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장미 마녀의 7가지 마법』으로 독특한 판타지를 선보였던 작가 스에요시 아키코가 10여 년을 훌쩍 넘겨 가며 공들여 써낸 다음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바탕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전작을 보지 않았어도 무리 없이 술술 읽힌답니다. 이 또한 책이 지닌 장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영미권 판타지에서 느껴지는 웅장함은 없을지 몰라도, 일본 판타지에는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가 넘쳐납니다. 캐릭터 하나하나는 내 주변 누구를 떠올리게 할 만큼 생생하면서도 친밀합니다. 나도 모르게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다 읽고 나서는 즐거운 공상을 하게 만드는, 그 자체로 충분히 읽는 맛이 있는 일본 판타지의 독특한 상상력이 이번 작품에도 더없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흑장미 마녀와 함께 도톰한 책 한 권을 순식간에 읽어 내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