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월요일도 괜찮나요?_<월요일도 괜찮아> 편집후기


요일 아침늦잠이다
  
지난밤, 일찍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과 주말이 다 가버렸다는 슬픔의 충돌이 빚어낸 카오스에서
길을 잃고 새벽 세 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빗소리에 부랴부랴 일어난 월요일급하게 이를 닦으며 변기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다가 그만……
폰을 변기에 빠뜨리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물을 먹어 먹통이 된 휴대폰을 포대기로 아기 싸듯 감싸 폭우 속에서 다급하게 택시를 잡는데,
갑자기 맞은편에서 어떤 여자가 건너와 내 택시를 낚아채 타고,
뒤에서 단말마 같은 욕을 해도 혼자 듣고 있는 내 기분만 더러워지고,
월요일 아침 회의는 늦어버린, 눈썹도 미처 그리지 못한 이런 월요일 아침.
  
정말 괜찮은 걸까?
박돈규 선생님 대답해주세요정말 괜찮아요?

 직장인은 일주일에 한 번 그렇게 환승transfer을 경험한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휴식에서 노동으로 갈아탄다. 주말의 끝을
예고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제대로 못 쉰 것 같아 후회가
밀려오고 좀 우울해진다. 우리를 짓누르는 삶의 하중은 일요일
오후에 가장 묵직해지는 모양이다.
  
하지만 일요일에서 월요일로의 환승이 번번이 괴로운 것은
아니다. 일이 구세주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붙잡혀 있는 삶의
문제로부터 빠져나오거나 시선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 다
시 맞은 월요일, 일에 몰입하면서 어느덧 고통을 잊는다. 은퇴한
사람이나 환자는 혼자 남겨진 뒤에 정신적으로 더 허약해진다고
한다. 처지를 비관할 시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해 커피를 마시며 지난 토요일 신문 서평 기사를 체크하며 월요일을 시작해야지만 제대로 된 일주일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기에 이번 주도 잡쳤다는 절망감으로,
될 대로 되어라는 마음으로 언제나처럼 인터넷 쇼핑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근데 문제는 회사 일만이 아니라 매사에 이렇다는 거다
독서나 연애도 이런 식이다.
시작이 이상적이지 않거나 완전히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명색이 책을 만드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내 일상에 독서는 특별한 이벤트다.
월요일 아침 인터넷 서점으로 책을 사면서 ‘언젠가 종양이나 태아를 품게 되면은 읽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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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출근해)도 괜찮아라는 다소 황망한 제목의 이 책에서 괜찮은 건 출근만이 아니다  일터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아.
 일요일 오후만 되면 우리가 저마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과
월요일부터 해야 할 일 사이에 틈새가 커 보이는 까닭은 뭘까. 역
설적이지만 그것은 일터에서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는 그릇된 기
대 때문이다.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즐거울 수 있다는 상상을 하
게 된 역사는 매우 짧다. 18세기 중반 이전까지 일은 그저 먹고살
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고역이었다. _11쪽

매사에 진솔하지 않아도 괜찮아.

일터는 우리에게 프로처럼 행동하기를 요구한다. 사무실에서 나는 ‘진짜 나’가 아니다. 표면적 쾌활함이라는 일종의 가면을쓰고 감정을 절제한다. 또 직장은 본능만으로 뭘 알아채기를 결코 기대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 우리는 오랜 훈련을 통해 익숙해진다. _17쪽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아.

성과주의는 돌발적 사고나 의도치 않은 출생, 질병 등의 우
연적인 요소를 감안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성공뿐만 아니
라 실패도 자기 탓으로 받아들인다.
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풍조가 문제다. 성공하면 영웅이라
칭송받지만 실패하면 벌을 받는 셈이라 삶에 대한 불안과 불만족
이 차고 넘칠 수밖에 없다. _25쪽

이 책은 실패나 패배로 고통스러울 때는 선조들의 지혜에 따라비극tragedy을 해독제로 삼으라고 한다.
또한 완전한 실패를 통해 진정한 성공을 이룬 예술가들을 선배로 삼으라고 한다. 1863년 낙선전으로 유명해진 마네를 비롯해 반 고흐프루스트 등을 열거한다.
  
성공이나 행복사랑과 같은 우리가 정체를 알지 못하는 무형의 것들을 짐작하며 좌절하기보다는 우리 삶의 8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평범한 일상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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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둘러싸인 환경과 거리를 두며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그 길을 찾는 주문은 바로 괜찮다.  사실 이 책을 편집하며 내가 얻은 가장 큰 위로는 내가 읽고 추구하는 것들이 그렇게 대단히 어려운 것도 아니고내가 보고 말하는 것들이 그렇게 하찮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도처에 널린 것들을 잘 그러모으고 엮어 ‘튼튼한 맷집’이라는 옷을 만들어 입을 수도 있고책 속의 죽은 자들과 대화를 나눠 길라잡이로 삼을 수도 있다그리고 그것들을 쓰고 말하고 나누어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들을 알 것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한없이 높게만 보이던 인생 유유자적의 장벽이 한껏 낮아졌다이런 게 진짜 위로 아닐까
낯선 길이 좋은 건 겸손해지기 때문이다. 습관에서 벗어나 선입견을 버릴 수 있고, 익숙해서 무뎌졌던 감각이 다시 예민하게 돌아온다. 미국 소설가 헨리 밀러의 말처럼 “여행에서 목적지는 어떤 장소가 아니라 사물을 보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도 있다. _146쪽
분류 비소설 | 출간일 2017년 6월 19일
사양 변형판 128x190 · 332쪽 | 가격 14,000원 | ISBN 9788956602363
박돈규
서울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불어불문학을 부전공했다. 중앙대 대학원에서 연극학을 공부하다 2000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연극, 영화, 출판 담당 기자로 일하며 기자 경력의 대부분을 문화부에서 채웠다. 뉴스와 뉴스가 아닌 것을 날마다 분류하고 흥미롭게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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