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철학의 발견

처음 시작하는 철학

원제 Heureka!

지음 볼프강 뢰드 | 옮김 박규호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4년 8월 19일 | ISBN 9788956607955

사양 변형판 146x216 · 296쪽 | 가격 13,000원

시리즈 인문학 코멘터리 1 | 분야 종교/역사

책소개

철학자들의 일화를 통해 시작하는 철학답사
- 답사를 마치는 순간, 자신만의 철학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철학적 일화는 하찮거나 사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를 철학적인 사유로 이끌어준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일화를 통해 철학적 사유의 흐름을 살펴보는 『유레카, 철학의 발견』이 출간되었다. 칸트와 데카르트를 비롯하여 17세기 철학자들에 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해왔던 볼프강 뢰드는 철학의 물음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일화를 출발점으로 삼아 다양한 철학 분야와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밀한 설명이 필요한 전문용어를 자제하면서도 가치 있는 원문을 수록하여 철학 입문자는 물론이고 전공자들이 읽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또한 비판적인 입장에서 여러 철학 이론들을 살펴보고, 궁극적인 진리보다는 다양한 의견 표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볼프강 뢰드의 철학에 임하는 자세는 스스로 ‘철학함’을 시작하려는 독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다.

우리는 왜 철학적 일화에 주목해야 하는가?

부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벌거벗은 몸으로 욕조에서 뛰쳐나간 아르키메데스, 부지깽이를 들고 포퍼와 신경전을 벌였던 비트겐슈타인, 매일 오후 5시에 정해진 산책로를 걷던 칸트. 다소 엄격하고 멀게 느껴지던 철학자들이지만 그들의 흥미로운 일화는 철학자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일 뿐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구성원들과 시대적 통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철학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철학자들의 일화를 통해 철학에 접근한다면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철학함은 철학자 개인이 살고 있는 시대의 문화나 세계관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전해 내려오는 철학자들의 일화란 철학자들이 살았던 시대를 반영하고 철학자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바로 이 점이 일화가 철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유이다. _박인철(경희대 철학과 교수) 「추천의 글」 중에서

놀라움, 철학적 사유의 시작

최초의 철학자로 알려진 밀레토스의 탈레스는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나일강의 범람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강이 범람하지 않아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면 이전까지는 신이 분노했다는 신화적인 사유 방식으로 사건을 해석했다. 하지만 탈레스는 이에서 벗어나 북쪽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에테시아 바람)이 강의 범람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쉽게도 계절풍이 나일강 범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명되었으나, 당면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하나의 가설을 세워 합리적인 설명을 시도했다는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비록 이를 철학적 사유라고 지칭하기는 어렵지만 철학적인 사유가 전개되는 하나의 사례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아리스토의 저서 『형이상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이 처음에, 그리고 여전히 철학하기를 시작한 이유는 …… 이상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처음에 인간은 그들이 마주치게 되는 설명 불가능한 것들에 대해 놀라워했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인간은 점차 발전을 이루어 갔고, 달[월식]과 해와 별의 진행이나 우주의 행성 같이 더 큰 현상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_15p

자연 현상에 대한 놀라움에서 시작된 물음은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철학자들의 물음은 현실적인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이론적인 것으로 향했다. 탈레스를 비롯한 고대 철학자들은 세상의 근원에 대한 물음에 집중하였고, 라이프니치는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가 있는가?”라며 세상의 존재 자체에 대해 궁금해 했다. 그러나 무지(無知)의 극복을 목적으로 삼는 철학자들의 물음은 자연과학의 경우처럼 관찰을 통해 검증될 수가 없었고, 그로 인한 철학자들의 끊임없는 논쟁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논쟁을 통해 얻은 사상의 자유

고문에 위협을 느끼고 지동설을 부정했던 갈릴레이는 조심스럽게 읊조렸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데카르트 역시 권위적인 교회의 힘에 눌려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발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는 지동설이 틀린 것으로 판명난다면 자신의 철학에 대한 모든 근거가 힘을 잃고 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데카르트는 교회의 권위와 맞서 싸우는 대신에 『철학의 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신이 우리에게 계시한 내용을 가장 확실한 진리로 믿어야 함을 최고의 규칙으로서 뇌리에 새겨야 한다. 그러므로 이성의 빛이 다른 내용을 너무나도 명확하고 확실하게 우리에게 제시하더라도 우리 자신의 판단보다는 신의 권위를 신뢰하는 것이 마땅하다._112p

이와 달리 스피노자는 자신의 철학적 신념에 언제나 당당했고, 신학자들의 거센 공격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사상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사상의 자유가 특정한 세계관으로 인해 억압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만일 철학자들이 자신의 사상을 포기했다면 보다 다양한 철학적 사유들은 나타나지 못했을 것이다. 부당한 견해에 맞서 철학자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견해와 비판적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지양을 위한 철학적 비판

철학자들은 특정한 세계관과 더불어 자신의 철학을 비판하는 학자들과도 치열한 논쟁을 해야만 했다. 데카르트는 동시대 학자들의 반론을 공개하고 공개토론에 임하는 바람직한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철학자들 간의 논쟁이 항상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칸트는 자신의 작품이 제대로 이해되지도 못한 채 쏟아지는 비판을 참지 못하고 자신에게 혹평을 날린 철학자를 냉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나는 내 비평가로 인해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 그는 이 연구에서 …… 요점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 그는 전제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사유가 아예 불가능한 일련의 긴 문장들을 대충 훑어보면서 여기저기에 혹평을 날린다. 독자들은 그가 내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만큼이나 그가 날린 혹평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 _242p

다른 철학자들의 사상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사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요구된다. 칸트의 견해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비판에 나섰던 페더는 자신이 발행인으로 참여한 『철학 문고』를 폐간해야만 했고, 동시에 많은 동료를 잃었다. 서양 철학사에서 생산적인 논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았지만, 자신의 입장과는 다른 대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건전한 논쟁을 통해 이상적인 사유를 찾아내는 과정 역시 ‘철학함’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답사의 끝, 계속되는 철학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철학자들의 일화를 통해 살펴본 철학적 담론들을 통해 저자는 독자들이 스스로 철학하는 방법을 습득하기를 원했던 것처럼 보인다. 흥미로운 일화를 통해 그 기저에 숨은 철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보다 넓은 시야를 갖추었다면, 이제 탈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독자 스스로가 철학적 질문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답을 구하려 노력해야 할 차례이다. 철학이란 알고자 하는, 그러나 유한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인간의 행동일 뿐이다.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라는 것은 어쩌면 영원히 쫓아야만 하는 이상에 불과할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나온 답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면, 책장을 덮는 순간 자신만의 철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입장이나 관점도 궁극적으로 타당한 것이 될 수 없다. 어떤 관점을 막론하고 모두 다 언제든지 다른 관점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 이것은 단점이 아니다. 모든 관점이 다 일시적이라는 생각은, 우리를 어느 한 가지 입장에 고정시키지 않고 항상 새로운 시각을 시험해보도록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철학적 답사는 직접 발로 움직이는 답사와는 달리,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 같은 것을 사용할 수는 없다._277~278p

목차

들어가는 말 : 일화의 진실

I. 철학한다는 것
1. 학문적 철학적 경탄 놀라움은 철학하기의 시작
2. 철학적 방향설정의 모색 “나는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3. 완전한 인식의 이상 진리의 담보로서의 신(神)
4. 지식에 대립하는 의견 뮤즈들의 거짓된 이야기

II. 철학의 방법들
5. 합리주의적 학문의 이상 기하학의 정신
6. 기하학과 우주론 “기하학을 모르면 입장 불가!”
7. 철학과 자연과학 “쇼펜하우어 박사가 옳아!”
8. 사유는 존재의 발현 “존재가 말한다.”
9. 발견으로서의 인식, 역량으로서의 인식 “유레카!”
10. 철학적 비판의 방식 부지깽이 토론

III. 철학자의 세계관
11. 세상물정에 어두운 철학자들 “자기 발 앞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다니!”
12. 세계상의 역할 “내 말이 틀리면 하늘이 무너져 내릴 걸!”
13. 사상의 자유를 둘러싼 싸움 “그래도 지구는 돈다!”
14. 철학과 상식 발길질 논박

IV. 신앙과 이성
15. 신화적 자연관과 자연의 탈신비화 만물이 신들로 가득 차 있다?
16. 신의 증명 문제 지식이 되어야 하는 신앙
17. 철학과 종교 신성모독을 저지르는 철학
18. 신앙의 위기 “위대한 판은 죽었다.”

V. 철학의 여러 문제
19. 도덕적 의무와 경향성 정언명령은 경험상 유익하다?
20. 자유의 여러 문제 사슬에 묶인 자유
21. 도덕과 윤리학 철학자는 이정표?
22. 권리와 자연 약육강식
23. 권력의 매력 철학자 군주?
24. 관용의 과제 로젠탈 성문 앞의 유대인
25. 공상적 사회개혁안 유토피아적 희망

VI. 철학자, 그리고
26. 철학 작품의 실패 문학적 사산
27.철학과 언어 언어의 위협과 언어를 통한 위협
28. 철학적 반론과 응답 비판적 철학
29. 철학자와 여자 “채찍을 잊지 말아요!
30. 철학자와 의사 의학을 불신하는 진짜 이유
31. 철학자와 죽음 “우리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맺는말 철학답사를 마치며
추천의 글 인간은 철학하는 존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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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볼프강 뢰드 지음

인스부르크대학 철학과 정교수직에서 은퇴하고 C. H. Beck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철학사 시리즈의 발행인 겸 저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근대의 변증법적 철학Dialektische Philosophie』(1986), 『경험과 성찰Erfahrung und Reflexion』(1991), 『철학의 길Der Weg der Philosophie』(2008/9), 『순수이성의 신Der Gott der reinen Vernunft』(2009) 등이 있다.

박규호 옮김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에서 독문학, 연극영화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우리들의 발라카이》《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슈뢰딩거의 고양이》 《권력과 책임》 《철학이라는 이름의 약국》 《목마른 영혼의 외침, 존 레논》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인간》 《심리학의 모든 것》 《슈바니츠의 햄릿》 《사랑, 그 혼란스러운》《위키리크스》 《언리더십》 《사랑, 그 설명할 수 없는》 등의 책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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