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설가 10명이 뭉쳐 펴낸 책, 『익명소설』

# 1.

이미 인쇄소에서 나온지 일주일, 일간지에서도 몇 차례 기사가 나왔고, 공중파 방송 뉴스에서도 가볍게 다루었던 책『익명소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책을 쓴 소설가가 누구인지 속시원하게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마케터 M군 역시 작가가 누구인지 잘 모릅니다. 누군가 물어보면 “그 소설집은 말이야, 주목받는 젊은 문인 10명이 모여 썼다고… 그렇게 알고 있어” 정도로 답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익명으로 작품을 쓰고, 이를 모아 『익명소설』이라는 소설집을 출간하게 되었을까요? 아주 간단하게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익명소설_blog

# 2.

흠… 그러면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겨납니다. “작가가… 작가가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게 아닌거야?” 그러니까 참 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 있을텐데, 잠깐 기사 먼저 읽어보시죠.

소설가 M과 W의 수다가 발단이 됐다.

 문단 선배, 동료, 선생님들에게 듣는 말이 부담스럽다. “문장이 빠르지 않아야 한다” “SF 같은 거 쓰지 마라” “너 그런 거 쓰지 말고 하던거 해라”라는 말을 빈번히 듣다보니 눈치를 보느라 썼다가 지운 소설도 많다.

작가 M,V,H,W의 이름으로 문단 금기에 도전 … 중에서

 혹은, 어쩌면 아래와 같은 무서운 편집자도 있을 수 있겠지요. 으르렁!!

소설가 C님은 퇴..퇴장하셨어요...

소설가 C님은 퇴..퇴장하셨어요…

이쯤에서 『익명소설』기획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미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여전한 금기 코드들도 있었습니다. 민족주의에 대한 집착이라 해야 할지 배경이 한국이 아니거나 주인공이 한국인이 아니면 고쳐달라고 하는 요구, 정형화된 문장에 대한 강요, 장르적 요소가 풍부하면 일단 덮어버리는 경우, 때로는 정치적인 풍자를 걷어내라는 압박, 사실주의에 대한 강박, 에로티시즘을 저급하게 취급하는 가부장적인 분위기……..

무리할뿐더러 건겅하지도 않은 제안들을 마음껏 거절하고 싶었습니다. 끝 간 데 없이 신랄해지고 싶었습니다. 고발하고 도발하고 폭로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야해지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의미로 점잖지 못한 글들이 쓰고 싶었습니다.

# 3.

소설가 W 는 설마 트위티를 닮으셨을까요?

소설가 W 는 설마 트위티를 닮으셨을까요?

각설하고 『익명소설』의 기획의도에 충실히 따르자니, 10명이나 되는 작가에 대한 어떤 소개글도 쓰기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흔히 신간을 출간과 함께 기획하는 “독자와의 만남” 같은 행사는 꿈도 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건 비밀인데요, 어떤 편집자는 가면을 쓰고 낭독회를 하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흔히 볼 수 있는 작가의 등단 매체 혹은 수상 이력은 모두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대신 작가 자신이 직접 보낸 사진과 글로 프로필을 채웠습니다. 책이 출간된 이후에는 작가들이 책을 들고 혹은 책이 등장하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고 계십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랜만에 이벤트 진행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블로그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이니 모두들 많은 참여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소설가 R이 쓴 소설의 제목은 「18인의 노인들」인데요, 작품을 읽어보시면 대체 왜 저런 프로필 사진을 썼는지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 이벤트는 이제는 법정공휴일이 아닌 7월 17일부터 시작하며,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군과 UN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인 7월 27일에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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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익명소설』북트레일러를 소개합니다!!!

\'쓰고 싶은 것\'을 쓰기 위해 모인 젊은 작가들의 특별한 소설집
분류 국내소설 | 출간일 2014년 7월 17일
사양 변형판 140x210 · 320쪽 | 가격 12,000원 | ISBN 9788956607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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