말을 하거나 부모님 댁 뒤뜰을 떠나는 것을 어려워했다면 그것은 과거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안다. 그리고 인정한다. 문제는 그 과거로 인한 미래였다. 그것은 우리의 머리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거대했다. —본문 중에서

너무나 거대한 현실 속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 버린 그녀들은 다시는 꿈 많은 소녀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살아간다. 강인한 올리브 나무에서 생물의 운명과 생명력을 배우고, 무심코 닿은 작은 손에서 가슴먹먹한 온기를 느끼면서.

누구보다 특별한 청춘을 보낸 작가 샤니 보얀주. 그녀의 사진(미인이시다.)과 <뉴욕타임스>에 실린 인터뷰 전문을 소개한다.

 Q: 당신의 소설에는 세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하죠. 야엘, 아비샥, 그리고 레아인데요 이 중 누가 당신의 실제 경험을 가장 비슷하게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나요? 이 세 명 모두가 당신의 일부분을 반영하는 걸까요? 아니면 당신과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인가요?

A: 야엘이 군대에서 맡은 임무가 내가 실제 맡았던 임무와 제일 비슷해요. 그녀의 이야기 자체는 내가 겪은 이야기가 아니지만요. 야엘은 인간적인 접점과 경험을 갈망하는, 때로 잘못도 저지르기도 하는 유쾌한 인물이에요. 나는 한때 야엘과 비슷했던 때도 있지만, 군대에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죠. 아비샥은 세 소녀 중 가장 조용하고 슬픈 캐릭터인데, 아비샥과 레아를 섞어 놓은 게 내가 군대에 있을 적과 비슷한 것 같아요. 아비샥처럼 슬프고 내면적이고, 레아처럼 시니컬하고 거만한. 내가 중요하게 여겼던 건, 군대에 있을 적 내가 경험하지 못한 소녀들 간의 우정을 이 작품에서 창조하는 거였어요.

Q: 야엘은 어머니에게 군대에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는데요, 당신 역시 군대에 가는 게 겁이 났나요?

A: 나는 군에 지원할 때 전혀 겁나지 않았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그다음 여름에 바로 지원했죠. 모든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고, 훈련을 받기 전 몇 주 동안 지루한 제작 일을 했죠. 날짜가 다가오는 걸 견딜 수 없었어요. 그 날이 마침내 다가왔을 때, 나는 훈련소의 어려움에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차라리 겁을 냈어야 했죠. 그랬다면 처음 몇 달간이 좀 더 쉬웠을 테니까요.

Q: 소설 중에 레아가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협상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매우 진지한 저의가 담겨 있음에도 이 장면은 굉장히 코믹합니다. 당신이 의도하지 않은 유머가 있었던 걸까요?

A: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보낸 2년은 내 생애 가장 웃겼던 해였어요. 하지만 나는 유머에 관해서는 좀 특이한 감각을 갖고 있어서, 내가 쓴 글에서 독자들이 유머를 발견하곤 할 땐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놀라곤 해요. 군대의 그 모든 부분이 내게는 신기했어요.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군복을 입히고, 직함을 주고 책임감을 지니게 하고는 규제까지 한다는 게.

Q: 당신의 모국어는 히브리어지만 이 책을 영어로 썼는데요, 그 사실이 당신의 텍스트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A: 영어로 쓰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하지만 젊은 작가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도움이 되는 방식이었죠. 내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며 쓰게 되었으니까요. 내게 속한 언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단어들이 내 이야기에 속할 수 있도록 나는 더 노력해야 했어요.

Q: 다른 곳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신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소설을 집필할 때 나는 90%의 시간 동안에는 음악을 듣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10%의 시간만 글을 쓰는 데에 할애한다.” 음악을 듣는 건 순전히 영감을 얻기 위한 건가요, 아니면 특정 스타일의 음악이 글 쓰는 데에 더 잘 몰입하도록 해주나요?

A: 내게 음악은 ‘순전히 영감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글쓰기의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에요.

* * *

그런데 작가 릴레이 인터뷰라니, 뜬금없이 왜? 라고 생각하실 독자님들을 위해, 

narh의 덧붙이는 말 : 

시린 옆구리를 데워줄 한 권의 책이 생각나는 스산한 가을입니다. 혹시 지난 와우북 때 저희 부스에 들르신 독자님들이 계신가요? 그때 저희는 여러 종류의 도서목록 및 소개자료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이것은 도서목록이 아니다’는 수많은 독자님들의 열화 같은 성원에 힘입어 전량 소진된, 아주 특별한 소개자료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도서목록처럼 생겨 가지고 도서목록이 아니라고 스스로 부르짖는 ‘이것은 도서목록이 아니다’. 그것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은행나무가 특별한 당신을 위해 자신 있게 추천하는 책읽기 가이드’.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이런~저런~ 책이 있습니다 하고 줄줄이 말씀드리기보다는, 우리가 격하게 애정하는 이 책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요것입니다! 하고 알려드리는 가이드. 또는, ‘난 이런 책을 원하는데…’라며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이 확고하신 독자님들의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줄 그런 가이드이지요

 

 

왜 사는가, 무엇으로 사는가 등…. 독자님들이 지니고 계실 수많은 질문들에, 저희 은행나무의 책들이 가끔씩 그럴싸한 답을 드릴 수 있길 바라며, 혹은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만들 에너지를 드리길 바라며 만든 가이드라고 보면 될까요. 이 ‘도서목록 아니다’는 와우북 때 많은 분들의 품으로 갔지만, 그 내용을 더 많은 분들께도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거기에 작가님들의 인터뷰까지 더하면 금상첨화겠다는 마음으로 ‘흥미진진 소설 가이드 + 두근두근 작가 인터뷰’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몇 주간에 걸쳐 (제 맘대로) 진행할 은행나무 영미권 작가 릴레이 인터뷰!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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