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 <자기 결정>의 작가 ‘페터 비에리’

[ 작가 인터뷰 ]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편견 없이 숙고해보고 싶은 분, 인생의 절반을 살아왔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분, 지나온 나의 삶이 지니는 의미를 찾고자 하는 분들께 <자기 결정>을 권합니다.”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철학 석학, <리스본행 야간열차>, <삶의 격>의 작가 페터 비에리 인터뷰

검색창에 '페터 비에리'를 검색하면 '파스칼 메르시어'가 뜨지만, 당황하지 말자. 파스칼 메르시어'는 그의 필명이다.

검색창에 ‘페터 비에리’를 검색하면 ‘파스칼 메르시어’가 뜨지만, 당황하지 말자. 파스칼 메르시어’는 그의 필명이다.

영화화된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독일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페터 비에리가 <삶의 격>에 이어 <자기 결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일명 ‘땅콩회항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지난해 출간된 그의 책 <삶의 격>이 여러 차례 인용되기도 했는데요, ‘갑(甲)질’이 아니라 나와 남의 존엄을 훼손한, 엄연한 폭력이었다는 것이 주된 화제였죠. <‎삶의 격‬>에서 존엄성을 이야기했던 페터 비에리가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철학으로 <자기 결정>을 제시합니다.


‎compact 삶의 격‬ = 자기 결정

‎compact 삶의 격‬ = 자기 결정

‘삶의 격’과 ‘자기 결정’은 맞닿아 보인다. ‘자기 결정’이 ‘삶의 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가. 두 저서 간의 연결고리를 설명해준다면.

A. 《자기 결정》은 《삶의 격》의 기반이 되는 책이며 인간상(人間像)에 대한 입문서이기도 합니다. 자기 결정과 자기인식의 행위를 통해 자아를 완성해갈 줄 아는 인간의 모습에 대한 책이지요. 이 인간상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소개되는 각각의 이야기들의 토대를 이룹니다. 자기 결정은 존엄성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이러한 인식이야말로 존엄성을 독립성으로 인식하게 만들며 여기에도 또한 자기 결정, 스스로가 쥔 주권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결정의 도구로 당신이 추천하는 유용한 도구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A. 항상 깨어 있어야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상이나 바람이 뭔지 연구하고 알아내야 합니다. 이것을 통해 의식의 반경을 확대해 나가고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자신의 일부분들을 삶 속으로 편입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창조해나가는 겁니다.

당신은 저서에서 인문학의 효용성을 설파하면서 교양을 쌓을 것을 권장한다. 이것이 자기결정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A. 평생에 걸친 이러한 자기계발의 형태가 바로 자기 결정입니다.

 중에서

<자기 결정> 중에서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주인공은 안온한 일상을 버리고 홀연히 떠난다. 이것이 자기결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 주셨으면….

A. 그의 결정은 자기 결정의 본보기적 결정입니다. 오직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죠. 자기 삶에 새 방향을 스스로 제시하는 겁니다. 이러한 능력이 곧 자기 결정과 존엄성의 표현입니다.

한국에서는 식사 메뉴 하나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결정장애’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다. 현대인들은 타성에 많이 휘둘리는 것 같은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유독 현대인들에게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보는지?

A. 타인이 내게 끼치는 영향력이 너무 막강한 나머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현상이 심해져 심지어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서도 결정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세태가 있는 것 같군요. 저는 이렇게 진단을 내리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심각한 외적결정이라는 병이라고 말입니다. 사회가 쏟아내는 거대한 인풋(input)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전혀 찾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미디어에서 단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되면 자기 결정뿐만 아니라 존엄성도 위태로워집니다. 이에 대한 해독 방법으로는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명상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서 자기 결정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자식들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모가 원하는 진로를 따른다. 자기 결정의 관점에서 건강한 부모자식 간의 관계란 무엇일까?

A. 부모는 자녀를 자기 결정권을 가진 자립적 존재로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다 쏟아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할 일인 것입니다. 자녀가 자신의 기대를 투사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즉 자기 자신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꼭 유지해야 하며 이것은 존엄성을 이루는 한 측면이기도 하죠. 또한 자녀는 부모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에 관계없이, 자신은 부모의 기대를 채워드려야 마땅한 존재가 아님을 배워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대칭적으로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이 관계 안에서 서로의 소망과 기대에 대한 대화가 진실되게 오가야 합니다. 이 점 또한 존엄을 지키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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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후기 보러 가기 “결정장애의 세상에 페터 비에리가 말하는 문학의 힘, <자기 결정>” 

타고난 것들은 결정할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지음 페터 비에리 | 옮김 문항심
시리즈 일상 인문학 5 | 분류 인문 | 출간일 2015년 9월 21일
사양 변형판 146x216 · 108쪽 | 가격 9,000원 | ISBN 9788956609249
페터 비에리
1944년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버클리 대학, 하버드 대학, 베를린 자유대학 등 여러 곳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마그데부르크 대학 철학사 교수 및 베를린 자유대학 언어철학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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