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새바람

윤후명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1년 7월 26일 | ISBN 9791167370402

사양 변형판 128x188 · 368쪽 | 가격 14,000원

시리즈 윤후명 소설전집 | 분야 국내소설

책소개

먹빛의 바다 앞에서 희미해지는 존재의 아련함
삶의 원류를 향한 윤후명 소설의 행보

2021년 제62회 3·1문화상 예술상을 수상한 소설가 윤후명 소설전집 일곱 번째 권 《높새바람》. 2017년에 출간된 윤후명 소설전집 제7권 《강릉의 사랑》의 개정판으로, 기존에 실렸던 단편들을 전체적으로 손보고 제목도 교체하여 <귤과 브로치> <높새바람 부는 집> <유리 인형> <옛 바다로 가는 길> <모래의 시> <무지개 나라의 길> 등 총 여섯 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수록작 중 특히 <무지개 나라의 길>은 전쟁과 사랑의 아우라를 탐색한 소설로, 1994년부터 1년 동안 <문학사상>에 연재한 뒤 《이별의 노래》(1995)로 출간되었다가 다시 《무지개를 오르는 발걸음》(2005)으로 출간되었던 것을 과감히 줄여 새롭게 고쳐 쓴 것이다.

이 소설집은 강릉 남대천의 둑에 기댄 작은 집을 마련한 기념이 된다. 소설전집의 첫 권인 《강릉》에서도 나는 이 둑을 걷고 있었다. 어릴 적 단오장을 향해 어머니를 찾아가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는 집이라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 작은 집에서 들리는 소리는 상처투성이로 살아 있다. 문장들이 모두 모여 바다로 간다. 내가 얼마를 더 살아 이 문장들의 어떤 ‘작용’을 내 것으로 할지 모를 일이다. _‘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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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멸을 거듭하는 영겁회귀의 탐구적 여정
시와 소설의 경계를 탈주하는 윤후명 문학의 총체

《윤후명 소설전집》 3차분 여섯 권 출간하며 전 12권 완간
4년 동안 ‘하나의 서사’를 위한 개별 단편의 통합과 개작에 심혈을 기울여…

한국문학의 독보적 스타일리스트 윤후명의 중·단편, 장편소설을 총망라한 《윤후명 소설전집》이 전 12권으로 완간되었다. 올해 등단 54주년을 맞이한 윤후명 작가는 그동안 수많은 명작들을 통해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는 한편 녹원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 한국일보문학상, 김동리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준성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만해님시인상(작품상), 연문인상, 3?1문화상 예술상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 공히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자리매김해왔다. 아울러 시와 소설의 경계를 탈주하는 언어의 아름다움을 웅숭깊게 형상화하며 우리 문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윤후명 소설전집》에는 작가의 반세기 문학 여정, 다시 말해 소설과 ‘대적’하며 소설을 ‘살아온’ 한 작가의 전 생애가 집적돼 있다. 작가는 기존의 작품 목록을 발표순으로 정리하는 차원을 벗어나, 자신의 모던한 문학관을 반영하여 새롭고도 방대한 분량의 ‘하나의 소설’을 완성할 수 있길 바랐다. 각각 다른 시기에 발표했던 소설과 소설이 한 작품으로 거듭나고 각 권에서 보이는 주인공의 여정이 유기적으로 서로 이어짐으로써 ‘길 위에 선 자’로 대표되는 ‘하나’의 서사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의 소설 문법이 서사 위주의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윤후명의 소설은 그간 소설의 관습으로 인정되어왔던 핍진성의 긴박한 요구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어느 때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서사성의 원칙에 개의치 않고 시간과 공간을 건너뛰어 그 이야기를 향해 달려간다. 그리하여 그렇게 제시된 또 다른 이야기의 끝에서 다른 이야기의 지류를 파생시키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1인칭 서술자에 의해 끊임없이 해석되는 삶의 삽화들은 원래 한 몸이었다는 듯 스스로 작품의 경계를 허물고 다른 차원의 성찰을 이끌어내며 자연스레 얽혀든다.

이번 전집 완간을 위해 윤후명 작가는 수록작 전체를 새롭게 교정, 보완하는 한편, 몇몇 작품들을 과감히 통합하고 개작하면서 ‘길 위에 선 자의 기록’이라는 자신의 오랜 문학적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오래전 출판사의 요구로 삭제하거나 넣어야 했던 부분들을 과감히 손보았다. 기존 단행본에 함께 묶여 있던 작품들 대부분이 자리를 바꿔 앉았다. 제목을 바꾸고 서너 개의 단편을 새로운 중편소설로 묶어냈다. 중·단·장편의 구분은 서사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소설에선 큰 의미가 없었다. 각 권 끝에는 새롭게 쓴 작가의 말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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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에 선 자의 기록, 《윤후명 소설전집》을 펴내며

윤후명의 소설은 오래전부터 수수께끼였다. 윤후명의 소설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언어적 수도사의 고통스런 몸짓을 표정한다. 그는 종래의 이야기꾼으로서가 아니라 함께 상상하고 질문하는 존재로서 새로운 작가적 태도를 취한다. 얼핏 사소해 보이고 무심하고 적막한 삶이지만 그 속에서 불확실한 실재, 적막과 고독, 길을 헤매는 자들의 미혹과 방황의 의미를 발견해 잔잔히 드러낸다. 이러한 그의 문학적 성과를 기려 출간되는 《윤후명 소설전집》은 길 위에 선 자의 기록이자 심미안을 가진 작가의 초상화이다. 강릉을 출발해 고비를 지나 알타이를 넘어 마침내 다시 ‘나’로 회귀하는 방황과 탐구의 여정이다.

목차

귤과 브로치
높새바람 부는 집
유리 인형
옛 바다로 가는 길
모래의 시
무지개 나라의 길

작가의 말
작가 연보

작가 소개

윤후명

1946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래 수많은 명작들을 선보였다. 시집으로 《명궁》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쇠물닭의 책》 《강릉 별빛》 등, 소설집과 장편소설로 《둔황의 사랑》 《원숭이는 없다》 《여우 사냥》 《새의 말을 듣다》 《약속 없는 세대》 《협궤열차》 등 다수의 작품이 있고, 2017년 <윤후명 소설전집>(전12권)을 완간했다.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 한국일보문학상, 김동리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강릉작은도서관 명예관장으로 있으며, 강릉에서 출발해 고비를 지나 알타이를 넘어 마침내 다시 ‘나’로 회귀하는 ‘하나의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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