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의 위대한 첫걸음

울지 마, 아이야

원제 Weep Not, Child

지음 응구기 와 티옹오 | 옮김 황가한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6년 5월 23일 | ISBN 9788956609065

사양 변형판 150x210 · 196쪽 | 가격 11,5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로터스 문학상·노니노국제문학상·전미도서상·니콜라스기옌문학상 수상작가

아프리카 문학을 넘어 세계문학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응구기 와 티옹오의 위대한 첫걸음

현대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의 첫 장편소설이자 아프리카 영어 소설 문학의 태동을 이끈 《울지 마, 아이야(Weep Not Child, 1964)》가 출간됐다.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세계문학사에 새로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작품이다.
노벨문학상의 가장 대표적인 후보로 매년 손꼽히는 응구기 와 티옹오는 1938년 케냐 중부고원 지역 리무루의 카미리수에서 태어났다. 엘리트 중등학교인 얼라이언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우간다의 마케레레 대학과 영국의 리즈 대학에서 수학했다. 대학 시절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응구기의 첫 작품은 《검은 운둔자(The Black Hermit, 1962)》라는 희곡이며,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 바로 리즈 대학 시절인 1964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울지 마, 아이야》다.
《울지 마, 아이야》의 시대 배경이 되는 1950년대 케냐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상황으로, 키쿠유족 사회를 중심으로 전개된 무장독립투쟁 마우마우 운동이 극심했던 시기였다. 케냐는 특히 아프리카에 정착한 유럽인을 위한 식민지로, 영국은 식민행정부를 세워 행정, 교육, 통상 등등의 분야를 통치하면서 현지인들의 땅을 빼앗아 유럽인들에게 농토를 나누어 주었다.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을 유럽 출신의 농장주에게 빼앗기고 농장의 인부로 전락한 케냐인들의 식민지 경험이 응구기 와 티옹오 문학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벌거벗은 땅에 숨을 곳은 없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가족의 비극

격렬한 역사의 흐름 속에 한 개인과 그의 가족에 닥친 비극적 사건들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를 이룬다. 멀리 아프리카 땅으로 와서 농장을 경영하는 데 집착하는 백인 하울랜즈, 그가 경영하는 농장에서 일하는 가장 응고토와 그 가족들(두 아내와 아들들), 백인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동족을 탄압하는 자코보, 마을의 이야기꾼인 이발사와 후에 전도사로 변신하는 교사, 백인에게는 꼼짝 못하면서 흑인에게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인도인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등장시켜 그들의 생각과 행위, 그들 간의 갈등을 통해 영국 식민 치하의 케냐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유럽식 고등교육을 받아 성공해서 민족을 위해 일하겠다는 막연한 희망에 부풀어 있던 주인공 은조로게는 온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학교에 다닌다. 은조로게는 힘겨운 현실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감내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교육을 통한 자신의 성공으로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은조로게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는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아직 어린 자신에게도 요구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하지만 그에게 교육이란 더 넓고 심오한 계획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의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 형들, 심지어 마을 전체가 그에게 요구하는 것을 넘어서는 원대한 계획. 그는 자신 앞에 뭔가 거대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고, 이 사실이 그의 마음을 환히 빛나게 했다. 61쪽

아버지 응고토는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땅을 빼앗기고 소작농으로 전락한 뒤 마음속으로 고통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으며, 큰형 보로는 동생과 함께 백인들의 전쟁(2차 세계대전)에 끌려갔다가 동생을 잃고 혼자 돌아왔다. 억울한 현실에 커다란 불만을 품은 인물이다. 반면, 작은형 카마우는 목수 도제 일을 하며 집안을 돕고 은조로게의 학업 뒷바라지를 한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이 모든 것들이 점점 커져가는 분노로 그[보로]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백인들이 땅을 차지하도록 놔둘 수 있었던 걸까? (…) “아버지는 어떻게 자기 땅을 빼앗아 간 사람을 위해 계속 일하실 수가 있죠? 어떻게 그자를 계속 섬길 수가 있어요?” 43~44쪽

한편 은조로게는 므위하키라는 소녀와 함께 학교에 다니면서 남매처럼 친하게 지내는데, 성장하면서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므위하키는 백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부를 축적한 자코보의 딸이다.

“살아 있는 공포, 죽어가는 희망, 잃어버린 꿈”
그럼에도 삶은 지속되고 새로운 날을 기다려야 한다

소설 후반부에서 무장독립투쟁인 마우마우 운동이 격화되며 혼란스러운 케냐의 상황이 제시된다. 은조로게는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학업을 계속하지만, 은조로게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현실에 저항한다. 무장투쟁 게릴라가 된 형들은 백인들과 식민 정부에 동조하는 흑인들을 습격하는데, 이 때문에 은조로게의 가족은 몰락에 이른다.

은조로게는 처음으로 ‘내일’이 해답이 아닌 문제에 직면했다. 이 깨달음으로 인해 그는 스스로의 나약함을 느끼고 비상사태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게 되었다. 173쪽

백인들의 앞잡이로 일하던 자코보가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용의자로 지목된 아들 대신 나선 아버지는 극심한 고문을 받아 죽음에 이르고, 은조로게 또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무너진 은조로게는 암울한 식민지의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유일한 사랑 므위하키마저 그의 곁을 떠난다. 새로운 날을 기다리자는 당부와 함께.

“그건 전부 꿈이었어. 우린 오늘만 살 수 있을 뿐이야.”
“그래. 하지만 우리한테는 의무가 있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무는 성인으로서 우리의 가장 큰 책임이야.”
“그놈의 책임! 책임!” 그가 비통하게 외쳤다.
“그래, 나한테는 책임이 있어. 예를 들면 어머니한테. 제발, 은조로게, 이런 때에 어머니를 두고 떠날 순 없어……. 안 돼! 은조로게. 새로운 날을 기다리자.” 189쪽

《울지 마, 아이야》는 작가의 자전적 삶이 투영된 작품이다. 실제로 작가의 형 역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었으며, 청각장애인이었던 또 다른 형도 소리를 듣지 못해 군인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또 다른 형 므왕기는 마우마우단의 일원으로 활동했고, 이 때문에 어머니가 잡혀가 3개월간 독방에 갇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엄혹한 식민 현실을 체험한 뒤 이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가는 다소 감상적이긴 하나 일말의 희망을 놓지 않는 결말을 제시한다. 소년은 성장해야만 하고, “어렸을 때부터 평생 준비해온 책임”(192쪽)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통하여 식민 통치의 부조리함과 부당함, 정착민들의 잔인함과 원주민들의 억울함”(옮긴이의 말)을 보여주는 《울지 마, 아이야》는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 독자에게도 깊은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탈식민주의 아프리카 문학 거장의 첫걸음으로 손색없는 작품이다.

목차

1부 사그라지는 빛 … 009
막간 … 092
2부 어둠이 내리다 … 097
옮긴이의 말 … 193

작가 소개

응구기 와 티옹오 지음

1938년 케냐에서 태어났다. 당시 케냐는 영국의 식민지였으며, 청소년기에 마우마우 무장독립운동을 겪은 응구기는 초기 작품들에 당시의 경험을 투영했다. 식민지 엘리트 중등학교였던 얼라이언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우간다의 마케레레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국의 리즈 대학교에 입학한 1964년에 영국 식민 치하의 케냐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첫 장편소설 《울지 마, 아이야》를 발표했다. 이 소설로 호평을 받은 응구기는 작가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됐다. 1965년에 《사이로 흐르는 강》을, 1967년에 《한 톨의 밀알》을 출간하고 나이로비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1977년에 케냐의 신식민주의 문제를 파헤친 《피의 꽃잎들》을 발표하고, 키쿠유어 연극 〈결혼하고 싶을 때 결혼해요〉를 상연한 후 정치적 탄압으로 1년간 투옥되기도 했으며, 옥중에서 《십자가 위의 악마》(1980)를 집필했다. 결국 1982년 미국으로 망명하여 예일 대학교, 뉴욕 대학교 등의 교수를 역임했고, 1987년 《마티가리》를 발표했다. 2004년 소설 《까마귀의 마법사》를 출간하고 22년 만에 케냐로 귀향했으나 정치적 테러를 당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로터스문학상(1974), 노니노국제문학상(2001), 전미도서비평가상(2012), 니콜라스기옌문학상(2014) 등을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노벨문학상의 대표적인 후보로 손꼽히는 응구기는 2016년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비교문학 특훈교수로 재직 중이다.

황가한 옮김

서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 언론정보학을 복수전공 한 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하였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엄마는 페미니스트》, 《울지 마, 아이야》, 《아메리카나》, 《숨통》, 《밀레니엄 스티그와 나》, 《잃어버린 지평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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