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교차하는 이야기들, 작은 진실들로 담아낸 한 시대의 다채로운 풍경

커다란 초록 천막 1

원제 Зелёный шатёр

지음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 옮김 승주연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23년 7월 7일 | ISBN 9791167373236

사양 변형판 130x190 · 548쪽 | 가격 17,000원

시리즈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0 | 분야 해외소설

책소개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교차하는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들

작은 진실들로 담아낸 한 시대의 풍경

 

울리츠카야는 문학이 여전히 한 시대를 기억하고 증언하는 ‘위대한 천막’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_이현우(로쟈/서평가)

* 메디치상·러시아 부커상·박경리문학상·시몬 드 보부아르상·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상 작가 * 

 

거대한 역사 속 작은 개인들의 삶과 자유를 탐구하며 현대 러시아 문학을 이끌어온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커다란 초록 천막》이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제10·11권으로 출간됐다. 2010년에 발표된 《커다란 초록 천막》은 소련의 정치적 격동과 그 속에서 피어난 예술을 바탕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의 궤적을 다룬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된 소설은 세 주인공의 성장과고난을 큰 줄기로 전개되며, 이에 얽힌 여러 인물들의 삶을 교차하여 인간 이야기의 거대한 컬렉션을 이룬다. 출간과 동시에 ‘《닥터 지바고》와 함께 책장에 두어야 할 한 시대의 증언이자 야망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어두운 역사를 살아간 무수한 사람들의 삶에 보내는 헌사이다.

 

 

험난한 시대에서 피어난 우정과 예술에 대한 탐구

소련의 역사적 변동과 개인의 삶을 엮어낸 작품

1950년대 모스크바, 어린 소년이었던 일리야, 미하, 사냐는 우연한 계기로 친구가 된다. 가정환경도 성향도 제각각인 세 사람은 문학 교사 빅토르 율리예비치의 가르침과 러시아 문학 애호가 모임인 ‘러문애’를 통해 견고한 우정을 쌓아간다. 우정의 중심에는 러시아 문학이 있다. 그들은 모스크바 곳곳을 산책하며 푸시킨, 마야콥스키, 톨스토이, 파스테르나크 등 앞서 험난한 시대를 살아간 예술가와 혁명가들의 삶을 탐험한다. 그렇게 어느 시대든 인간은 시대적 어려움이자신을 집어삼키지 않도록 애써왔음을 배우고, 억압적인 사회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예술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간다.

수요일마다 빅토르 율리예비치는 러시아 문학을 사랑하는 친구들, 즉 자칭 ‘러문애’라는 동아리에 속한 아이들을 데리고 모스크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가난한 시절이자 아픈 시기를 통과하던 그들을 사상이 꿈틀대는 공간으로, 자유와 음악과 모든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데리고 다녔고, 그는 그 모임이 좋았다. 바로 여기서 그 모든 것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니, 바로 이 창문 너머에서! _1권 130

학창 시절이 지나 각자의 삶을 구축하고 확장하며 여러 고난에 직면하는 동안, 세 사람의 운명은 상호 얽히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사리에 명석한 일리야는 지하출판물 사업에 뛰어들어 거처를 옮기며 살아가고, 이상주의자 미하는 특수학교에서 장애아들을 가르치다 금서를 유포한 행위로 쫓겨나며, 종국에는 강제 추방된 이민자들을 돕다가 위험에 처한다. 한편 사냐는 새로운 실험과 미지로 가득한 음악 이론과 악보의 세계에 매료된다.이들은 정부 차원의 검열과 통제가 팽배한 분위기에서 도리어 예술적으로 활발하고 풍부한 시기를 살아가지만, 동시에 반유대주의와 같은 인간의 잔인하고 나약한 모습과 마주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정을 통한 사회적 연결망은 “어른으로 위장한 사람들의 사회”에 잡아먹히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그 잡지를 계속 발행하지 말고 새로운 잡지를 만들어봐. 이름은 바꾸고. 뭔가 새로운 이름을 붙이면 재미있을 것 같아. 시는 네가 맡아. 나는 예술가들을 소개해줄게. 굉장히 멋진 예술 평론가를 알고 있어. 이건 새로운 아방가르드야. 내 친구 중에 훌륭한 친구들이 많아. 예술 잡지를 만들면 될 거야. 정치는 그 안에서 저절로 싹이 틀 거고.” _2권 311

 

 

사라진 역사의 편린을 생생하게 복원한

한 시대의 진실한 기억의 악보

소설은 독재자 스탈린이 죽은 날에서 시작하여 망명 시인 브로드스키가 죽은 날에서 끝난다. 그 방대한 시간 폭 사이로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러시아를 관통하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시공간을 바꿔가며 전개되는 일화 하나하나는 세 명의 주인공과 반체제 지식인들의 삶뿐만 아니라 당시를 살아간 “삼류 단역 배우들”의 드라마 또한 생생히 담아낸다. 가령, 기존의 러시아 고전 문학에서 주변화된 여성 인물들의 서사는 이상화되거나 과장되지 않은 채 소설의 한 축으로 존재한다. 또한 반정부 지하조직을 이끈 장군을 정신병자로 진단하길 강요받은 의사, 레닌에 관한 풍자화로 수배를 피해 도망친 시골에서 노파들을 그린 화가, 죽은 시인의 관을 만들기 위해 시신의 키를 재러 간 장례지도사, 부츠를 늘리려 금서를 찢어 넣은 소녀 등 역사와 허구를 절묘하게 섞은 인물과 사건들은 당시의 분위기를 몰입감 있게 재현한다. 거미줄처럼 비선형적으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들은 역사적 진실이 음악 연주처럼 다양한 각도에 따라 계속해서 창조되며 변화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고 나면 여러 겹으로 덧칠한 그림이 한 점 만들어졌는데, 이렇게 완성된 그림은 묘하게 아름다웠다. 이제 그는 자기가 사라져가는 세계를 그리는 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노파들은 자기들이 지어낸 이야기를 하며 웃었고 그럴 때면 주름살 가득한 얼굴 표정이 밝아졌는데 그럴 때 보리스 이바노비치는 식탁 앞에 앉아서 그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_2권 58

《커다란 초록 천막》에 관한 한 인터뷰에서울리츠카야는 이 소설을 통해 당시 젊은 세대의 공통된 편린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거대 담론을 취하는역사는 권력을 따랐던 자와 그를 거스르고 살아간 자를 분류해서 기억하지만, 소설은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하여 사람들의 삶에 벌어지는 우연한 사건과 작고 큰 결정들이 역사의 한순간을 이룬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한 복잡한 심리보다는 사랑, 고통, 죽음, 두려움과 같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공명하는 감정들로 이야기를 풀어감으로써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이때 작가는 심판자의 자리에 있기보다 그 시대를 몸소 살아간 증인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따라서 인물들은 시대의 무게에 억눌려 위축되기보다, 나약하지만 각자의 꿈과 욕망을 품고 살아가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렇듯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커다란 초록 천막》은 한 시대에 대한 독특하고 생동감 넘치는 악보가 된다.

 

■ 추천의 말

작가는 왜 쓰는가. 파스테르나크는 동시대인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쓴다고 말했다. 혁명의 격동기를 다룬 《닥터 지바고》가 바로 동시대인들에게 바친 헌사였다. 이 헌사의 대열에 《커다란 초록 천막》을 더하고 싶다. 파스테르나크의 바통을 이어받아 울리츠카야는 자기 세대의 삶과 고난의 역사에 대한 면밀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완성했다. 이로써 한 세대의 삶이 비로소 온전하게 존재하게 되었다. 울리츠카야는 문학이 여전히 한 시대를 기억하고 증언하는 ‘위대한 천막’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_이현우(로쟈/서평가)

1950년대부터 소련 해체까지의 러시아를 아우르는 이 반목의 서사시는 고전 러시아 소설에 대한 독자의 기대를 대담하게 뒤집는다. _뉴요커

거대한 야망을 품은 걸작. 가장 사소한 것에도 매혹적인 생명력을 부여하여 생생하게 살아 숨 쉬게 한다. _NPR

“웅장하고 견고한 나무처럼 모든 것을 아우르는 소설. 21세기 러시아의 가장 저명한 작가인 울리츠카야는 삶의 기쁨, 비애, 위험을 완벽하게 그려낸다. (……) 《닥터 지바고》와 함께 책장에 둘 만한 가치를 지닌 감동적인 작품. _뉴욕타임스

목차

1권
프롤로그 • 9
멋진 학창 시절 • 15
새로 온 선생님 • 64
지하의 아이들 • 113
‘러문애’ • 130
마지막 무도회 • 183
민족 간의 우정 • 207
커다란 초록 천막 • 226
황혼의 사랑 • 290
고아들 • 305
아서왕의 결혼식 • 327
조금 작은 부츠 • 372
높은 음역대 • 384
여자 동기들 • 434
그물 • 509
머리가 큰 천사 • 533

작가 소개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1943년, 가족이 2차 세계대전을 피해 머문 러시아의 바시키르 자치공화국에서 태어났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생물학부를 졸업하고 유전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1970년에 지하출판물을 읽고 유포한 혐의로 해직되었다. 이후 유대인 극장에서 각본가로 일하며 수필, 라디오 드라마, 인형극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썼으며, 몽골의 시를 러시아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1992년에 발표한 《소네치카》가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하면서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렸고 《쿠코츠키의 경우》(2001)로 여성 최초 러시아 부커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12년 박경리 문학상 수상하며 《우리 짜르의 사람들》 《행복한 장례식》 등의 대표작이 소개되었다. 그 외에도 집필한 다수의 작품이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며 유럽의 주요 문학상을 받았고, 1990년대 이후 새로운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며 현대 유럽 사회와 예술을 이끌어온 작가로서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승주연 옮김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에서 러시아어 언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고, 2020년 리드 러시아 번역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봉순이 언니》 《달콤한 나의 도시》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을 러시아어로, 《커다란 초록 천막》 《비행사》 《티끌 같은 나》를 한국어로 옮겼다. 현재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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