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선 자의 기록, ‘윤후명 소설전집’ 첫 권 《강릉》_윤후명 작가 인터뷰

[작가 인터뷰]
“‘강릉’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에 놓이는 어떤 것이다.”
《강릉》의 윤후명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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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소설뿐만 아니라 제 모든 글의 배경이자 원천이 되어 있습니다. 높은 산과 큰 바다는 저의 태어남과 삶 속에 자리 잡아 늘 저를 키워왔음을, 글을 쓰면서 확인하곤 합니다.

내년 등단 50주년을 앞둔 윤후명 작가의 신작 소설집 《강릉》이 ‘윤후명 소설전집’의 첫 권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일보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며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해온 윤후명 작가는 시와 소설의 경계를 탈주하는 언어의 아름다움을 웅숭깊게 형상화하며 우리 문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문체 미학의 대가’로 불리는 그의 작품 세계와 완숙한 문장의 합일점을 보여주며 작가 생애에 있어 출발점이자 귀환점인 고향 ‘강릉’을 모티프로 쓰인 열 편의 소설을 모은 신작 《강릉》으로 돌아온 윤후명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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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을 소설로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덟 살에 고향 강릉을 떠나 일흔이 되어 한 ‘작은도서관’의 명예관장이라는 명칭을 얻어 다시 직접적인 연관을 맺게 되었습니다. 직접적인 연관이란 그곳에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 문학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강릉은 늘 제 소설의 근저에서 창작의 원천처럼 살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꽤 여러 편의 소설을 썼습니다. 그러다가 ‘직접적인 연관’을 고향에의 회귀로 표현하며 책 제목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에 다른 제목을 붙인다면 ‘강릉 호랑이에 관한 소설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역시 ‘고향에의 회귀’를 말하는 것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 외할머니로부터 호랑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강릉 사람들은 다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호랑이는 ‘곶감과 호랑이’ 이야기에서부터 등장하여 오늘날까지 크게 개최되는 ‘강릉단오제’에서도 주인공 역할을 합니다. ‘강릉 호랑이에 관한 소설’이라고 한 이유는 그것을 여러 각도로 썼기 때문입니다.

신작 소설집이자 소설전집의 첫 권으로서 《강릉》은 그 의미가 깊습니다. 작품집 마지막에 데뷔작 <산역>을 수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릉》은 가장 최근에 쓴 신작 소설집입니다. 그러니까 통상적으로 보면 전집의 맨 뒤에 놓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시간적 순서에 구애 없이 ‘소설전집’이 ‘하나의’ 소설이 되길 바랐습니다. 오랜 구상 끝에 《강릉》을 맨 앞에 두기로 했고, 소설가로서의 첫 작품을 여기에 함께 묶고 싶었습니다. <산역>도 강릉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윤후명 作 , ,  *도서 안에 삽지되어 있는 그림 엽서입니다.

윤후명 作 <비단길에서>, <엉겅퀴꽃>, <설산의 새> *도서 <강릉>안에 삽지되어 있는 그림 엽서입니다.

선생님 문학에서 ‘강릉’은 어떤 상징을 갖는지요?

소설뿐만 아니라 제 모든 글의 배경이자 원천이 되어 있습니다. 높은 산과 큰 바다는 저의 태어남과 삶 속에 자리 잡아 늘 저를 키워왔음을, 글을 쓰면서 확인하곤 합니다. 소설가란 유년을 해석하고 재해석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 말고도 강릉에 관해서는 여러 작품이 더 있습니다만, 이 모두 강릉의 자연과 역사를 말하며 그곳에 사는 삶들의 뿌리를 우리 민족의 뿌리로 연결시키려는 염원을 담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작업은 계속하리라, 계속되리라 믿어집니다. 강원도는 제게 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전집 간행을 시작하시게 된 소회가 궁금합니다.

사실은 2년 전에 내기로 했었는데 여러 일들이 겹치면서 좀 늦춰졌습니다. 이제 ‘고래희(古來希)’를 지난 나이에 제 작업의 전모를 모아 살피게 되어, 제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한눈에 보게 되는 설렘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제 삶을 마무리하는 어떤 상징을 얻는 최종 작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것이 저의 모든 것입니다. 저에 관하여 이 이외에 무엇인가 알려졌거나 보여진 게 있다면 그것은 저의 모습이 아닙니다.

생멸을 거듭하는 영겁회귀의 탐구적 여정
지음 윤후명
시리즈 윤후명 소설전집 1 | 분류 국내소설 | 출간일 2016년 4월 15일
사양 변형판 128x188 · 348쪽 | 가격 14,000원 | ISBN 9788956609973
윤후명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 《명궁》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쇠물닭의 책》이 있고, 소설집 《둔황의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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