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과학소설의 선구자. 바르자벨의 작품은 본격적인 과학소설보다는 ‘예지문학’에 더 가까우며, 작품 속에서 묘사된 일들이 시간이 흐른 뒤 현실로 이루어지면서 ‘예언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작품 대다수가 오늘날 프랑스 고등학교 및 대학교 교과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그의 이름을 딴 ‘르네 바르자벨 문학상’이 제정되어 재능 있는 신예작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르네 바르자벨은 1911년 프랑스 니옹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보병으로 복무했으며, 은행에서 일하고 연사로도 활약하는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8세에 〈프로그레 랄리에〉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영화평론을 발표했다. 〈르 도퀴망〉에서 편집자로 일했고, 드노엘 출판사의 편집장을 맡아보기도 했다. 파리로 이주한 뒤 《대재난》(1943) 《부주의한 여행자》(1943) 등 여러 편의 과학소설을 발표했다. 트뤼포를 비롯한 당대 영화감독들과 공동 작업으로 많은 작품을 영화화했으며, 단편영화 여러 편을 직접 감독하기도 했다. 영화 일에 매진하느라 집필에서 손을 놓았다가 오랜만에 발표한 《태고의 밤》(1968)과 《거대한 비밀》(1973)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소설가로서의 제2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1973년에 《야수의 허기》로 르콩트뒤누이상을 수상했다. 노래를 작사하고, 말년에는 사진에 심취하여 《꽃, 사랑, 생명》(1977)이라는 사진집을 출간하며 다방면에 재능을 보였다. 1985년 파리에서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