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
사랑과 우정 사이, 그 미묘하고 짜릿한 줄타기
신예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고, 최고의 청춘 스타인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이 열연한 추석 개봉 예정의 동명 영화 을 소설로 먼저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올 가을 영화시장의 코드가 멜로물이라는 것은 각 영화사들의 출시를 앞둔 작품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불륜을 다룬 전경린의 소설을 영화화한 , 시동생과 형수의 사랑을 그린 , 연상의 여자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이 연이어 선을 보일 예정인 가운데, 유일하게 맑고 청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연애소설』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탄탄한 시나리오에 소설적 미학이 가미되어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담은 작품으로 선을 보이게 된 『연애소설』(도서출판 은행나무 간)은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대중소설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소설은 이제 우리 문화계에서도 익숙하게 대할 수 있는 복합문화상품(0ne Source Multi Use)의 전형적인 사례로 기획되었다. 복합문화상품이란 영화, 출판, 음반, 캐릭터 상품 등을 기획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묶어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연애소설』은 오는 9월 13일 영화개봉과 동시에 O.S.T 음반과 다양한 캐릭터 상품 등을 출시해 토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 소설은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 작품치고는 드물게 문학적 성취도가 뛰어나다. 특히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도 애틋하지만 풍부한 서정의 질감과 유려한 묘사가 돋보이는 문장은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또 5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설득력 있게 꿰어 맞춘 서사구조와, 경쾌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대화문, 탄탄한 인물 구성, 그리고 자연스레 다음 이야기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매끄러운 장면 전환의 테크닉도 뛰어나다. 엽기의 시대, 불륜의 시대라고 할 만큼 이 시대의 사랑 이야기는 어딘가 뒤틀려 있어야 재미있다는 속설을 여지없이 허무는 이 소설의 스토리 라인도 새삼 눈여겨볼 만하다. 이 소설의 구석구석을 아무리 샅샅이 뒤져 봐도 엽기나 불륜으로 치부할 만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끝내 신파로 추락하지 않는 놀라운 절제도 이 소설의 돋보이는 미덕이다. 평범한 듯하지만 레몬의 상큼한 맛과 콜라의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있고, 첫사랑처럼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두고두고 떠올려봄직한 예쁜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진 소설이다.
2. "사랑, 아픈데 계속 아프고 싶은 그것."
[연애소설]은 어느 날 우연히 친구가 된 세 사람에게 다가온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툴고 낯설지만 사랑이라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던 5년 전 이야기를 씨줄로 삼고, 뜻하지 않은 이별 후 슬픈 사랑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날줄로 삼아 세 남녀의 만남과 사랑, 이별과 추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이 소설은 아직도 사랑이란 감정에 낯설어하고 조심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띄우는 연서 같은 맑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모든 것이 영롱하며 경이롭게만 보이는 스무 살, 카페에서의 우연한 만남 이후 친구가 된 한 남자와 두 여자는 우정을 넘어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의 울타리를 배회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차마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없는 내면의 아픔이 있다.
소설은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 축으로 전개되지만 사랑의 쟁탈전에만 관심을 보이는 삼각관계식 연애 이야기와는 다른 차별성을 지닌 게 특징이다. 이 소설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했던 순간, 함께했던 기억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세 주인공의 심리 묘사와 함축성 높은 대화문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차마 사랑한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떠나보냈던 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에서 소설은 의외의 반전을 드러낸다. 점차 세 남녀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면서 애틋한 결말을 향해 치닫는 드라마틱한 구성은 소설을 읽는 동안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멜로물의 전형성을 벗어난 이색적인 구성, 결말에 숨겨진 의외의 반전이 돋보이는 이 소설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색다른 소설의 묘미를 선사할 것이다. 또, 때묻지 않은 청춘의 심리,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의 갈등, 영상을 대하는 듯한 섬세한 배경 묘사는 멜로물임에도 시종 긴장과 속도감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만남, 사랑, 이별, 재회, 그리고 죽음, 우리는 이처럼 변화되어 가는 사랑의 행로를 안타깝게 따라가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아름다운 한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완성이라는 애틋한 희망을 다시금 가슴속에 품게 될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 나오는 말처럼 "사랑이란 아픈데 계속 아프고 싶은 그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사랑은 이 세상의 유일한 자유일지도 모른다. 어떠한 인간의 법이나 자연 현상으로도 사랑의 행로를 변경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때묻지 않은 청춘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통해 아직 사랑이 있기에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오래도록 마음속에 자리잡은 첫사랑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가슴에 화인처럼 남아 눈물이 되고, 추억이 되고, 힘겨운 날들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되게 하는 그것.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첫사랑의 아름다운 기억을 연상하며 읽으면 더욱 읽는 맛이 새롭다.
3. 첫사랑의 추억으로 읽는 아름다운 연애소설 한편 —『연애소설』줄거리 요약
그때는 정말 몰랐어. 그게 사랑이었는지……
어느 날부터인가 지환에게 발신인을 알 수 없는 편지가 배달된다. 해맑은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과 몇 자의 글귀들. 해초냄새가 그득한 편지에서 지환의 뇌리에 보고 싶은 옛 두 친구의 얼굴이 성큼 다가선다.
사랑한다는 말은 못 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지환의 카메라 속으로 불쑥 두 여자가 들어온다. 수인과 경희,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은 단짝친구이다. 수인에게 첫 눈에 반한 지환은 용기 내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보지만 정중히 거절당한다. 하지만 그녀들과의 인연을 놓칠 수 없었던 지환은 친구가 되자고 제안하고, 이를 계기로 세 사람은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들이라 여기며 함께 어울리던 그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들에게 낯선 감정들이 찾아온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서로가 혼란스러워할 때쯤 경희와 수인은 지환에게 불편해졌다는 말만 남긴 채 떠나 버린다.
사는 동안 가장 행복했던 시간과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괴로웠던 시간들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두 사람이 떠나버렸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지환, 그리고 그에게 배달되는 의문의 편지들. 지환은 발신인 표시가 없는 편지들 속에서 경희와 수인을 느낀다. 그는 슬프지만 소중했던 기억 속의 두 친구들을 떠올리며 오랜 설렘으로 다시 그녀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수인과 경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름답지만 슬픈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