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 번째 노벨라 북콘서트를 준비하며
벌써 다음 주면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안 그래도 짧은 2월인데 설날까지 껴있으니, 그야말로 후다닥 지나가는 한 달이 되겠네요. 게다가 은행나무는 더욱 더 분주한 2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2015. 02. 25(수)에 열리는 ‘제2회 노벨라 북콘서트 with 최민경·정세랑 작가’ 준비 때문이죠. 제1회 노벨라 북콘서트 후기인 노벨라 2인 2색 북콘서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와 노벨라 북콘서트, 진실을 이야기하는 소설의 힘은 블로그에서 두 차례 소개해드렸습니다. 왜 김혜나 작가와 김이설 작가가 모두 ‘강렬하고 과격한’ 느낌의 작품 세계에 끌리시는지, 어쩌다가 ‘무용한 소설을 읽는 유용한 시간’이라는 말을 했는지 들어봤던 시간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혜나·김이설 작가가 생각하는 중편소설에 대한 의견과 두 분의 작품 세계의 공통적인 부분이 많았는데요, No.4, No.5인 <마리의 사생활>과 <재인, 재욱, 재훈>의 최민경·정세랑 작가는 어떤 케미(?)를 보여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지난주에는 북콘서트에 앞서 두 작가와 사회자인 금정연씨가 만나서 인사를 나눴습니다. 세 분이 다 모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번 북콘서트에 오실 분에게만 드리는 ‘노벨라 사운드 리미티드 사인본’을 위해 사인을 후다닥 부탁드렸죠. 사설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노벨라 사운드’에 대한 소개는 잠시 미뤄둘게요. 1회보다도 알찬! 2회 북콘서트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2. 달에게 있어서 의지는 무엇일까
매달 한 권씩 출간되는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 (그러니까 북콘서트는 두 권을 묶어서 두 달에 한 번) 한 권의 막내가 더 생겼습니다. 표지도, 제목도 뭔가 사랑스럽지 않나요. 개인적으로 여태 나온 노벨라 중에서 가장 여성스럽?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예상과는 다르게 소재가 조금은 파격적이기까지 합니다.(지하철 안에서 읽다가 화들짝 놀라 책을 덮기를 여러 번) 어떤 소재를 다뤘기에 표지 이미지와는 반전이 있는 노벨라라고 하는 건지, 제목에 대해 소개부터 해드릴게요. 달에게 의지가 있다니?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달은 태양 빛을 받아 반사시켜 모양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달은 지구중력장에 붙들려 지구를 중심으로 한 달에 한 바퀴씩 공전하죠. 무슨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달과 지구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달은 지구만을 바라봤다는 사실이요.
이러한 달과 지구의 관계를 소설에서는 오래된 연인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오래’ 사귀었다는 기준을 2년, 3년 등의 만난 기간으로 기준을 정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가 가장 편하게 느껴질 때, 그리고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즈음이 아닌가 싶네요. ‘오래된 연인’을 그린 흔한 영화나 드라마는 낭만적인 연애를 그린 작품보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연애 좀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니까요. 헤어짐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여기, 오래된 연인이 있습니다.
한두가 천천히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일부러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있었다. 왜 저러는지, 나는 모르지 않았다. 우리 사이의 간격을 없애면 신경 쓰일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손을 잡아야 하고 어깨에 팔이라도 둘러야 했다. 하다못해 옷자락이라도 잡아야 했다. 그건 참으로 새삼스러운 일이었다. -<달의 의지> 중
언젠가부터 ‘너는 커피를 왜 마시지 않느냐’는 둥 사소한 이유로 싸움이 잦아지던 이 연인은 서로의 연애 방식에 익숙해지게 되고 둘에게 이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가 무심해지기에 나도 무심해지고, ‘무심해지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그를 사랑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무심해지려고 노력하는 여자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그녀는 ‘에그’라는 남자를 인터뷰하게 되는데, 이 남자의 인생은 어찌나 기구한지…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가 되었으나 노래 실력이 아닌 불우한 가정사 때문에 시청자에게 널리 알려진 ‘에그’입니다. 고아, 단란주점 웨이터, 포장마차 주인 등을 거치면서 그의 인생에는 ‘불행’이 떠나지 않습니다.
에그는 웃고 있었다. 뺨이 홀쭉 패일 정도로 활짝 미소를 지었다. … 순간 한두의 얼굴이 떠올라서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죄책감을 느껴서가 아니었다. 그럴 이유가 없었다. 죄책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억지로 죄책감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진 않은 지 자문했다. 우는 연기라도 하고 싶은 건가 싶었다. -<달의 의지> 중
황현진 작가가 그린 <달의 의지>는 이별 뒤에 들끓는 감정 중에서 ‘죄책감’에 집중합니다. 이별 뒤에 느끼는 감정 중에서 죄책감에서 벗어났다는 감정이 가장 이상하다면서요. 공감이 되시나요?
#3. 소설, 음악을 입다
지구와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는 달의 의지, 그리고 이별을 준비하는 연인의 사이. 영화 <연애의 온도>가 개봉했을 당시, (<내 심장을 쏴라>에 하도 익숙해져서 이제 이민기하면 승민이가 자꾸 떠올라요) 오래된 연인 사이에선 보지 말아야 할 영화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진짜 현실의 연애를 현실적으로 그렸기 때문이라는데…<연애의 온도>가 연애에 대해서만 다뤘다면, <달의 의지>는 한층 더 나아간 복합적인 타인과의 관계와 그 안의 ‘나’를 그리고 있습니다.
북사운드트랙, 북트레일러, 작가 인터뷰, 포토에세이, 북리뷰 등의 부가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웹카페 노벨라. 부가콘텐츠 중 북사운드트랙을 담은 ‘노벨라 사운드’가 CD의 형태로 여러분을 찾아뵙습니다. 첫 권 배명훈의 <가마틀 스타일>부터 정세랑의 <재인, 재욱, 재훈>까지 모두 다섯 권의 배경 음악이 수록되어있는 노벨라 사운드는 ‘눈으로 읽고 귀로 상상한다’는 모토에 걸맞게 각 소설의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신간 <달의 의지>가 두 번째 노벨라 앨범에 실릴 때는 어떤 장르의 음악이 실리게 될까요?
은행나무 페이스북에서 노벨라 사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는데, 한 페친께서 “책은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노벨라 사운드가 탐이 난다.”라는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노벨라 사운드와 함께 <달의 의지>를 소장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블로그 이웃 분들께도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달’의 의지 ☞ ‘○○○’의 의지 (예: ‘가마틀의 의지’, ‘상상범의 의지’…) 의지 앞에 붙이고 싶은 단어를 자유롭게 써주세요. 기발한 상상이 첨가된 댓글이면 더 좋겠죠. 재치 있는 댓글을 달아주신 분께 <달의 의지>와 <노벨라 북사운드트랙 앨범>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