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조금만 더 달았으면 하는 당신을 위한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앙_마케터의 수다 배너앙_움짤봄을 놓친 아쉬움을 이렇게라도…어떻게 안 될까요?

우워어월,화아아,수우,금퇼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 1人 JIN양.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떨 땐 집에서 쉴 때보다 회사에 나가서 바쁘게 근무를 하며 시간을 보낼 때가 마음이 더 편하다고요. 공감 가시나요?? 꼭 일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소한 관계 하나하나에 얽매이면서 늘 뭔가에 쫓기며 산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마음 한 켠이 답답했던 지난 추석 연휴 때의 일입니다.

폭풍 ‘명절 설거지’를 끝마치고 터덜터덜 집 밖은 나온 JIN양은 집 근처 영화관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받은 <앙> 영화 티켓이 있었거든요. 영화 포스터와 당시만 해도 작업 중이던 <앙> 표지 일러스트가 벚꽃,벚꽃 아련,아련해서 ‘예쁜 영화겠거니’하는 생각만 갖고 있던 제가….

앙_포스터와_인스타
네, <앙> 영화를 보자마자 빵집으로 달려가서 팥빵(도라야키를 팔지 않았어요…ㅜㅜ)을 사 먹고, 카톡 사진을 <앙> 포스터로 바꾸고 동네방네 영화 홍보를 하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지인에게 이 영화를 추천할 때 한 마디 꼭 덧붙였습니다. “혼자 봐야 해. 꼭. 휴지 필수”

“더 울고 싶었는데, 금세 켜지는 조명에 후다닥 뛰어나왔다.
할머니의 마지막 대사와 웃음소리가 잊히질 않아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끝도 없이 울었다.”

_<앙> 감상평 중에서

역시나 많은 분이 저와 같은 감상평을 남겨 주셨더라고요. 아..혼자 영화를 보러 간 게 어찌나 다행이던지요. 펑펑 눈물을 쏟아 냈으면서도 영화가 막을 내리고 나서는 후다닥 안 운 척 도망친 건 비밀;;

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 <인턴>에서는 시니어 인턴십을 통해 재취업한 70세의 남성이 30대 여성 CEO와 함께 근무하며 겪는 우여곡절을 담았는데요, <앙>에서는 고령의 여성이 도라야키 가게를 찾는 장면이 나오면서 전개가 시작됩니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도라야키 사장 센타로. 알바 모집 벽보를 보고 찾아온 고령의 여성 도쿠에가 난감하기만 한데, 그녀가 주고 간 단팥을 먹어보고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단팥을 만드는 그녀의 다정한 자세, 그렇게 만들어진 깊은 단맛에 센타로의 마음이 움직이고 가게도 기운을 찾는데…

앙_스틸컷

JIN양이 어릴 적 테이프가 늘어져라 봤던 만화는 <호호아줌마>였어요. 몸집이 작아졌다, 커졌다하는 호호아줌마는 항상 은빛 숟가락을 들고 다니며 주변 친구들에게 요리도 해주고 따뜻한 인정을 베풀던 천사 같은 존재인데, 호호아줌마를 보고 있으면 어린 마음에도 그렇게 푸근할 수가 없었거든요. <앙>에 등장하는 도쿠에 할머니를 보면서 그 호호아줌마가 떠올랐습니다. 그녀의 따뜻한 말 한 구절을 옮겨드릴게요.

“단팥을 만들 때 나는 항상 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것은 팥이 보아 왔을 비 오는 날과 맑은 날들을 상상하는 일이지요. 어떠한 바람들 속에서 팥이 여기까지 왔는지 팥의 긴 여행 이야기들을 듣는 일이랍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언어를 가졌다고 믿습니다.”

“단팥은 마음”이라고 말하며 온 정성을 들여 끓여 낸 도쿠에의 팥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참 맛있는 영화입니다. 따뜻하고 뭉클한 위로를 받으며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입은 웃고 있었지만 때때로 눈물이 났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눈물샘이 터졌어요.

“사람은 세상을 보기 위해, 듣기 위해 태어났어. 그러니까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 모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들이거든.”

도쿠에 할머니 역을 맡은 ‘기키 기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씩씩한 행위인지를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잔잔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힘이 굉장히 강한 <앙>이 책으로 출간됩니다! 삶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풀잎, 바람, 새의 지저귐. 자연의 소리를 만끽할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책 안에 담았습니다. 삶이 조금만 더 달았으면…하고 바라신다면 맛있는 소설 <앙>을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앙_도서

앙_편집 후기 배너

분류 해외소설 | 출간일 2015년 11월 18일
사양 변형판 122x188 · 248쪽 | 가격 12,000원 | ISBN 9788956609416
두리안 스케가와
1962년 도쿄에서 태어났고,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 동양철학과를 졸업했다. 본명은 스케가와 데쓰야이다. 스스로 ‘이야기를 짓고 시를 노래하는 광대’라고 칭하며 소설가, 시인, 가수 등으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1994년 ‘외치는 시인의 모임’이라는 록밴드로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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