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와 포기의 심리학》은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 옌스 푀르스터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이래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관련 연구를 포괄적으로 종합하여 집대성한 21세기 신(新)소유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이 물질적 ‘소유’와 비물질적 ‘존재’라는 인간 삶의 두 가지 양상 가운데 존재의 면만을 인정했다면, 저자는 이에 관한 정의를 새로이 함으로써 물질적 재산이 소유만이 아닌 존재의 한 양태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따라서 소유를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소유와 존재의 욕망을 적절히 조절해가야 더욱 행복한 존재로 변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요.
원래 이 책은 독일 현지 출간 전에 에이전시로부터 추천을 받았습니다. 시장 반응을 아직 알 수 없지만 내용 하나만으로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저작이라는 뜻이지요. 실제로 검토해보니, 개인적 경험으로 시작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제시하고, 다양한 심리학 연구 조사 결과를 분석하되 어렵지 않은 용어들로 상술해, 일반 교양 독자가 접근하기에 용이한 타이틀로 보였습니다. 함께 검토한 내부 편집자들의 의견들도 모두 긍정적이었고요.
“쉽고 편안하게 설명해주는 듯 보입니다.”
“메시지도 필력도 좋습니다.”
“목차만 봤을 때는 다소 어려워 보였는데, 발췌 번역을 보니 쉽고 명쾌하네요!”
“소유가 목적인 삶을 좋다 나쁘다로 평가하지 않는 것도 좋았습니다.”
“소유욕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으로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양면을 다 다뤄주고 있어서 좋았고요.”
일사천리로 계약을 맺고 번역된 원고를 받아 편집에 들어가니, 검토했던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유 욕망’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 위트 어린 문체 속에 잘 녹아들어 있어 깊이 공감이 갔고(다 버려도 신발들만은… ),
심리학 연구 조사 결과는 생각보다 더욱 어렵지 않게 기술되어 있으며(SNS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
마침내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기에 이르러서는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더랬습니다.
소유하기 위한 소유형: 스크루지 영감 유형
소유하기 위한 존재형: 공부해서 부자 되기 유형
존재하기 위한 소유형: 언젠가는 자아실현 유형
존재하기 위한 존재형: 마더 테레사 유형
무엇보다 저자가 더 나은 삶을 위한 소유와 포기의 방식을 자기 실험 결과를 통해 제시한다는 데에 강점이 있습니다.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고, 비행기 여행을 포기하고, 가능한 한 유기농 음식물을 구매하고, 또한 모든 것을 남기거나 버리지 않고 활용하려고 신경을 썼다. 일주일에 두 번 채식의 날을 만들었고, 지금은 그 횟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승용차를 가지지 않고, 친구와 옷을 교환하고, 기부를 더 많이 하고, 운동을 더 많이 하려고 하며, 많이 걷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신중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고 나니 실제로 기분이 좋아졌고 건강해졌다. 신발에 대한 광적인 열정도 잦아들었다.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당연히 한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라고 했지만 실은 여러 개인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적절한 소유는 각자를 행복한 존재로 변화시키고, 행복한 존재들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이죠. 하여 올여름 또 다른 변화의 첫걸음으로, 새로운 소유와 포기의 방식을 알려줄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