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의 조상 격인 프랑스 SF 소설 선구자, 르네 바르자벨의 <대재난>

대재난_블로그배너_마케터의 수다

백투더퓨처-horz

“박사님. 지금이 언제죠?”
“2015년하고도 10월 21일이지”

소오름. 그렇습니다. 우리가 막연한 미래를 맘껏 상상하며 즐겼던 <백 투 더 퓨처> 두 번째 시리즈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브라운 박사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탐험에 나선 그 날짜가 불과 2주 전이었다는 사실!! 어릴 적, “우와~ 저게 가능해?”라고 외치며 마냥 먼 미래로만 봤던 그 날이 이렇게 금방 다가왔다니…(내 시간 돌려줘…내 순수함 돌려줘…) 잠시 지나간 세월에 대한 미련은 거두고, 과연 <백 투 더 퓨처>에서 상상하고 예언한 기술들은 2015년 오늘날, 얼마나 현실로 이루어졌을까요? 이미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걸이 TV와 태블릿 PC부터 시작해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주름 성형, 모발 이식기술까지. 놀랍게도 영화 속 예언은 무려 30년 후의 기술들을 대부분 맞혔습니다. 아, 스마트폰 대신에 전화부스가 등장하는 것은 큰 오류이지만요.

굿리즈_바르자벨과 베르베르

SF영화에서 SF소설로 넘어가 볼게요. 프랑스 과학 소설이라고 하면 아마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떠올리실 독자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그런데 그의 조상 격인 작가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위 사진 속 베르베르의 옆에서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가인데요, 그의 이름은 르네 바르자벨(René Barjavel, 1911~ 1985)입니다. 4천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도서 리뷰 사이트 ‘굿리즈’에서 베르베르를 검색하면 바르자벨이 나오고, 그 반대를 검색해도 추천 작가로 베르베르가 뜰 정도로 두 작가가 동시에 언급이 많이 되고 있는데요, 바르자벨에겐 ‘프랑스 SF소설의 선구자’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아주 특별한 별명이 따라붙습니다.

‘예언자’, ‘현대의 노스트라다무스’ 르네 바르자벨

2052년의 미래를 그린 1943년 출간작 <대재난>에서 묘사된 몇몇 일들이 시간이 흐른 뒤 정말 현실로 이뤄졌거든요. KTX나 TGV를 떠올리게 하는 초고속 열차나 화상 전화기 등이 말이죠.

대재난_플라스테크 세계2-horz

http://pamarraud.com/tag/barjavel/

[초고속] 열차 차체는 한 덩어리의 플라스테크에 압력을 가해 만든 것이었는데, 이 플라스테크라는 소재는 유리, 나무, 강철, 시멘트 등 거의 모든 물질을 대체했다. 투명하기 때문에 하늘과 땅을 향해 탁 트인 시야를 승객들에게 보장해주었으며, 내구성과 탄성이 뛰어난 덕분에 사고의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여주었다.

_<대재난> 중

차가 하늘을 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만능 소재인 플라스테크로 만들어진 건물들, 그리고 게임 세계 같은 대도시의 모습…<대재난> 속 세계를 상상만 하다가 관련 자료를 구글링하던 중에 “헐, 대박!”을 외쳤습니다. 가상으로 구현한 ‘Plastec City’의 모습을 찾았거든요! (위 이미지 아래의 홈페이지 링크를 클릭하면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버튼 하나만 조작하면 뭐든 게 가능한 2052년의 세계엔 지금 현실이 된 초고속 열차 말고도 기상천외한 발명품이 존재합니다. JIN양이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고인 보존실’인데요. 죽은 사람을 영원히 보관하는 기술에 대해 들어보시죠.

안락한 아파트라면 어디나 욕실과 폐기물 융화기, 지역난방 시스템, 흡착성 매트, 발광(發光) 천장, 방음벽 외에도 ‘보존실’이라고 불리는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이중유리 벽으로 된 보존실 내부는 텅 비어 있었으며 영하 30도로 유지되었다. 냉기가 눌러앉은 보존실의 내부에 가족들은 고인이 평소 좋아하던 옷을 입히고, 자주 취하던 포즈로 세우거나 앉혀서 조상의 몸을 냉동 보존했다.

최초의 보존실은 2000년경에 만들어졌다. 당시에도 이미 대부분 두 세대의 몸을 보관하고 있었다. 이 보존실의 발명 덕분에 2050년의 손주들은 그들의 증조부를 접할 수 있었다. 조상 숭배의식이 자리 잡았고 그와 함께 아버지의 권위 또한 사라지지 않았다. 고인이 마지막 숨을 내뱉은 이후에도 그 모습은 더 이상 감추어지지 않았다. 불멸을 향해 손을 내민 채, 고인은 계속해서 그의 자손들에게 올바른 길을 보여주었다.

_<대재난> 중

심지어 ‘고인 보존 전문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존재해, 매주 방문을 해서 특수 블러셔로 고인의 얼굴에 화색을 돌게 하며 옷과 장식물의 먼지를 청소기로 제거해줍니다. 상상이 가세요? 물론 2000년경에 만들어질 거라는 이 ‘고인 보존실’은 실재하진 않지만, <대재난>속으로 빨려 들어가 책을 읽다 보면 아….이런 것도 있으면 좋겠다. 라던지 진짜 생길 수도 있겠네? 하는 기술들이 넘쳐납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 드리지만, 1943년에 소설로 그린 2052년의 세계입니다.

페북_대재난_편집후기_썸네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누군가를 살해했다.
그런데 그가 바로 나의 할아버지라면
미래의 나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

어쩐지 익숙하죠? 일명 ‘터미네이터 사상’인데요, 그 선구자가 바로 르네 바르자벨입니다. 그의 후속작 <부주의한 여행자>(가제, 근간)에서 ‘원조’ 할아버지의 역설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대재난_블로그배너_편집후기

프랑스 SF문학의 선구자 르네 바르자벨 SF소설 첫 줄간!
지음 르네 바르자벨 | 옮김 박나리
분류 해외소설 | 출간일 2015년 10월 15일
사양 변형판 120x188 · 344쪽 | 가격 13,000원 | ISBN 9788956609348
르네 바르자벨
프랑스 과학소설의 선구자. 바르자벨의 작품은 본격적인 과학소설보다는 ‘예지문학’에 더 가까우며, 작품 속에서 묘사된 일들이 시간이 흐른 뒤 현실로 이루어지면서 ‘예언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작품 대다수가 오늘날 프랑스 고등학교 및 대학교 교과 자세히 보기

7 +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