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라 수요일의 북클럽]
노벨라 2人 2色 북콘서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부]
#1
체감 온도가 -15도 안팎인데다가 칼바람이 불던 12월 17일, 노벨라 북콘서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북콘서트에 오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오지 못하셨던 분들, 그리고 다시금 그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되돌아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이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글의 내용 상, 전반적인 북콘서트에 대한 소개와 노벨라 시리즈에 대한 두 작가님의 의견을 1부에 넣었고요, 이어지는 2부에는 두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 관한 심층적인 이야기를 넣어보았습니다.
저희의 우려와는 달리, 추운 날씨에도 ‘아딜 브라운’ 카페의 자리가 부족할 만큼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뮤지션 ‘트루베르’의 노래로 꽁꽁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면서 북콘서트가 시작되었어요. 트루베르는 여는 무대로 안현미 시인의 <어항 골목>을 노래로 만들어서 불러주셨습니다. ‘버블버블 퐁퐁~’이라는 가사가 경쾌하고 웃기게 들리겠지만 이것도 시의 언어이므로 모든 분들이 시의 구절을 함께 읊고 계신 거라는 트루베르의 말이 기억에 남네요. 앙코르곡으로는 눈이 내린 날 어울리는 노래인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시는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아시고 좋아하시는 시이기도 한데요. 노래로 들으니까 또 새롭더라고요. 가만히 듣고 있노라니 마음이 스르르 녹는 것 같았어요.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2
칼바람을 뚫고 먼 길을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경품 추첨 시간을 준비했는데요. 트루베르의 공연이 끝나고, 잠시 경품 증정에 대한 안내가 있었습니다. 상품의 종류도 많았고 31명의 참가자 중 무려 12명을 추첨해서 당첨 확률도 높았습니다. 어떤 상품이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여심을 자극하는 라마 인형 2개와, 노벨라 북콘서트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혜나 작가님이 직접 만드신 향초 3개가 있고요. 노벨라 다섯 번째 책인 <재인, 재욱, 재훈>이 있네요. 경품 소개 당시, <재인, 재욱, 재훈>이 나온 지 3시간도 안된 따끈 따끈한 신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선물이 있었죠. 모형이 아닌 진짜 케이크인데요. <그랑주떼>와 <선화> 책 표지를 모티브로 특별 제작한, 세상에 두 개뿐인 케이크입니다. 이 케이크는 북콘서트가 시작하기 전부터 모든 이들의 시선과 관심을 독점했습니다. 정말 예뻐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번 북콘서트는 금정연 서평가가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날, 목감기에 심하게 걸리셨다고요… 심지어 어깨에 담도 걸리셨다는….몸 상태가 좋지 않으셨음에도 깨알같은 멘트로 매끄러운 진행을 해주셨습니다.
#3
노벨라 2人 2色 북콘서트의 두 주인공이신 김혜나 작가님과 김이설 작가님에 대한 소개가 빠질 수 없죠. 김혜나 작가님은 노벨라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그랑주떼>를 쓰셨고 2010년 오늘의 작가상으로 화려하게 데뷔하신 분이십니다. 기존 작품으로는 <제리>, <정크> 등 오늘날의 청춘을 다룬 소설들을 발표하셨어요. 노벨라 세 번째 작품 <선화>를 쓰신 김이설 작가님은 <나쁜 피>와 <환영> 등 뛰어난 문학성을 갖춘, 우리 사회 가장자리에 있는 인물들을 주목한 소설들을 쓰셨습니다.
이 두 분과 노벨라 시리즈와 문학에 관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눠보았어요.
김이설: 저는 요즘 지역 도서관에서 글쓰기수업과 세계 문학읽기와 같은 수업을 통해 문학의 순 기능을 몸소 전파해드리고 있어요. 보통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문학과 단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문학의 즐거움을 되찾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제 수업을 들어주신 분중에 한 분이 청주에서 이 추운 날 여기까지 와주셨네요.
김혜나: 제 지인이 세 분이나 못 오신다고 하셔서 걱정했는데 자리가 꽉차있어서 놀랍고 감사하네요. 작년에 12월에는 제가 작품을 쓰느라 태국에서 겨울을 맞았어요. 혼자 외롭게 길을 걸었던 그 때에 비하면 오늘은 날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네요.
마침 이 날은 김혜나 작가님의 생일이시기도 했어요. 특별한 날 북콘서트를 하시는 소감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는데요, 생일은 보통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내지만 생일날 독자를 만날 기회가 흔하지 않다고 판단하셨대요. 그래서 생일에 북콘서트를 열어도 되겠냐는 제의에 딱!!10초만 고민하고 하겠다고 결정하셨다네요. 또 이런 날, 이런 자리에 있으니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기분도 드신다면서요.
#4
은행나무의 노벨라는 한 달에 한 권씩 중편소설을 내는 시리즈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시리즈가 배명훈 씨의 <가마틀 스타일>이었고, 두 번째가 <그랑주떼>, 세 번째가 <선화>, 네 번째가 <마리의 사생활>, 다섯 번째 <재인, 재욱, 재훈>입니다. 노벨라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인데요. 보통 단편과 장편 소설이 익숙한 분들이 많으시기에 중편소설 ‘노벨라’는 낯설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작가님께도 색다른 경험이셨을텐데요.
김이설: 작년 여름부터 가을 즈음에 800매 정도의 장편소설을 연재 했어요. 장편 소설을 끝내고 나니,글이 잘 안 써졌어요. 그때 마침 노벨라 시리즈의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매수가 적다고해서 쉽다는 생각은 절대 안했어요. 글을 쓴다는 것은 매수와 상관없이 작가에게는 힘든 시간이거든요. 그리고 3년 만에 나오는 책이 <선화>여서 의미가 있어요.
김혜나: 2011년 즈음에 200매 분량으로 <그랑주떼> 초고를 썼어요. 분량이 애매해서 단편으로 할까 500매짜리로 할까 하다가 접어두고 있었어요. 마침 은행나무에서 노벨라를 기획한다고 하시기에 각 권으로도 의미가 있고 시리즈 전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을 했어요. 김이설 작가님 말씀처럼 중편도 기획부터 집필까지 심적인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매달 한권씩 출간되는 시리즈이다 보니, 단행본임에도 불구하고 마감일이 있어서 심적 부담이 있었어요.
중편 소설을 매달 출간하는 작업의 문학적 의의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는 속도감 있고 날렵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트(light)’한 형식과 스타일이 콘셉트입니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글의 형식은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문장은 짧아지고, 표현도 단순해지고, 글자 수도 줄어들면서 전체 분량마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죠. 또한,노벨라가 ‘시리즈’로 출간되는 것에 대해 다른 작품들 덕분에 내 작품을 믿고 봐주실 것 같고, 책이 더 출간 될 때마다 내 작품도 업그레이드되고 빛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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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노벨라 2人 2色 북콘서트 후기 1부’에서는 북콘서트의 현장을 구경하시고 전반부의 인터뷰를 들어보셨습니다. 이어지는 2부 ‘노벨라, 진실을 이야기하는 소설의 힘’에서 왜 김혜나 작가님과 김이설 작가님이 모두 ‘강렬하고 과격한’ 느낌의 작품 세계에 끌리시는 지, 어쩌다가 ‘무용한 소설을 읽는 유용한 시간’이라는 말을 하셨는지 들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