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그 답은 산티아고 길 위에 있다.
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
나의 산티아고 길 여행
나는 누구인가?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그 답은 산티아고 길 위에 있다.
독일 베스트셀러 1위 ․ 2년 연속 스테디셀러 ․ 2백만 부 판매!
독일 박스 오피스 1위 영화 <나의 산티아고> 원작
‘너를 던지는 사람을 믿어라. 그는 너를 사랑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너를 다시 붙잡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차례차례 돌이켜보면 길 위에서 신은 나를 끊임없이 공중에다 던졌다가 다시 붙잡아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날마다 마주쳤다.- 본문 363쪽
2006년 독일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 1위, 2년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2백만 부가 넘게 팔린 하페 케르켈링의 화제의 여행 에세이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원제 : Ich bin dann mal weg)》가 국내 출간 9년 만에 《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로 새롭게 개정,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하페 케르켈링은 독일에서 코미디언, MC, 카바레리스트(풍자 시사극인 카바레트를 전문적으로 하는 예술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독일 최고의 엔터테이너이다. 그런 그가 신앙심 깊은 신자들 사이에 험난한 순례코스로 유명한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600킬로미터에 이르는 산티아고 길에 도전했다.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예수의 제자인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 있다 하여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야고보 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국내에서 여러 미디어와 책을 통해 ‘산티아고 길’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해마다 많은 이들이 순례 여행에 도전하고 있다.
2006년 6월부터 7월까지 총 42일간의 순례 여정을 기록한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신의 존재에 대한 사색과 회의,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 삶과 죽음의 문제, 길에서 만나는 순례자들과의 일상과 경험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출간 직후 독일인들 사이에서 산티아고 길 순례여행 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열광적인 인기를 얻은 이 책은 국내뿐 아니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2016년 영화 <나의 산티아고>로 제작되어 독일에서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출간 10년 만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나 자신과 신을 찾아 떠나는, 평가할 수 없는 순례의 가치를 알려주는
감동적이고 솔직한 42일간의 기록
자칭 ‘카우치 포테이토’이자 땅딸보인 하페 케르켈링이 11킬로그램이 넘는 새빨간 배낭을 메고 순례길 위에 선다. 피레네 산맥을 넘어 바스크 지역을 가로질러 나바라와 카스티야 레온 등을 거치는 스페인을 횡단해야 하는 길, 자신의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일면 무모해 보이는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1984년 스무 살의 나이에 방송에 입문하여 쉴 새 없이 달려온 그에게 청력 약화와 담석 산통이 찾아왔다. 심근경색까지 의심되는 상황에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저자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었고, 이제는 멈춰 서서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느꼈다. 뒤셀도르프의 어느 서점에서 그가 발견한 책은 《기쁨의 야고보 길》. “겨우 길 따위가 기쁨을 가져다줄 리 없다”고 투덜거리며 집어든 그 책에 그는 매혹당했고, 스스로 산티아고 길의 순례자가 되리라 결심한다.
처음에 그는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농땡이를 부리는’ 순례자였다. 순례자 숙박소에서 무좀이 옮을 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한‘진한 인간적인 만남’따위는 단호히 거부하고 깨끗하고 안락한 호텔을 찾아다닌다. 가난하지도 않으면서 굳이 순례자 숙박소에서 잠을 청하는 것은 스스로를 학대하는 일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소신 탓이다.
놀랍게도 그가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산티아고 길의 힘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 모두가 신의 존재를 확신하고, 순례를 끝내는 순간 각자가 찾고자 했던 그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는다. 그러나 저자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을 던진다. 신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그는 어떤 존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내가 정말 걸어서 산티아고까지 성공할 수 있을까? 내가 성공한다면 그 일로 내 인생 또한 변화할 수 있을까?
어떠한 답도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 그는 홀로 600킬로미터의 고독의 행군을 시작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 답은 산티아고 길 위에 있다
내 자신이 누구인지 나조차도 한 번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신이 누구인지 알아낸단 말인가? 그렇다면 내 질문은 우선 아주 겸손해져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 본문 21쪽
산티아고 길은 길고 힘든 여정을 통해 나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사치스러운’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혹은 잃어버렸던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페 케르켈링은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광고판에서 혹은 무심코 듣게 된 노래가사에서 끊임없이 용기와 깨달음의 메시지를 얻으며 그 길을 걷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순례길은 그에게 하나의 인생 여정과도 같다. 시작은 실제 그의 삶처럼 난산이었다. 여행 초반과 어린 시절 그의 모습 또한 속도를 찾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인생의 길 중간까지는 그때까지 쌓아온 긍정적인 경험과 함께 오류와 혼동이 공존했고 가끔 길 밖에 나앉기도 했다. 그러나 반을 지나왔을 때부터는 목적지까지 기쁜 마음으로 행진할 수 있었다.
산티아고 길을 걸어갈수록 산티아고에 가까워질 뿐 아니라 그는 스스로에게도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내면이 번다하고 ‘파헤쳐진 공사 현장’ 같다고 느끼는 그는 애써 밀어냈던 자신의 어두운 그늘을 고통스러우면서도 담담한 가운데 직시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결국 자기 자신과의 진지한 만남에 성공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이것은 모든 고민의 시작이며, 또한 산티아고 길이 순례자들에게 던지는 단 하나의 질문이기도 하다.
이 길은 단지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다. 길은 하나가 아니라 수천의 길이 존재한다. 그러나 길은 각자에게 한 가지 질문만을 던진다.
“당신은 누구인가?” – 본문 361쪽
그리고, 마침내 신을 만나다!
“어느 때부터인가 누구나 길에서 울기 시작합니다. 이 길이 사람을 그 어느 때에 이르게 하죠. 그러면 그냥 거기 서서 울부짖게 돼요. 당신도 보게 될 거예요!” – 본문 97
길에서 만난 네덜란드 여인 라리사가 말했을 때 그는 유치한 헛소리라고만 여긴다. 그러던 그에게 바로 그 순간이 찾아온다. 아스토르가(Astorga)로 가는 포도밭 한가운데 우뚝 서서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왜 그랬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일종의 정화(淨化)를 통해 텅 빈 진공의 상태에 이른 그는 ‘끊임없이 존재에 대해 의심을 품어오던 신과의 아주 인격적인 만남을 경험’한다. 그것은 도저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고 신과 하페 케르켈링, 둘만의 아주 내밀한 경험이다.
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그를 초대한다고 말해야 한다. 초대는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이며, 그것을 통해 신과 각 개인과의 개별적인 관계가 구축된다. 완전하고 담담한 공허 상태에 이르면 신은 그 공허를 완벽하게 채운다.
이제 그는 자유로워진다. 질문에 대한 명백한 답을 구한 것이다.
하페 케르켈링은 신을 <간디>와 같은 일종의 훌륭한 영화작품에 비유한다. 교회는 걸작을 상영하는 마을 영화관이다. 그러나 영화관의 상태는 엉망진창이다. 스크린은 찢기고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고, 스피커에서는 삑삑 소리가 난다. 지저분한 극장 안에서 사람들은 삐걱거리는 불편한 나무의자에 앉아 있고, 여기저기 숙덕거리는 소리로 소란스럽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의 내용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형편없었다고 말할 테지만, 제대로 본 사람들은 전무후무한 걸작에 감동을 받을 것이다. 상영 환경은 엉망이었지만 영화의 위대함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듯 현대 사회에서의 신과 교회에 대한 절묘한 비유를 통해 그는 자신의 소망을 피력한다.
나는 우리가 그 영화를 언젠가는 3D 입체 음향으로 변질됨 없이 원래의 길이대로 보게 되길 원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심지어 우리도 같이 공연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196쪽
길에서 만난 현자들
하페 케르켈링에게는 길이 하나의 학교다. 길 위에서 많은 이들과 만나고, 교류하고, 가르침을 얻는다. 개중에는 끔찍하고 괴로운 것들도 있지만, 모든 만남이 그 나름의 방식으로 그에게 교훈을 남긴다.
에콰도르에서 온 신기한 인디언 자연 의술사 루코 우르코는 마음속에 뭉쳐진 울화를 터뜨릴 수 있는 자가 치유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을 통해 하페는 스스로 분노를 다스리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된다. 긴 순례여정 내내 FC 바르셀로나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리버풀의 여인 앤은 모든 것을 의심하고 분석함으로써 정확한 결론에 이르게 한다. 또한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을 그에게 전해준다. “Drop the thoughts(생각을 놓아라)!” 이 교훈이 하페 케르켈링으로 하여금 무념무상의 상태로 들어서게 했고, 결국은 신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뉴질랜드에서 온 현명하고 지혜로운 쉴라에게서는 용기와 독립심, 형제애를 배운다. 암스테르담 출신의 요세는 그가 어렵고 곤란에 처할 때마다 우주에 요청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비법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그가‘나의 그늘’이라고 표현한 ‘주둥이 아줌마’ 잉게보르크. 그녀는 하페 케르켈링이 애써 눈감고 외면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단점과 어두운 내면을 그대로 투영하는 그의 그림자 같은 존재이다. 그녀와의 만남은 늘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그 과정을 통해 그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깨닫게 된다.
순례를 하는 동안 과연 고통이란 무엇일까 끊임없이 물었었다. 고통이란 ‘이해하지 못함’이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믿음을 가져야 한다. 고통이란 결국 우리의 자세에 달려 있다.
- 본문 258쪽
깨달음에 이르는 길, 기쁨의 산티아고 길
산티아고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육체적 한계는 물론이거니와 홀로 고독하게 걸어야 하고, 이 길의 끝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길을 떠나지만 그중 15퍼센트만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 데 성공할 뿐이다. 많은 이들이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산티아고 길 위에는 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순례자들이 가득하고, 파울로 코엘료나 베르나르 올리비에, 셜리 맥클레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이 길을 찬미해왔다.
600킬로미터에 이르는 여정이 계속되면서 모든 걱정과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의 호흡만을 느끼며 걸음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주위의 모든 것과 하나가 되고, 텅 빈 나를 느끼면서 깨달음의 순간이 온다. 이 길의 힘을 믿는 사람들은 길 끝에 이르러 가슴속에 빛나는 보석 하나를 품고 돌아갈 수 있다.
궁극적으로 산티아고 길은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고, 동시에 신을 찾아 나서는 길이며, 깨달음에 이르는 길인 것이다.
이 길은 힘들지만 놀라운 길이다. 그것은 하나의 도전이며 초대이다. 이 길은 당신을 무너뜨리고 비워버린다. 그리고 다시 당신을 세운다. 기초부터 단단하게.
이 길은 당신에게서 모든 힘을 가져가고 그 힘을 세 배로 돌려준다. 당신은 이 길을 홀로 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은 그 비밀을 보여주지 않는다. – 본문 360쪽
2001년 6월 9일 생장피드포르 ․ 9
2001년 6월 10일 론세스바예스 ․ 22
2001년 6월 11일 주비리 ․ 32
2001년 6월 12일 팜플로나 ․ 40
2001년 6월 13일 팜플로나 ․ 62
2001년 6월 14일 비아나와 로그로뇨 ․ 65
2001년 6월 15일 나바레테와 나헤라 ․ 70
2001년 6월 17일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 76
2001년 6월 18일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 88
2001년 6월 21일 카스틸델가도 ․ 95
2001년 6월 22일 벨로라도, 토산토스, 비야프란카 ․ 102
2001년 6월 24일 부르고스와 타르다호스 ․ 111
2001년 6월 25일 오르니요스 델 카미노와 온타나스 ․ 118
2001년 6월 26일 카스트로헤리스와 프로미스타 ․ 129
2001년 6월 27일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 139
2001년 6월 28일 칼사디야 데 라 쿠에사 ․ 152
2001년 6월 29일 사아군 ․ 165
2001년 6월 30일 레온 ․ 196
2001년 7월 1일 레온 ․ 218
2001년 7월 2일 레온 뒤에 있는 아무 곳도 아닌 곳에 있는 어떤 곳 ․ 232
2001년 7월 3일 아스토르가 ․ 246
2001년 7월 4일 아스토르가 ․ 252
2001년 7월 5일 라바날 ․ 259
2001년 7월 6일 라바날 ․ 265
2001년 7월 7일 폰세바돈과 엘 아세보 ․ 276
2001년 7월 8일 엘 아세보 ․ 287
2001년 7월 9일 몰리나세카와 폰페라다 ․ 293
2001년 7월 10일 비야프란카 델 비에르소 ․ 305
2001년 7월 11일 트라바델로와 베가 데 발카르세 ․ 309
2001년 7월 12일 라 파바와 오 세브레이로 ․ 317
2001년 7월 13일 트리아카스텔라 ․ 325
2001년 7월 14일 트리아카스텔라 ․ 330
2001년 7월 15일 사리아와 렌테 ․ 331
2001년 7월 16일 포르토마린 ․ 333
2001년 7월 17일 팔라스 데 레이 ․ 343
2001년 7월 18일 카스타녜다 ․ 344
2001년 7월 19일 루아 ․ 349
2001년 7월 20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351
작가 후기 ․ 364
옮긴이의 말 ․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