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어려운 아홀로틀을 톺아보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며칠전 키노트가 공개된 맥북과 함께 와글와글시끌벅적한 이야기,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더 잘 아는 애플! (#제가바로_이구역의앱등이_든짱입니다 헤헤)

#디자이너를_괴롭혀_보자

#디자이너를_괴롭혀_보자

‘톺다’, 한국어 전문가 인생을 20여년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든짱도 처음 보고 오타인 줄 알고 이게 뭐야 우헤헤헤 했던 ‘톺다’. 사전을 찾아보니(feat.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다음과 같은 뜻이라고 하네용

「동사」
【…을】
「1」가파른 곳을 오르려고 매우 힘들여 더듬다.
¶ 논틀밭틀길도 없는 데를 걸어 본 것은 물론, 눈이 반길이나 쌓인 태산준령을 톺아 넘어갔기 때문에, 실제의 거리로는 천수백 리를 걸었던 것이다.≪이희승, 소경의 잠꼬대≫/그녀는 나비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아들을 따라, 숨이 막히도록 산을 톺아 올라가다가, 얼핏얼핏 그녀가 올라온 곳을 뒤돌아보곤 하였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2」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다.

곳곳마다 모서리마다 일일이 손으로 헤집는 그런 손길.이 느껴지는데요. 바로 이번에 은행나무에서 야심차게 출간한 신간,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이 그러한 손길을 담아낸 책이랍니다.

존재하리라고 상상조차 못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들에 관해서 이야기하는데요, 저자인 캐스파 헨더슨은 27종의 동물들을 알파벳순으로 줄세워서 우리 인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동물들은 우리가 본 적도 없이 심해저 어딘가에 살고 있거나, 인간 때문에 살 곳을 잃거나 그 운명이 마구 뒤바뀌어버린 친구들이에요.. 이 친구들을 따라 우리는 심해저도 가고 화성도 가고 공룡시대도 가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이곳저곳을 “톺아보게” 된답니다.

그런데,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 사실 소설을 사랑하시는 우리 은행나무 독자분들이시라면 동물? 생물학?? 과학????

놀랍게도! 이 책은 저희가 고심끝에 ‘과학’으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역사, 미술, 철학, 신화, 전설, 음악, 수학, 문학 등등 온갖 다양한 분야들을 끌어와 동물과 우리 인간의 역사와 현재를 “톺아보는” 책이랍니다. 과학적인 배경지식이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이 책을 만든 저도 성골 문과생이거든요) 그렇다고 과학적으로 의미 없는 책도 아니고요. 오히려 과학이, 진화생물학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를 알 수 있지요.

아…뭔가 어려운거같아요. ㅜㅜ

그치만 과학에서부터 책상머리 학문의 최고봉 문사철까지! 뭔가 이 책만 읽으면 온갖 분야에 대해 조금씩 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저같은 먹물매냐분들 환영해요! 마치 엄청난 지식의 보고같네요! 지식의 노다지! 엘도라도!!!

그런데말입니다.(심각)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에 나오는 27종의 주인공들 중 이 엘도라도와 깊은 연관을 가진 친구가 하나 있어요. 바로 아홀로틀(Axolotl)이랍니다. 짜잔~

Axolotl-7

완전 귀요미><

맨 첫장을 장식해주는 친구여요.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에서는 ‘아홀로틀’이라고 소개했지만, 우리나라에 수중동물 키우기에 관심 많으신 분들 사이에서 ‘우파루파’라고도 많이 알려져 있네용

귀엽지 않나요??????????? ‘________’ 이러고 웃고있는거같아서 왠지 마음정화가 되어요

제가 볼땐 귀여운데 은행나무 식구들 사이에서는 징그럽단 의견이 있어서 작게 한개만 넣었어요
마음같아선 이포즈 저각도도 다 넣고싶은데 헠헠 (#흔한_귀여움_덕후)

에헴. 아홀로틀은 이 책에서 첫 장을 장식하는 만큼 마치 마스코트와 같은 존재랍니다. 아래처럼 책 표지에도 여기저기 들어가 있어요!

표지 귀퉁이에도 들어가 있고, 책등에도 원탑bbbbbbb

아홀로틀(Axolotl)을 처음 보면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다. 눈꺼풀이 없는 구슬 같은 눈망울, 목에서 부드러운 산호처럼 가지를 뻗은 아가미, 도마뱀 같은 몸통에 앙증맞은 팔다리, 손가락과 발가락, 올챙이 같은 꼬리가 달려 있어서 마치 외계 생물처럼 보인다. 또 커다란 머리와 웃는 표정과 통통한 분홍빛 피부 덕분에 유달리 사람과 비슷해 보인다. _본문 26쪽

이렇게 귀엽게 생긴 아홀로틀에게는 슬픈 전설이 있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엘도라도! 황금의 땅! 하면 떠오르는 것이, 황금을 찾아 중남미로 향한 스페인 정복자들! 이겠죵

아홀로틀이 살던 지역 또한 스페인 정복자들의 타겟이 된 멕시코였어요. 아홀로틀의 학명은 ambystoma mexicaum.
‘멕시카눔’에서 알 수 있듯이 ‘멕시코 도롱뇽’이라는 이름도 있답니다.

아홀로틀은 다른 양서류들과 마찬가지로 짠물을 싫어하여 가장 맑은 민물에서 살았다고 해요. 그런데 민물에서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조건이 아홀로틀의 운명을 좌우한 거예요 ㅠ ㅠ

가장 생산성이 높은 농경에는 가장 맑은 민물이 필요했으며, 그런 물은 아홀로틀이 가장 선호하는 서식지이기도 했다. (현생 양서류도 거의 다 마찬가지다. 그들은 짠물을 싫어한다) 사실 그들은 찰코와 소치밀코에만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사람이 많이 살고 있었음에도 그곳들에서 번성한 듯하다.  _본문 48~49쪽

네넹 아홀로틀이 사는 환경은 멕시코에 살던 원주민들에게도 행복한 환경.

지금의 멕시코 자리에 위치해 있던 아즈텍 제국의 운명과 아홀로틀의 운명이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역사에도 잘 설명되어 있는 대로 에르난 코르테스가 이끄는 스페인 군대가 자신들이 달고 온 천연두군의 지원사격으로 아즈텍 왕국을 멸망시켰고 (물론 역사무지렁이 든짱도 젠체할수있도록 책에서 잘 알려주고 있어용) 그렇게 스페인인들의 지배하에 무지막지하게 난개발된 멕시코..

‘난개발’이란 말에서 느껴진 슬픈예감은 당연히 틀리지를 않죠 ㅜㅜ

아홀로틀이 살아가던 맑은 민물 중에 찰코 호는 스페인 식민시대에 이미 축소되기 시작해서(스페인 군인들이 전투하면서 민물을 막아놓은 둑길을 파괴했다고 해요 ㅡ ㅡ) 20세기에 인공터널들을 통해 물이 다 빠져서 쥬금 ㅜㅜ

또 다른 서식지였던 소치밀코 호는 그래도 좀 오래 살아남고 있는데 그나마도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때 요트 경기가 열리면서 오염되기 시작해서 지금 아주 소수의 아홀로틀 군집만이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ㅜㅜ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에서도 적어놓기를 아홀로틀의 보전상태는 “위급” (↓기사읽고가세요)

‘피터팬 도롱뇽’ 아홀로틀 멸종 위기

아홀로틀, 멸종 위기 속 멕시코서 포착

근데 이러고 보니

“응??? 나 인터넷에서 우파루파 많이 봤는데??”
“내 친구중에 우파루파 기르는 사람 있어!”

이런 분들이 분명 계실 거예요.

지금 우리가 아홀로틀, 또는 우파루파라고 알고 있는 귀여운 동물을 수중동물 매니아분들께서 알고 계시는 것은 아홀로틀이 그래도 얼굴이 귀여워서 애완용으로 길러지고 있는 덕분이지요… (#여기서도_외모지상주의 #지긋지긋한_외모지상주의 #하지만_나도_귀여움덕후)

그 점에서 아홀로틀은 인간 중심의 세계에서 다른 많은 종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 많은 이들이 아홀로틀을 귀엽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이 같은 기이한 얼굴에 호문쿨루스와 비슷한 모습을 한 덕분에, 아홀로틀은 가정에서 애완용으로 인기가 있다. _본문 51쪽

이뿐이 아니에요. 아홀로틀은 식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덕분에 양식되기도 한답니다. 사실 멕시코에서도 전통 요리에 사용되긴 했다고 해요. 그러나 지금은 아홀로틀이 멸종 위기종이니 아홀로틀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게 문제예요.

우파루파덮밥. 귀여움덕후는 가슴아프니 작게 넣어야지 ㅜㅜ

우파루파덮밥. 귀여움덕후는 가슴아프니 작게 넣어야지 ㅜㅜ

인터넷 검색하다보면 티비에서 먹는 캡처가 나오기도 해요… 귀여운 아이를 먹는다니 잔인하다 싶으면서도 사실 문화상대주의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건데, 심지어 멸종위기인 동물을 먹는건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아

이뿐 아니라 아홀로틀은 과학 연구에도 이바지하고 있어용

아홀로틀은 도롱뇽이다보니 재생능력을 갖고 있어요. 우리가 넘어졌을때 새살 아무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_나이먹으니_잘안아물음 #흉터도_덕지덕지) 마치 원래 형상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처럼 팔이 잘려도 다리가 잘려도 손가락 발가락 끝까지 그대로 돋아나는 거예요. 아홀로틀은 도롱뇽 중에서도 실험실에서 번식시키기가 굉장히 쉽기 때문에 재생생물학에서 연구 대상으로 선호받고 있다고 해요.

아홀로틀과 다른 도롱뇽들(그리고 영원들)은 아마 척추동물 가운데 잘린 팔다리를 완전히 재생할 수 있는 유일한 부류일 것이다. 그리고 팔다리가 몇 번이나 잘리든 간에 되풀이하여 그리고 흉터도 없이 재생할 수 있다(때로는 다리 하나가 잘린 곳에서 둘이 자라기도 한다). 심지어 눈과 뇌의 일부를 포함하여, 내장까지도 재생할 수 있다. 도롱뇽 중에서 실험실 조건에서 번식시키고 관리하고 연구하기가 가장 쉬운 종류라는 점도 아홀로틀에게는 다행이다. 이런 특성들 덕분에 아홀로틀은 척추동물의 부속지 발달을 연구하기에 딱 맞으며, 게다가 재생생물학의 발전에 가치 있는 기여를 해왔다. _본문 52쪽

우앙..
이렇게까지 인간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아홀로틀인데 그리고 귀엽기까지 한 아홀로틀인데! 인간 때문에 야생 상태에서는 멸종 위기라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에요.

이렇듯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은 각 챕터의 주인공인 동물들을 실마리로 삼아 다양한 방면의 지식들을 아우르며 우리 인간의 모습을 톺아보는 책이랍니다.

방금 이야기한 것만 해도 역사(스페인의 아즈텍 제국 정복), 문화(아홀로틀을 먹는 문화), 과학(재생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끌어오고 있잖아요?

제가 애플의 ‘톺아보다’에서 아홀로틀의 재생능력까지 달려왔듯이! 저자인 캐스파 헨더슨은 더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더 고차원적인 이야기를 더 능수능란하게 풀어놓고 있답니다(#글을_못써서_오락가락하는걸_괜히_핑계대고있다)

근데 이렇게 첫 장 이야기를 다 까발려도 되는지 걱정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아홀로틀에 대한 이야기는 이게 다가 아니랍니다 ^_^ 아홀로틀이 ‘도롱뇽’의 일종인데, 도롱뇽에 관한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와 우리의 미신도 한껏 나열하고 있어요. 읽다 보면 ‘도롱뇽’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구나…싶어지실 거예요.

이쯤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이 어떻게 생겼나 좀 궁금해지시려나요??? 짜잔-

상상하기_어려운(웹용양장)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에는 아홀로틀을 포함해 27종의 생물들이 포진해 있어요. 보다보면 진짜 귀엽게 생겼거나 징그럽게 생겼거나 아무튼 신기한 동물들이 많답니다 @_@ 책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물들은 아래와 같아요.

아홀로틀, 항아리해면, 넓적다리불가사리, 돌고래, 뱀장어, 편형동물, 가시갯가재, 인간, 이리도고르기아 포우르탈레시, 일본원숭이, 벌꿀오소리, 꿀잡이새, 장수거북, 미스타케우스, 앵무조개, 문어, 복어, 케찰코아틀루스, 긴수염고래, 바다나비, 가시도마뱀, 마귀상어, 띠빗해파리, 곰벌레, 긴수염올빼미, 제노피오포어, 예티게, 제브라피시

중에 얼마나 알고 계세요? 왠지 모르게 익숙한 동물들도 있…지요…? (답: 인간..돌..고래..?) 그 동물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잘 몰랐던 새로운 모습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각 동물들은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한 실마리인 경우가 많거든요.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대부분은 심해저에 사는 동물들이에요. 지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인간이 살 수 있는 공간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죠. 이름도 낯선 동물들의 진기한 생활사를 보다 보면 왠지 친숙해지고 말아요. 앞으로 평생 실물로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런데 다는 아니지만 책에 등장하는 많은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내몰려 있어요. 마치 난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된 아홀로틀처럼, 인간의 무차별적인 손길이 그 원인인 경우가 많아요. 이에 대해 “그라믄 안돼” 라고 단언하기보다는, 인간이 인간을 위해서 한 일들이 동물들의 삶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내 이야기하면서 던져주고 있는 책이랍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 아닌 동물들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자연히 우리 인간에 대해 알 수 있으실 거예요! 마치 내가 친구와 다른 점을 보다 보면 내 성격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우리보다 더 오랜 기간 지구에서 살아온 우리의 동반자니까, 인간에 대해 돌아볼 때 동물을 읽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같아요.

그렇게 동물들을 읽고, 우리와 다른, 그러나 실제로 존재하는 존재들을 상상하면 실재하지 않는 존재를 상상할 때보다 우리의 상상력이 더 현실감을 갖게 된다고 해요.

인간들끼리도 그렇고, 동물을 비롯한 다른 생물과도 그렇고, 요즘은 정말 서로에 대한 ‘공감’이 꼭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아.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은 사실 깊은 통찰을 담고 있고 어쩌면 그 깊이만큼 좀 난해할 수도 있는 책이에요. 하지만 책이 두껍고 책에 관한 소개글도 왠지 어려울 것 같아서 은행나무 이웃분들을 위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쉽게 풀어 써보았어요.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라요>< 소설을 읽는 것보다 더 생생한 상상을 하실 수 있으리라 자부합니다!

이상, 글을 진지돋게 쓰지 못하는 병에 걸린 여자 든짱이었습니당, 담에 또만나용!

“이 얼마나 놀라운 동물들인가!” 인간과 다른 존재에 관한 가장 숭고한 성찰
지음 캐스파 헨더슨 | 옮김 이한음
분류 인문 | 출간일 2015년 3월 10일
사양 변형판 134x215 · 540쪽 | 가격 25,000원 | ISBN 9791191071542
캐스파 헨더슨
환경․인권 전문가. BBC Radio4의 환경 프로그램 〈막대한 지구의 비용Costing the Earth〉의 프로듀서이자 리포터로 활동하였으며, 《파이낸셜 타임즈》《인디펜던트》《네이처》《뉴 사이언티스트》등에서 언론인이자 편집위원으로 일해 왔다. 유럽위원회(EC), 그린피스 등 정부, 비영리 단체의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BBC, 자세히 보기

6 +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