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예술인가》에 싣지 못한 그림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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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즐거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6월에 출간한 《무엇이 예술인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선정한 8월의 ‘이달의 읽을 만한 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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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예술인가》는 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들어봤을 법한 저명한 미학자 아서 단토의 마지막 에세이라는 점에서 언론과 미술계를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아왔는데요. 맨 첫 장이 마르셀 뒤샹의 〈샘〉으로부터 이 책의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인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에 이르기까지 각 나타난 사조와 그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미학 초심자라도 이 책을 20세기 현대 미술에 대한 개론서로 삼기에 충분하답니다.

책을 사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무엇이 예술인가》 안에는 그림 도판이 많이 삽입되어 있는데요, 사실 이 책의 원서는 그림 없이 글로만 이루어져 있답니다. 그런데 미술에 관심이 있아서 지인들보다는 조금 잘 안다고 생각했던 든짱도 처음 보고 듣는 작품과 작가들이 많이 등장해서 조금….저의 지식에 회의를 느꼈고 ㅎㅎ

아서 단토라면 믿고 구매하실 미학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도 혹시 아시는 작품이라도 말로만 나오니 어떤 작품일지 생각해내려 애쓰실 것 같아서 최대한 그림 도판을 많이 넣으려고 했어요! 원고를 읽으며 이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 제가 궁금한 만큼 여러분들도 함께 궁금해하시리라 믿으며!

그런데…

그림을 넣으려고 도판들을 수집하다 보니 여러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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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었답니다.

① 그림 파일이 너무 작은 경우

그림 이미지 파일이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크게 나오지만 인쇄될 때에는 해상도 문제로 훨씬 작게 나오거든요. 가로로 1500픽셀정도는 돼줘야 책 한면에 쫙 깔았을 때 예쁘게 나올 수 있어요. 그림 크기가 커도 화질이 안 좋은 경우가 있고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아래 그림이었어요. 화풍이 왠지 굉장히 익숙하실 그림이에요!

로이 리히텐슈타인, (1962)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The Kiss)>(1962)

네-바로 <눈물> 등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로이 리히텐슈타인입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앤디 워홀 만큼이나 팝 아티스트중에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작가잖아요.이 그림이 자세히 설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이야기도 책 속에 여러 번 등장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키스>는 다른 그림인데 아서 단토는 꼭 이 그림을 집어서 설명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그의 걸작 중 하나인 〈키스Kiss〉는 제복을 입은 비행사와 빨간 드레스 차림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아가씨의 키스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그림은 혹시 만화책 — 가령, 수천 권씩 팔리던 《테리와 해적선Terry and the Pirates》 — 에 나왔다면 어땠을지 몰라도, 통속적이지 않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은 독특하다.
_《무엇이 예술인가》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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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이 아닙니다 #로이_리히텐슈타인것은_맞지만

그리고 아래 포스터도 마찬가지예요!

솔 스타인버그, '미국 미학회 50주년 기념 포스터'(1992)

솔 스타인버그, ‘미국 미학회 50주년 기념 포스터’(1992)

저자인 아서 단토는 미국 미학회에서 회장을 지냈는데, 그가 재임하던 중인 1992년에 미국 미학회가 50돌을 맞았다고 해요. 50돌을 기념하는 행사에 단토의 친구였던 일러스트레이터 솔 스타인버그가 만든 포스터인데, 안타깝게도 지금 보시는 딱 이 사이즈 하나밖에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말씀드린 대로 인쇄하면 더 작게 나와야 하는데… 정말 문자 그대로 손톱만 한 크기로 나오지 않았을까요??ㅜㅜ

단토가 좀 중요하게 서술하는 포스터라 꼭 넣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이 이미지는 단토가 미국의 한 비평 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찾았거든요. 그래서 미국 미학회에 혹시 도판 이미지를 가진 것이 없는지 문의해보았지만 단토 개인 소장 파일이라 가진 것이 없고.. 1999년에 타계한 솔 스타인버그의 작품들을 관리하는 솔 스타인버그 재단에 혹시 큰 도판을 스캔해둔 것이 없는지 문의했는데, 책을 준비하던 당시에 저작권과 도판을 담당하는 담당자들이 출장을 떠났다고 해서 도판을 책 마감에 맞출 수가 없었어요 흑흑…

이 그림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아요. 사실 그림을 보고 나면 굉장히 정확히 묘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림을 보기 전에 글만 봐서는 사실 잘 모르겠더라고요 ^^

결국 솔은 디자이너답게, 비평 저널의 앞뒤 표지 안에 인쇄되어 있는 내용보다는 — 그가 그 책들을 펼쳐보았다는 전제하에(우정에도 한계가 있는 법) — 표지에 새겨진 이중모음(Æ)에 휠씬 더 큰 매혹을 느꼈다. (중략) 그는 화가인 짐 다인Jim Dine을 위해 그렸던 드로잉 한 점을 그에게 서 다시 빌려왔다. 집 한 채와 그 옆에 뭉툭한 E — 안과에서 시력 측정을 할 때 사용하는 검사표의 맨 윗줄에 있는 글씨와 비슷하다 — 가 있는 풍경 그림이었다. 그 E는 화장으로 예뻐져서 현재의 서체보다 더 우아한 E가 되기를 꿈꾸고 있었는데, 그 예뻐진 철자는 생각 말풍선에 담겨 뭉툭한 E 위에 배치되어 있었다. 소울은 단지 생각 말칸 속의 우아한 E를 저널의 이중모음으로 바꾸기만 했고, 그 결과 마치 육체미 광고에서 50킬로그램의 약골이 여자들이 기절할 만한 복근과 이두근을 꿈꾸는 것과 아주 비슷하게, 뭉툭한 E는 예쁘고 우아한 이중모음이 되는 꿈을 꾸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 그것이 미학이었다. 물론 정반대로 갈 수도 있었다. 그 이중모음이 마음속으로 뭉툭한 E의 정직하고 현대적인 모습을 바랄 수도 있다. 그 이중모음을 포함한 단어와, A와 E가 분리되어 있는 같은 단어의 발음이 완전히 똑같다는 사실은 지적할 필요가 있다.

_《무엇이 예술인가》 202~203쪽

설명만으로 상상하실 수 있으셨을까요…? 그랬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미리미리미리미리미리 연락해서 도판을 구했어야 했는데..라는 자책감이 조금 들었었거든요. #나란_편집자_게으른_편집자_ㅜㅜ 더불어 위에서 소개하는 짐 다인이 소장한 그림은 아래 일러스트와 유사하지 않을까요?본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집이 없어서 정확히 그 그림은 아니겠지만요.

4.솔스타인버그_E

이 그림이라도 꼭 넣고 싶었지만 1) 역시 크기가 작고, 2) 위의 포스터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포스터가 없는데 이 그림을 넣을 이유는 없는 것이라..

솔 스타인버그의 아까운 그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솔 스타인버그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뉴요커>지의 표지를 오랫동안 그려왔어요. 아서 단토와 스타인버그는 생전에 굉장히 절친한 친구였던지, 그리고 서로 긴밀히 교류해 왔던지 책을 통틀어 솔 스타인버그가 자주 언급되곤 한답니다.

아래 표지도 책에 등장하는 스타인버그의 그림이에요. 이 표지 역시… 1976년작에다가 잡지 표지 이미지라 그런지, 해상도 좋은 파일을 구할 수가 없었답니다..

5.★솔스타인버그

솔 스타인버그는 뉴요커가 바라보는 세계를 담은 그의 유명한 《뉴요커》 표지 그림을 모든 사람이 표절하자 좌절에 빠졌다. 그 표지 그림은 비시각적인 진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훌륭한 예였다. 스타인버그는 결국, 저작권법에 의거하여 다른 사람들은 스타인버그의 가늘게 흘려 쓴 서체를 함부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에 만족해야 했다.

_《무엇이 예술인가》 179쪽

보시면 단토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뉴욕 맨해튼에 사는 사람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굉장히 간단하게 구현해 놓았어요.

아시다시피 뉴욕 맨해튼은 미국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중심 도시! 뉴욕과 본토를 가로지르는 허드슨 강이 보이고, 허드슨 강 바로 너머의 저지, 본토는… 몇몇 주의 이름이나 끼적여서 뭉뚱그레 표현되어 있고 태평양, 저 멀리 일본, 중국, 러시아가 굉장히 단순하게 위치만 잡혀 있지요.

좀 다른 그림을 볼까요?

뒤샹, 〈주어진 것: 1) 폭포, 2)가스등(Étant donnés: 1° la chute d'eau / 2° le gaz d'éclairage)〉(1946~1966)

뒤샹, 〈주어진 것: 1) 폭포, 2)가스등(Étant donnés: 1° la chute d’eau / 2° le gaz d’éclairage)〉(1946~1966)

아래 그림은 책 전체의 결론부인 6장의 끄트머리에 등장하는 뒤샹의 그림이이에요. 변기를 떼어 전시한 뒤샹의 〈샘〉이 《무엇이 예술인가》에서도 중요하게 소개되며, 다다이이스트로서 예술에 대해 쓴 글이나 다른 여러 작품들이 인용될 정도로 뒤샹은 단토의 논의에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아래 그림은 뒤샹 사후에 공개된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합니다.

음…좀 난해한 작품이지요?? 단토는 이 그림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어요.

필라델피아미술관에 전시된 뒤샹의 설치미술 작품, 〈주어진 것: 1) 폭포, 2) 가스등〉 — 관람자는 열쇠 구멍을 통해 작품을 볼 수 있다 — 은 미학으로는 저급하고 에로티시즘으로는 고급이다. 현대미술의 많은 부분은 전혀 심미적이지 않고, 그 대신 의미의 힘과 진리의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그 힘과 가능성을 가동시키는 해석에 의존한다.

_《무엇이 예술인가》 221~222쪽

우리에게 친숙한 <샘> 같은 작품을 만들면서 미술계에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마르셀 뒤샹은 돌연 예술계를 떠나고 25년간 체스에 몰두하며 지냈다고 하는데요, 그가 죽은 뒤 유언에 따라 그가 비밀리에 작업해놓은 이 작품이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그림으로 보이긴 하지만 사실은 설치작품이에요.

오래된 나무문의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아야 이 이미지가 보이는 것이랍니다. 배경은 손으로 그린 것이고, 열쇠구멍 너머 쌓인 벽돌담과 그 틈으로 보이는 여체, 들고 있는 등잔, 나뭇가지 등등은 뒤샹이 꾸며놓은 설치물이지요. 여체의 경우 몸통 부분은 뒤샹과 연인 사이였던 브라질의 조각가 마리아 마르틴스가, 팔은 뒤샹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알렉시나가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그림을 넣지 못한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② 바로 비…용 문제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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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그림을 넣을 때 비용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두가지가 있답니다.

1) 책에 넣었을 때 예쁠 만큼 해상도가 좋은 도판을 구입할 때

2) 저작권자에게 저작료를 지불해야 할 때

이 비용 대비 작품의 비중을 고려하여 넣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죠…

다음 작품들을 볼까요? 좀 묘오오오오한 작품들입니다.

로버트 라우센버그, (1955)

로버트 라우센버그, <침대(Bed)>(1955)

사이 톰블리, (1961)

사이 톰블리, (1961)

 재스퍼 존스, 〈세 개의 깃발(Three Flags)〉(1958)

재스퍼 존스, 〈세 개의 깃발(Three Flags)〉(1958)

현대 음악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존 케이지의 <4분 33초> 많이들 들어보셨죠? 피아니스트가 나와서 피아노 덮개를 덮고는 4분 33초동안 아무 것도 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피아노 덮개를 열고 퇴장하는, 그래서 그 사이의 의아해하는 청중들의 웅성거림만이 녹음되었다는 바로 그 음악요.

그와 같은 시대, 1950년대의 작품들이에요. 존 케이지가 <4분 33초>에서 일상의 소음들도 음악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지요. 이불에 페인트를 잔뜩 묻혀놓고, 낙서 같은 것들을 해 놓고, 미국 국기를 활용하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통적인 미술과는 거리가 있는, 현대미술 그 자체로 보입니다.

단토는 이 작품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했답니다.

1950년대 초에 라우센버그가 작품으로 끌어들인 것과 같은 물건들이 사용되고부터 현실은 예술의 일부가 되었다. 물론 라우센버그가 〈침대Bed〉에 쓴 것과 같은 떡칠한 페인트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 페인팅은 그의 작품과 뉴욕화파의 연결점을 보여준다. 재스퍼 존스Jasper Johns는 표적, 숫자, 깃발을 사용했는데, 이는 깃발의 그림은 깃발이고, 숫자의 그림은 숫자이고, 표적의 그림은 표적이기 때문에 그 사물이 예술인지 현실인지가 애매함을 보이려 한 것 같다. 또한 사이 톰블리Cy Twombly는 적어도 초기에는 휘갈겨 쓴 낙서를 그림의 제재로 삼았다.

_《무엇이 예술인가》 49쪽

이 책을 통해서야 로버트 라우센버그, 재스퍼 존스, 사이 톰블리와 같은 현대미술 작가들을 안 든짱으로서는 단토가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이것이구나, 함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저작권에 대해 좀 아시는 분들이라면 아시다시피 그 사망한 해가 1963년 이전인 작가들은 사후 50년간 저작권을 갖는다는 조항, 그 이후는 사후 70년간이라는 조항 때문에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사용할 때에는 저작물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하고 요구하는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답니다.

‘비용’이 발생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 작품이 꼭 필요한 것인지, 얼마나 큰 비중이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해야만 합니다. 안 그러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서 책 몇천부를 팔아도 이득 안 나고…………. #사장님…ㅜㅜ

해서, 위의 세 작품에 대한 설명은 저 부분이 전부이고,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구글링 조금만 하시면 손쉽게 찾을 수 있겠거니 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뺐었답니다. 세 사람 모두 저작권이 보호받는 작가들인데, 그 비용을 지불할 만큼 그림이 단토의 논의에서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혹시 QR코드 같은 것을 삽입해볼까 생각은 했지만 왠지 경제경영서 같아질 것 같다는 생각에 살포시 포기했지요.

썩 마음에 드는 사진도 없고, 사진 찍은 사람인 2차 저작권의 동의도 구해야 해서 넣을 생각은 안했지만 이런 작품들도 있었답니다.

로버트 스미스슨, 〈나선형의 방파제(Spiral Jetty)〉(1970)

로버트 스미스슨, 〈나선형의 방파제(Spiral Jetty)〉(1970)

러던 조각이 1970년대 초에 놀라운 약진을 보였는데, 그 시초는 에바 헤세Eva Hesse였다. 다음으로 로버트 스미스슨, 고든 마타 클락Gordon Matta-Clark, 리처드 세라, 솔 르윗, 찰스 시몬즈Charles Simonds가 등장했다. 마타 클락은 집을 자르고, 스미스슨은 〈나선형의 방파제Spiral Jetty〉를 만들고, 세라는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의 화랑 창고의 벽과 바닥을 주형틀로 사용했으며36, 르윗은 콘크리트 블록으로 기념비적인 조각을 만들고, 시몬즈는 후에 소호SoHo라 불릴 지역에서 낡은 건물의 벽 틈에다 작은 흙집을 만들어, 거기에 ‘소인들’이 산다고 주장했다.

대지미술가인 로버트 스미스슨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그레이트솔트호 호숫가에 만든 방파제입니다.

‘나선형의 방파제’ 혹은 ‘스파이럴 제티’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작품이지요.

1950년대에 시작된 추상표현주의가 모든 미술 영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등장한 다양한 작품 중 한 가지 예시로 제시되어 있어요. 그렇지만 이 작품이 특별한 것이 아닌 만큼 다른 것드로 함께 들어가면 좋았겠지만… 고든 마타 클락이 집을 자르는 장면이나 리처드 세라가 카스텔리의 화랑에 쇳물을 뿌리는 장면 등의 사진을 구할 수가 없었지요. 그런 사진들만 함께 했더라면 1960~1970년대 추상표현주의 작품들을 잔뜩 보여드릴 수 있는 빵빵한 책이 되었을 거라 자부합니다 하하… #흐르는_이것은_눈물

마지막!

사실 앞에서와 같이 딱 떨어지는 이유가 없지만, 혹은 둘 다에 속하지만 편집상의 이유로 탈락된 사진들이에요.

③ 페이지 배열의 문제

정도로 해두도록 하죠!

아래 글을 볼까요?

푸생은 그의 걸작 〈성 히에로니무스의 마지막 성찬식La Comunione di San Girolamo〉을 라파엘로의 〈그리스도의 변용Trasfigurazione〉을 제외하고 그 시대의 가장 위대한 그림으로 보았다. 18세기 동안에 그는 “종종 라파엘로에 버금가는 화가로 분류”되었다. 그들의 두 그림은 나폴레옹의 군대가 루브르에 넘기기 위해 엄선한 최종 후보에 들어 있었다.

이 글에 나오는 그림 두 점은 다음과 같답니다.

도메니키노, (1592~1597)

도메니키노, <성 히에로니무스의 마지막 성찬식(La Comunione di San Girolamo)>(1592~1597)

라파엘로, 〈그리스도의 변용(Trasfigurazione)〉(1516~1520)

라파엘로, 〈그리스도의 변용(Trasfigurazione)〉(1516~1520)

《무엇이 예술인가》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림을 눈에 확 들어오게 하기 위해 한 페이지 전면을 가득 채우곤 했는데요. 책 내지는 양면에 인쇄되니까 그림 두 폭이 짝을 이루어서 들어가야 하는데, 라파엘로의 그림이 해상도가 낮아서 넣을 수가 없었어요. 두 그림 중에서는 도메니키노의 그림이 중요하고 두 페이지에 걸쳐서 그 그림에 대해 설명을 하기에 꼭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라파엘로의 그림이 들어가지 않고는 쪽 수가 맞지 않아서 넣을 수 없었던 것이죠. 라파엘로의 <그리스도의 변용>이 소장된 바티칸 박물관에 혹시 도판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표지에 사용된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보다 더 많은 돈을 달라고 할 뿐…

그래서 고민한 끝에, 이 부분의 논의에서는 도메니키노의 그림이 어떻게 생긴 그림인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도메니키노는 16세기에 라파엘로와 비교될 만큼 위대한 화가였지만 지금 도메니키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었죠. 도메니키노가 왜 지금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지의 이유가 도메니키노의 그림 그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림을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여 그림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답니다!

다음 그림들은 연작이에요.

이 생각들이 생생하게 떠오른 것은, 1867년부터 1869년까지 에두아르 마네가 막시밀리안의 처형을 그린 다섯 버전의 그림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그 그림들은 2006년 5월에 큐레이터인 존 엘더필드John Elderfield가 현대미술관에서 연 훌륭하고도 교육적인 전시회에 한꺼번에 전시되었다. 멕시코 당국이 금지했기 때문에 처형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마네는 신문 기사에 의존했고, 보도가 들어오는 동안 그 세부는 계속 변했다. 처음에 마네는 멕시코 게릴라들이 처형을 집행했다고 추측하여 멕시코 중절모를 쓴 총살 집행대를 그렸다. 그러나 현존하는 사진 한 장이 알려주듯이, 총살 집행대는 마네의 최종 공식 그림이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너덜너덜하긴 했지만 그래도 정복을 갖춰 입은 멕시코 군인들이었다는 사실이 점차 알려졌다. 갑자기, 마네가 만일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다면 우리가 볼 수 있을 그런 방식으로 그 사건을 보여주려 했다는 생각이 나의 뇌리를 스쳤다. 그는 구식 소총들이 발포된 바로 그 순간을 그렸다. 총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막시밀리안과 동시에 처형된 희생자들 중 한 명은 치명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지고 있었다. 당시의 사진은 아직 벌어지고 있는 사건을 이렇게 빨리 기록할 수 없었다.

13. ★★마네_67-1 (1)
14. ★★마네_67-2 (1)
에두아르 마네,  연작 (1867~1869) 총 네 작품 중 1, 2, 4번째.

에두아르 마네,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L’Exécution de Maximilien)> 연작 (1867~1869) 총 네 작품 중 1, 2, 4번째.

막시밀리안 황제는 합스부르크 왕가 출신으로,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세프 1세의 동생이었는데요. 당시 멕시코의 후아레스 정권이 유럽 대륙의 나라들과 가톨릭 세계가 보기에 굉장히 눈엣가시였던지라 프랑스 나폴레옹 3세가 멕시코를 침공하여 후아레스 정권을 축출했다고 해요. 이때 후아레스 대신 멕시코를 다스려달라 제안받은 것이 바로 막시밀리안.

점잖은 이미지로 대중에 인기가 많던 막시밀리안은 황족은 황족이었기에 황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하기 어려웠고, 오스트리아 황위계승권을 포기한다는 조건하에 멕시코의 황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의 치안 상태나 열악한 환경에서 막시밀리안이 뭔가 황제로서 통치하기는 어려웠고.. 요즘으로 치면 ‘바지사장’ 같은 존재로 황제 생활을 3년 가량 누린 막시밀리안은, 프랑스 군대가 본토에서 군대 유지비를 문제삼자 철군하고 난 뒤 후아레스가 일으킨 반군에 체포된 뒤 처형되었답니다.

공화주의자였던 우리의 에두아르 마네는 막시밀리안의 죽음을 나폴레옹 3세에게 책임이 있다 보았고, 그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연작을 기획하게 된 것이에요.

그런데 위에서 단토가 이야기한 것처럼, 당시의 사진술은 조악하기 짝이 없었고 그저 단신으로 들어오는 소식에만 의존하여 그릴 수밖에 없었기에 마네의 그림은 처음에는 굉장히 거친 면모를 보입니다.

이윽고 소식이 포개지고 포개어져 당시의 실제 정황을 조금씩 자세히 알게 되면서 마지막의 그림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그림이 변화된 양상을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세 그림을 모두 실으려 했지만, 첫 번째 작품과 두 번째 작품의 해상도가 별로 좋지 못했어요. 어떻게 조금 보정해볼 수도 있었는데, 여러 패널로 나뉘어 있는 두 번째 작품이 특히 문제였답니다.(이 상태로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고 해요!)

해상도가 좋지 않은 작품 두개를 작게 넣고 마지막 작품만 크게 넣을까…고민하다가,

그러면 또 레이아웃이 예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역시 앞의 두 작품은 포기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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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렇게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연작 중 마지막 그림 하나만이 들어가게 된 것이죠!

잘 보셨나요?

지금까지 그림들은 《무엇이 예술인가》를 통해 미학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한 든짱이 책을 만들면서 궁금해서 찾아본 그림들이에요. 저처럼 미술에 대해 해박하지 못한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런저런 그림들을 넣으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에 넣지 못한 그림들을 함께 나누기 위한 포스트지요!

지금 책에 들어간 그림들은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그림이거나, 해상도가 좋거나, 둘 다이거나, 저작권 문제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해결할 수 있었거나, 도판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거나 등등의 그림들이죠.. 현대미술 작가들이 많아서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그림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그때마다 그림을 소장한 재단이나 미술관에 연락하고, 제시하는 가격을 깎고 또 깎고…. #이렇게_고생했는데 #보이는_게_다가_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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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고 싶었던 그림들이 다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완전!아주아주아주 중요한 그림들은 단토가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들인지라 구하기가 쉬워서 독자 여러분들과 편하게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답니다!

《무엇이 예술인가》를 읽고 조금 더 궁금하셨던 분들께 큰 도움이 됐길 바라고, 책을 아직 읽지는 않으셨지만 이 그림들을 보고 이런 다양한 그림들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뭘까…?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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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_성공

이 포스트 덕분에 현대미술이 좀 궁금해지신 분들은 《무엇이 예술인가》 관심가져주세요! 앞서 보신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 만큼, 그 그림들 보면서 “이런 게 왜 예술이지?” 싶으셨던 분들께 현대 미술을 충실하게 안내해줄 수 있거든요!

그럼, 다음에는 다른 책에 대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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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종말’을 선언한 아서 단토의 마지막 미학 에세이
지음 아서 단토 | 옮김 김한영
분류 인문 | 출간일 2015년 6월 24일
사양 변형판 144x216 · 248쪽 | 가격 16,000원 | ISBN 9788956608754
아서 단토
미국의 미술비평가이자 철학자로, 오랜 기간 《네이션(The Nation)》의 미술평론가로 활약하며 예술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단토는 1924년 미시건 주 앤아버에서 태어나 디트로이트에서 자랐다. 웨인 주립대학교에서 미술과 역사를 공부한 뒤 컬럼비아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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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01 10: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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