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 김민섭 작가와 만나다…

지난달 24일, 그러니까 아직은 ‘봄’이라고 말하기는 모호하던 그날 합정역 인근의 작은 카페에서 이제는 더는 시간강사가 아닌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저자 김민섭 작가에게 손을 내밀어 응원해준 독자분들과의 만남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작년 12월부터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였습니다”라는 프로젝트로 진행된 스토리펀딩에 참여해주신 분들을 위한 자리였기에 행사를 준비하며 더 긴장하기도 했는데요, 사회자 없이 진행되었던 그 날의 행사를 간략하게 갈무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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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펀딩을 통해 마지막으로 연재한 글 ‘괴물에게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지다’를 바탕으로 제작한 간단한 영상을 감상한 후, 김민섭 작가를 자리에 모셨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먼저 전한 후에 이 자리를 빌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짧게 먼저 이야기해주셨습니다. 14년간 몸담았던 공간을 책을 쓴 후에 떠나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서 말씀하셨죠.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내 삶을 뒤돌아보고 내가 제대로 살아왔는지 돌아보고 싶었고, 그렇게 하면 계속 대학에서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계속해서 강의하고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 싶어서 쓴 글인데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대학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으며 이 안에서 공부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료들이 제게 모진 말을 조금 하기도 했지만, 그 동료들이 밉지는 않았습니다. 저 역시 그 공간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에 있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전 지금까지 대학을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강의실과 연구실을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공간이라고 믿었지만 (이 책을 쓰고 나서) 대학 밖에도 대학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을 알게 된 순간 대학은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 조금 특별한 세상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뵙고 드리려고 했던 말씀은 이 정도구요, 여러분들께서 책을 읽고 공감을 해주셨거나 묻고 싶은 것들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이야기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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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의 향연,, 거의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 날의 대화를 모두 담기엔 무리가 있기에 여러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을 추려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작가님의 선택에 후회는 없으신가요???

일단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박사 논문을 절반 이상 쓴 상태였기에 주변에서 다들 논문 마치고 나가면 되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논문을 마치기 위해 대학에서 1년의 시간을 더 보내는 것보다 대학 밖의 세상의 대학에서 배우는 것이 더 크지 않을까, 가치 있는 선택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제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후회한다고 해야 할까… 아내는 제가 대학을 그만두면 나와 아이를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아내한테 제가 했던 이야기가 1년만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을 쓰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글을 써서 샐러리맨의 초봉 연봉 정도의 돈을 벌어오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많지는 않지만 대학의 급여일에 맞춰서 들어오던 돈이 이번 달에 처음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들을 볼 때마다 물리적인 후회를 조금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많지는 않지만 제가 쓰고 있는 글을 통해서 돈을 받고 있습니다. 요청받은 칼럼들을 통해서 내가 보수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 즐겁고 행복한 요즘입니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은 후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17-3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쓰고 싶은 글들이 있어요. 제가 사실 중학교부터 소설 쓴다고 폼을 잡았거든요. 그런 생각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계속해왔고 그래서 단편을 쓰고 공모전에도 제출하고 그랬습니다. 즉 계속해서 저는 소설이 쓰고 싶었는데, 근대 시기의 문화사를 공부하면서 매력적인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박석윤’인데 그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있고 소설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청탁받은 칼럼을 당장의 생계를 위해 쓰고 있지만 박석윤이라는 인물을 가지고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써야 할 글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는데, 제가 대학에서 강의했던 과목이 ‘글쓰기’거든요. 그래서 글쓰기를 주제로 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지방시라는 글을 쓰면서 글이라는 것이 사람을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구나 그리고 그런 것이 글쓰기의 힘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무엇보다도 인문학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보지 못했는데 글을 쓰면서 그런 것을 뒤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를 하면서 배우게 된 인문학 그리고 또 글쓰기라는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과 배우게 된 글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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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대학 문제에 대한 책을 출판한다면 어떨지

제가 이 책을 쓰고 좀 놀랐던 것은 대학 그리고 대학원의 역사가 무척 오래되었는데 그 누구도 이런 책을 출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진격의 대학교>라든지 대학 문제에 대한 책들은 있었지만 그것은 픽션의 형태로 쓰이거나 사회학적 접근이거나 혹은 학부생이 쓴 책이었습니다. 대학원생이나 시간강사들, 대학의 구성원들이 이런 책을 안 냈더라구요, 아니 못 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예상했겠지만 지방시의 결말은 대학을 그만두는 것으로 끝났거든요. 이걸 쓴다는 것은 내 삶을 내려둔다는 뜻이 되거든요. 저도 그렇게 결론이 났습니다. 아마 그래서 그런 글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구요,

아마 앞으로도 이런 책을 쓰기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쓴다고 한다면 ‘그’가 겪을 수 있는 예상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겁니다. 그런데 물론 그 사람도 각오를 하는 일이 될 테지만요. 이러한 글을 쓸 사람에게 제가 해줄 말은 없을 거에요. 다만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말을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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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연구 윤리에 관한 이야기와 앞으로 대학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올바른 교수의 상에 대한 논의까지 두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요, M군에게는 행사의 마지막이 참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거의 모든 분이 차례대로 작가님과 인사를 하고 연락처를 나누시면서 돌아가시더군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 행사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이 김민섭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겪으면서 힘들어했기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혹은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희가 준비한 행사는 더는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대학의 강의실과는 작별한 김민섭 작가가 다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번 포스팅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humanecoop@hanmail.net으로 직접 신청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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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 지식 노동자가 직접 말하는 공감 100% 우리 청춘 분투기
분류 비소설,정치/사회 | 출간일 2015년 11월 6일
사양 변형판 146x216 · 244쪽 | 가격 12,000원 | ISBN 9788956609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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