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영문이 직접 번역하여 처음 소개하는 요절한 천재 프랑스 작가 에두아르 르베 장편소설

자화상

원제 Autoportrait

지음 에두아르 르베 | 옮김 정영문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5년 3월 2일 | ISBN 9788956608457

사양 변형판 120x190 · 148쪽 | 가격 9,000원

시리즈 작가의 옮김 |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프랑스의 천재 작가 에두아르 르베의 작품 《자화상》이 소설가 정영문의 번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르베의 작품 대부분이 영어와 스페인어로 번역되어 있는 가운데, 《자화상》은 미국, 중국, 덴마크, 스페인, 그리스, 스웨덴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자화상》은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완벽한 자서전이자 완벽한 소설”로서 읽힐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자전적 허구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한 인간의 삶의 단편(斷片)을 간결하고 건조한 문장 하나하나로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거대한 한 폭의 자화상을 이루는 이 작품은, 사진작가로서 활동하던 르베가 2002년 미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낮에는 사진을 찍고 저녁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문장들을 조금씩 쓰던 당시의 쪽글들이 모여 이루어졌다.

 

소설가 정영문이 직접 번역하여 처음 소개하는 
요절한 천재 프랑스 작가 에두아르 르베의 “완벽한 자서전이자 완벽한 소설” 

에두아르 르베는 1965년 1월 1일에 태어났다. 독학으로 예술을 시작한 그는 그랑제콜 에세크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했다. 1991년 그림을 시작하면서 추상화가의 길을 걸었고, 1993년 삼촌이 운영하는 파리의 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가졌다. 그러나 《자화상(Autoportrait)》(2005)에서 밝힌 대로 작품들을 불에 태운 뒤, 화가의 길을 접었다.

내가 전시한 첫 번째 그림들은 물감을 아래에서 위로 뿌린 커다란 캔버스들과, 흙 또는 산화된 금속의 색인 모래와 물감의 혼합물로 만든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전시는 1993년 7월 삼촌의 갤러리에서 사흘 동안 열렸고, 전시된 대부분은 팔았으며, 남은 것들은 공간이 부족해 부숴버렸다. 나는 1991년부터 1996년까지 그림을 그렸다. 오백 장의 그림을 그렸고, 육십 장 정도를 팔았으며, 대략 백 장 정도는 라크뢰즈에 있는 집의 부속 창고에 보관되어 있고, 나머지는 태웠다.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피곤해서였는지 공간이 부족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림들을 태울 때 커다란 안도감을 느꼈다. (82쪽)

1995년 인도에서 두 달간 여행을 하고 돌아온 그는 역시 독학으로 사진을 배워 사진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1999년 예술가 혹은 작가와 같은 이름을 가진 일반인의 초상을 담은 사진집 《동명이인(Homonymes)》을 시작으로, 《앙구아스(Angoisse)》(2002), 《재구성(Reconstitutions)》(2003), 《허구(Fictions)》(2006) 등 다수의 사진집을 발표했다.

에두아르 르베의 첫 번째 책 《작품들(Oeuvres)》(2002)은 존재하지 않는 533개의 개념주의 예술 활동에 대한 상상의 목차이다. 이 가운데 몇몇 아이디어는 ‘포르노그래피(Pornographie)’ 연작, ‘아메리카(Amérique)’ 연작 등 추후에 르베가 완성한 실제 프로젝트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르베는 2002년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자화상》을 집필하면서 동시에 다른 나라 도시와 이름이 같은 미국의 소도시들을 담은 사진집 《아메리카》(2006)를 위한 사진을 찍었다.

가령 미국에서 베를린, 피렌체, 옥스퍼드, 광저우, 예리코, 스톡홀름, 리오, 델리, 암스테르담, 파리, 로마, 멕시코, 시러큐스, 리마, 베르사유, 콜카타, 바그다드와 같이 다른 나라에 있는 도시와 이름이 같은 소도시들로만 여행하며 3개월을 보내려고, 무작위로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 구실을 만들어내야 했다. (30쪽)

그의 마지막 작품 《자살(Suicide)》(2008)은 소설이지만 어릴 적 친구의 20년 전 자살을 그리고 있다. 작가 본인도 “충격적인 작은 부록으로 《자화상》에 태연히 집어넣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로 나는 웃음이 나 몸을 구르며 그 기억들을 떠올리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이 친구는 테니스를 치기 전 아내에게 집에 뭔가를 놓고 나왔다고 말한 후 지하실로 내려가 자신이 조심스럽게 준비한 총으로 머리에 총알을 박았다. (143쪽)

2007년 《자살》의 원고를 편집자에게 넘기고 열흘이 지난 뒤 르베는 42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함으로써 프랑스 문단에 파문을 던졌다. 이후 그의 모든 작품은 뢰벤브뤼크 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다. (http://www.loevenbruck.com/)

그가 떠난 1년 후인 2008년 프랑스 마노스크의 코레스퐁당스 페스티벌에서 소설가 에리크 로랑(Éric Laurrent), 에르베 르 텔리에(Hervé Le Tellier), 발레리 므레장(Valérie Mréjen)이 르베와 《자화상》에 대한 오마주 텍스트를 낭독했다. 특히 르 텔리에는 자신의 작품 《사랑 얘기는 이제 그만(Assez parlé d’amour)》에서 ‘위그 레제’라는 인물을 탄생시켰다. 제라르 가바리(Gérard Gavarry)는 르베의 100여 장의 사진에 영감을 받아 《에드워드 리의 경험, 베르사유(Expérience d’Edward Lee, Versailles)》를 발표하기도 했다. 에두아르 르베의 죽음과 그의 작품은 마리 니미에(Marie Nimier)의 소설 《포토포토(Photo-Photo)》에도 언급됐다. 또한 《자화상》을 차용하여 제작한 안 가르드(Anne Garde)의 웹멀티미디어 작품 http://perso.ovh.net/~autoportp/ 은 2010년 ETPA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제된 천재의 지독한 자화상
사진같이 건조하고 정확한 문장들이 모여 이룬 정묘한 예술 작품

나는 대중 앞에서 나 자신 이외의 주제에 대해 말하는 것이 불안하다. 나는 나 자신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무궁무진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없다. 나는 대화 상대자의 사적인 삶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데 낯선 사람일 경우에 특히 그렇다. (70쪽)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99쪽)

서로 연관관계도 인과관계도 없는 문장들의 병렬로 이루어진 《자화상》은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의 《나는 기억한다(Je me souviens)》와 조 브레너드(Joe Brainard)의 《나는 기억한다(I remember)》의 구조적 영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그 어떤 성찰이나 분석 없이 ‘나’의 주제를 다룸으로써 일체의 정동과 주관성이 배제된 건조한 객관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르베는 일상의 모든 면을 간결하고 단정적인 건조한 문장들로 하나하나 엮어내어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성적, 정치적, 철학적, 미학적 자화상을 그려낸다. 다만 르베는 자신의 글쓰기에 유보를 둔다. 완벽한 객관성이란 허구임을 미리 밝힌 것이다.

나는 백색의 글쓰기를 꿈꾸지만 그런 건 없다. (69쪽)

2002년 다른 나라 도시들의 이름과 같은 미국의 소도시들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는 동안 르베는 죽음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었다. 작가는 2005년 〈텔레라마〉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나는 나 자신의 흔적을 빨리 뒤쫓아야만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살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리하여 르베는 낮 동안에는 사진을 찍고 저녁이면 모텔 방에서 아무런 논리적 연결 관계 없는 1400개 문장을 썼다.

아침에는 글을 쓰지 않는데 내 머리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다. 오후에는 글을 쓰지 않는데 너무 슬프기 때문이다. 나는 5시부터 글을 쓰는데, 글을 쓰기까지는 긴 시간을 깨어 있어야 하고, 내 몸이 하루의 피로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104쪽)

이 작업은 석 달이 걸렸다. 마지막에 가서는 글을 쓴 순서는 그대로 두고 퇴고를 하면서 처음과 마지막 페이지들을 조금씩 손봤다.

르베는 지나온 자신의 삶과 작품, 일상, 습관, 의혹과 불안에 관련된 문장들을 연대기적 순서 없이 병렬하는 방식으로 썼다. 모든 각도에서 어떤 수치심이나 자랑 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이 방식에 의해 《자화상》은 독자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게 된다.

나는 평범한 것들을 비범한 언어로 쓴 제임스 조이스보다 비현실적인 것들을 일상적인 언어로 쓴 레몽 루셀을 더 좋아한다. (60~61쪽)

스스로 밝히듯이 르베는 제임스 조이스보다는 레몽 루셀의 영향을 더 받았다. 《자화상》에서 작가는 ‘평범한 것들’을 ‘일상적인 언어’로 썼지만 이 책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통적인 프랑스 문학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비범’한 예술 작품이다.

 

옮긴이의 말

《자화상》에서 작가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자신을 발가벗겨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삶 전체를 임의로 펼쳐놓는다. 문장들은 마치 눈을 감은 채로 자루 속에 담긴 조약돌을 손을 넣어 아무렇게나 꺼내는 것처럼 전후 관련성이 없다. 작가 자신과 관련된, 건조한 사실들의 진술로 이루어진, 문단의 구분조차도 없는, 르베의 이 작품은 자서전으로 읽힐 수도 있고, 작가 스스로는 소설이 아니라고 하지만, 허구가 곧 소설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완벽한 소설로 읽힐 수도 있을 것이다. (…) 일상들의 단면들을 아무런 구조적 형식 없이 나열하는 것으로 《자화상》은 일상적인 것들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해준다.

 

프랑스 언론 추천사

고전주의적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분열, 강박, 환상을 다룬 작가. 〈텔레라마〉
조르주 페렉의 뒤를 이은 보편적 자화상. 〈미디 리브르〉
유동적인 것을 고정하려는 시도를 통해 카프카적 부조리를 그려냈다. 〈살롱 리테레르〉
자서전과 자전적 허구 사이에서 ‘나의 이야기’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냈다. 〈앵로퀴티블〉

목차

자화상
옮긴이 후기

작가 소개

에두아르 르베 지음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진작가, 조형예술가. 1965년에 태어나 독학으로 예술을 시작했고 그랑제콜 에세크(ESSEC)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했다. 1991년 그림을 시작하여 추상화가의 길을 걸었고 1993년 삼촌이 운영하는 파리의 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가졌다. 그러나 작품 대부분을 불에 태운 뒤, 화가의 길을 포기한다. 1995년 인도에서의 두 달간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그는 독학으로 사진을 배워 사진작가의 길로 접어든다. 첫 번째 책 《작품들》은 존재하지 않는 500개 이상의 개념주의 예술 활동에 대한 상상의 목차이다. 르베는 2002년 미국을 여행하며 《자화상》을 집필하고, 다른 나라 도시와 이름이 같은 미국의 소도시들을 담은 《아메리카》를 위한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 작품 《자살》은 소설이지만 어릴 적 친구의 20년 전 자살을 그리고 있다. 작가 본인도 “충격적인 작은 부록으로 《자화상》에 태연히 집어넣었다”고 밝히고 있다. 2007년 《자살》의 원고를 편집자에게 넘기고 열흘이 지난 뒤 르베는 42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외 문학작품으로 《일기》를 남겼으며, 《앙구아스》, 《재구성》, 《허구》 등 다수의 사진집을 발표했다.

정영문 옮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장편소설 《어떤 작위의 세계》로 동인문학상과 대산문학상,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북회귀선》, 《에보니 타워》,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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