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스치는 바람 이정명, 김미화를 캐스팅하지 않기로…


어제는 <별을 스치는 바람>의 이정명 작가님께서 ‘김미화의 여러분’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셔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보통 업무 시간과 인터뷰가 겹치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마케터로서의 중요한 일이지만, 워낙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 많아 방송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시대입니까..? 아이패드를 끼고 살아가며, 책상 왼편에 맥북프로까지 구비한 저는 오디오 Podcast를 통해서 작가님의 인터뷰를 다시 들을 수 있었는데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아 가볍게 정리해드리고자 합니다.사실 근래 저희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의 검색 키워드를 살펴보면 ‘별을 스치는 바람’, ‘이정명’ 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에, 그런 분들을 위한 포스팅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오랜만에 라디오를 다시 들어보고 싶다. 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링크도 함께 걸어두겠습니다.

 

 

# 인터뷰를 안 하시기로 유명하시다던데, 어떻게 나와주셨는지…

글을 쓰는 사람기는 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글 쓰는 데 집중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인터뷰 보다는 글을 쓰는데 더욱 집중하자… 라고 생각하는데 최근들어 많은 독자분들이 (저와 제 작품을) 사랑해주시니까, 독자분들과의 소통도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별을 스치는 바람>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주인공은요?

 

주인공은 정확히 말하자면 윤동주 시인의 시를 불태운 후쿠오카 형무소 검열관인 스기야마 도잔입니다. 윤동주의 시를 검열하고 불태우기도 했던 냉혹한 형무소의 간수 스기야마 도잔과 윤동주 두 사람의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 스기야마 도잔은 실존 인물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쓸 때, 윤동주 시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도록 생각하고 글을 쓸 때, 오히려 직접 시인에 대해서 쓰면 교감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허구의 인물 도잔을 내세워서 윤동주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싶었습니다.

# 윤동주 시인을 박해했다고 하셨는데,, 그럼 세월이 흐르면서 검열관은 변하나요?

 

결과적으로 변하지요. 시 또는 문학이, 글 한 줄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고, 그 사례로서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윤동주의 시였던 것 같습니다. 검열관인 도잔도 모르는 사이에 윤동주는 문장으로 그를 계속 교화시키죠. 그렇게 해서 시를 두고 두 사람이 겨루고 대결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등장하게 됩니다. 단계적으로 냉혹한 검열관의 마음을 시로 녹이는… 한 사람은 형무소에 갇혀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사람을 지키고 있는데, 그 둘은 칼도, 총도, 무기도 아닌 한 줄의 시로서 대결을 하고 싸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영혼이 변화되고 구원받는 모습을 그려보려고 했습니다.

# 언제부터 작품을 구상하게 되셨나요?

 

 제가 대학 졸업반이었던, 20년 이상 전에 교토를 여행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도지샤(東志社) 대학에 들른 적이 있는데 캠퍼스 한 구석에 초라한 기념비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윤동주 기념비였죠. 체포되기 직전까지 그 대학 영문과를 윤동주 시인이 다니고 있었는데, 캠퍼스에서 만난 한 일본인 학생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마지막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의 희생자로 돌아가셨다라고 하니 그 친구가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그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라고 말하더군요. … 그래서 그 이후에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일제 강점기 때의 자료들과 윤동주의 자료들을 개인적으로 수집하면서 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윤동주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안 사실은?

 

그런 사실들을 책 속에 중간중간에 배치를 했지요. 익히 알고 있는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참회록’ 등의 시들이 살인 사건의 단서가 됩니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시에 숨어있는 여러 의미들을 살인 사건과 접목해서 그것을 풀어나가는 하나의 단서로 구성을 했습니다.

# 이번 작품, 요거 반드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질텐데, 배우들을 마음대로 캐스팅 해본다면?

 

드라마, 영화라는 영역은 제 전문분야가 아니기에 말씀드리기에는 외람되고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저는 윤동주 시인과 스기야마라는 인물의 내면을 표현해주는 배우가 역을 맡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역할로는 강동원씨가 어떨까,, 눈빛이라든가 전반적인 이미지 그리고 외형적인 이미지도 잘 표현해줄 것 같고, 젊은 배우 가운데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윤동주의 내면을 잘 표현해내지 않을지..

 

스기야마 역으로는 류승룡이라는 배우.. 굉장히 열정적이면서도 거칠면서도 또 섬세한 부분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고, 장동건씨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잘 생기기만 한 배우라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데, 그간 여러 배역을 해온 것을 보면 내면의 강인함 같은 부분들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마구잡이 캐스팅이죠.

# 예전에 드라마와 영화에 카메오로만 출연했는데 제가 적합할 만한 역할은 없는지?

 

제 소설 중에는 여성 캐릭터가 다양하지 않아서,, 쫌,,  안타까운데… 여성이 적합한 캐릭터가 잘 없어요..

#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서 가장 하고 싶으신 말씀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윤동주에 대한 책을 냈는가? 에 대해 말하며 답변하자면, 저는 지금이 세계적인 경제위기, 양극화, 청년실업 등의 수많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누구도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고, 불안한 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이 시대의 많은 멘토들이 위안을 주기도 하고 해답없는 질문에 대한 조언을 주고 계시기도 하죠. 예를 들어 혜민 스님, 법륜 스님, 김난도 교수님…

 

저는 어쩌면 윤동주 시인이 시대를 건너와서 우리가 그 분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면 이 시대의 정말 좋은 멘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을 잃고, 길을 잃고,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모르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그 분의 삶과 시가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왜냐하면, 일제 강점시 시대에 젊은이가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은, 물론 지금 젊은이들도 어떤 부분에서 힘들고 고단하겠지만, 그 때의 젊은이들의 삶이란 것은 하루하루 죽음과 싸우면서 갈 수 밖에 없는데, 그 험한 암울한 시절에 펜 한 자루로 내면의 강인함을 시로 표현해내신 윤동주 선생님의 강인함이 젊은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김미화씨가 이정명 작가를 인터뷰했지만, 작가님이 예전 기자로 일하셨을 때에는 김미화씨의 첫 출산을 취재하기 위해서 시댁에 직접 찾아가신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셨는데요. 참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묘하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팩션(fact + fiction)-’사실 같은 허구’ ‘사실이 아님을 알지만 사실이었으면 좋겠다는 허구’-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역사적인 인물을 규정된 형태에서 벗어나 새롭게 그려내는 스타일에 대한 작가님의 견해를 들을 수도 있었답니다.

 

마무리하며 반가운 소식 하나 전하겠습니다~. 7월 16일 월요일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별을 스치는 바람> 이정명 작가의 사인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잊지 말고 꼭 들러서 사인도 받으시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6 + 10 =

  1. 송영범
    2012.07.13 8:18 오후

    [별을 스치는 바람] 중
    정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요~
    159p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로 나왔어요.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하나뿐인 유고집이니까
    제목이 틀리면 안될 것 같아요!

  2. 정종화
    2012.08.03 9:27 오전

    아, 네.. 독자님 그 부분은 지난 쇄에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