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그리는 데 평생을 바친 화가_<그림이 된 여인>

프리다 칼로, 자신을 그리는 데 평생을 바친 화가

나는 죽지 않았어요.
살고 싶었고, 깁스를 하고 누워있는 것이 끔찍하게 지루해서 무엇이든 해보기로 했습니다. 나의 그림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3표지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929년, 루브르 박물관
최초로 멕시코 화가의 작품 전시. 그런데 전시된 그림 중에 풍경화나 정물화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어느 여성 화가의 자화상만이 가득했다.

평생 자신을 그리는데 모든 열과 성을 바친 화가, 프리다.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독일어로 평화를 뜻하는 ‘프리다’. 평화라 이름 지어진 여자, 프리다 칼로. 그러나 6세, 소아마비 18세, 교통사고, 몸을 관통한 쇠창살… 엄마가 되고 싶은 꿈을 앗아갔다. “나는 죽지 않았어요. 살고 싶었고 깁스를 하고 누워있는 것이 끔찍하게 지루해서 무엇이든 해보기로 했습니다. 나의 그림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프리다는 아름답지만 불가능한 미래를 그림 속에 담지 않았다. 대신 그림이 또 다른 차원의 현실인 양, 자신의 고통을 담았다.

당시 멕시코의 대표적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한 프리다. 그러나 끝없이 이어지는 남편의 외도. 심지어 프리다의 동생과의 불륜까지. “제 인생에서 두 번의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교통사고였고, 두 번째는 리베라를 만난 것이었죠.” 하지만 아이를 갖고 싶은 욕망도, 리베라에 대한 사랑도 끝내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프리다는 그리고, 또 그렸다.

3번의 유산 후 병원에서 그린 이 그림. 철심이 박혀 있는 자신의 몸, 잃어버린 아기. 프리다는 스스로의 모습을 이렇게 그려냈다. 그저 침잠해가면서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힘들다고, 난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고 외치고 있다.

“나는 혼자일 때가 많았고 내가 가장 잘 아는 소재가 나이기 때문에 나를 그린다.”

_인용: 《그림이 된 여인》 중에서
4장|용기 내어 자신을 마주하다 – 프리다 칼로가 그린 ‘프리다’

화가의 영감의 원천, 사랑, 혹은 그 자신. ‘비너스’라 불렸던 여인들을 통해 살펴보는 서양미술사
지음 허나영
분류 예술/대중문화 | 출간일 2016년 2월 29일
사양 변형판 150x190 · 240쪽 | 가격 14,000원 | ISBN 9788956609904
허나영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를 마쳤다. 홍익대, 서울시립대, 서울디지털대, 목원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KBS TV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크고 작은 공간에서 대중강연을 했다. 저서로는 《화가 vs 화가》 《키워드로 읽는 현대미술》이 자세히 보기

1 +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