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카지로……? 마사오는 말문이 턱 막혔다. 소카지로라는 건 재작년부터 작년에 걸쳐 도쿄 전역을 놀라게 한 연속 폭파범의 이름이다. 인기 여가수에게 폭탄이 든 소포가 배달되어 폭발한 것을 시작으로, 영화관이며 지하철이 표적이 되어 수많은 부상자가 나오는 바람에 세상이 떠들썩했었다. 모방범까지 등장해서 수사는 대혼란에 빠졌다. 수사본부는 현재도 우에노 경찰서에 설치되어 있지만 올 2월을 기해 기구가 축소되어 이제 곧 해산할 예정이었다. 한 마디로 ‘미궁’에 빠지기 일보 직전의 사건이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올림픽은 서구에서 꼭 개최해달라고 청해서 이루어진 게 아니다. 자진해서 입후보하고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을 뚫고 가까스로 실현된 일이다. 백인사회는 아직껏 비(非) 백인 사회에 대해 냉담하기만 해서 자신들과 똑같은 문명을 가진 인간이라고 믿지 않는다. 올림픽 개최에 위험한 요인이 드러나면, 그러니 아시아 같은 데서 올림픽을 개최할 일이 아니었다고 당장 비난의 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다. 경찰과 정부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국제사회에서 이 나라의 문명도를 의심받는 것이다.
여러분도 봤을 테지만, 드디어 올림픽 성화가 상륙했다. 성화는 네 갈래로 갈라져 앞으로 한 달간 걸쳐 전국을 거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성화의 경호를 맡는 경찰은 모두 수만 명에 달한다. 성화는 각지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다음 지역으로 릴레이하게 된다. 그야말로 전 국민의 행사다. 명칭은 도쿄올림픽이지만 사실상 전국에 해당되는 올림픽이다. 여러분은 이 점을 특히 명심하여 수사에 임해주기 바란다.
올해 들어 세상은 온통 올림픽 얘기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일본이 가까스로 세계의 인정을 받고 일등국가로 진입하려는 것이다. … 수도 도쿄는 완벽하게 다시 태어났다. 케케묵은 노면전차는 사라지고 지하 깊숙이 메트로가 개통되었다. 밤의 긴자와 아카사카 거리는 네온사인 불빛이 울긋불긋 화려하고, 도쿄 타워는 파리 에펠탑보다 높다. 인구는 세계 처음으로 천만 명을 돌파했다. 도쿄는 세계의 으뜸가는 대도시가 된 것이다.
유라쿠초역에서는 역 앞 바라크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큼직한 빌딩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거, 언제부터 지었지?” 둘이서 입을 헤벌리고 올려보았다. 뒷골목 암시장의 찌든 냄새가 감돌던 음식점들이 사라지고 10층이 넘는 빌딩이 우뚝 섰다. 도쿄에서 자고 나란 요시코조차 최근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올림픽이 하루하루 가까워지면서 민관이 한 덩어리가 되어 ‘외국인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것들’을 감추려고 했다. 그러니 비위생적인 노점 상가는 먼저 사라질 운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