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친구, ‘포스트 기욤 뮈소’ 엘렌 그레미용 – 뤽 베송을 만나다

2000년대 이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가를 꼽는다면 단연코 ‘기욤 뮈소‘가 1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꾸준하고 착실히 베스트셀러 작가의 길을 걷던 그는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프랑스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 1위로 등극했죠. 국내에서도 <구해줘> <7년 후> <종이 여자>을 비롯해 최신간 <내일> 등 대부분의 작품이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프랑스 저자 중 보기 드물게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예전에 훈훈하셨는데 요즘은 선이 많이 둥글어지셨네요 ㅎㅎ

 뮈소의 작품이 이처럼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무엇보다도 빠르고 거침 없는 전개, 한 편의 영화처럼 강력한 흡인력을 지닌 플롯 구성, 쉽고도 간결한 문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맨스와 스릴러의 조화로운 만남 덕분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러한 기욤 뮈소의 작품이 지닌 미덕을 그대로 지녀 일명 ‘포스트 기욤 뮈소’라는 별명을 얻은 작가, 엘렌 그레미용을 소개할까 합니다. 

<파리 매치> 지에서 촬영한 작가님의 사진. 상큼상큼합니다~

 장장 5년에 걸쳐 완성해낸 엘렌 그레미용의 첫 장편소설 <비밀 친구>는 위에서 언급한, ‘베스트셀러의 미덕’을 모두 갖춘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미지의 인물 ‘루이’에게 매주 화요일마다 도착하는 의문의 편지에서부터 출발해 충격적인 비밀로 독자들을 인도합니다.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이자, 강렬한 스릴러. 유려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짜인 이야기가 놀랍다’는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진정한 페이지터너(page-turner)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르 피가로> 기자 출신이자 수 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감독 출신인 작가님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 소설을 <유즈얼 서스펙트>처럼 구성하고 싶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 덕분인지 <비밀 친구>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숨 막히는 서스펜스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릴러’의 미학과, “사랑 때문에 죽은” 누군가의 사랑과 애증을 그려내는 ‘로맨스’의 미학을 동시에 구현하는 이 소설, 프랑스 영화의 거장 뤽 베송 감독이 영화화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영원한 명작 <레옹>을 비롯해 <그랑블루> <제5원소> <잔 다르크> 등 어마어마한 작품들의 크리에이터, 뤽 베송 감독의 손에서 <비밀 친구>가 어떻게 재탄생될지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뤽 베송 감독의 걸작들. 여기에 <비밀 친구>가 들어가길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아름답고 유려한 문장, 가슴을 울리는 감동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소설적 재미’를 갖춘 이 소설은 별다른 마케팅 없이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습니다. 북블로거, 독서클럽 등을 통해 퍼져나간 입소문만으로 일종의 ‘문학적 유행’이 된 <비밀 친구>는 64주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프랑스에서만 40만 부, 무려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죠.

본인의 소설이 해외에 소개될 때마다 늘 감격에 휩싸인다는 작가님은 본인이 한국 영화의 지대한 팬임을 밝히셨는데요, 한국어판 출간 소식을 전해듣고는 몸소 ‘한국어판 서문’을 쓰시겠다고 저희에게 제안을 주셨습니다. 그중의 일부를 소개해볼게요.

외국에서 제 소설을 출간하고 싶어 한다는 출판사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감격에 휩싸이곤 했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하지만 이 전화들 중에서도 특히 한 통은 제게 더욱 감격스럽고 상징적이었어요. 바로 한국에서 《비밀 친구》가 번역 출간되리라는 전화였지요. 저는 한국영화의 열성 팬이거든요. 프랑스에서 한국영화가 개봉하면 놓치지 않고 극장으로 달려가는.

저는 빛나는 시나리오와 힘 있는 연출, 저는 정체성이 뚜렷하고 효율적이며 시적인 한국영화를 사랑합니다. <마더>, <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 <살인의 추억>, <추격자> 등 관람한 한국영화들이 쌓여감에 따라 한국은 알게 모르게 어느새 제 마음속에 자리 잡은 나라들 목록에 진입했지요. 그러니 《비밀 친구》가 한국에서도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의 무한한 행복감이란…….

여러분 나라의 영화가 제게 늘 그러했듯,

이 이야기가 여러분을 아주 멀고 아주 멋진 곳으로 데려다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받았던 놀랍고도 기쁜 충격을 느끼시면서, 작가님 말씀처럼 ‘아주 멀고 아주 멋진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 작년에 출간되어 여전히 센세이션을 이어나간 작가님의 두 번째 작품, <비밀 아파트> 역시 저희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Vous connaissez Le confident? 

그녀가 읽고 있는 책. 그녀가 들고 있는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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