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왜 세상을 잘못 보는 것일까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

지음 후쿠오카 신이치 | 옮김 김소연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1년 4월 13일 | ISBN 9788956605081

사양 변형판 125x202 · 240쪽 | 가격 13,000원

분야 과학/실용

책소개

일본 출간 즉시 15만부 돌파!
당신의 뇌를 뒤흔드는 과학 미스터리!

★ 2010 신서대상(新書大賞) 베스트 10 ★
★ 마이니치신문 선정 올해의 책 ★

드넓은 스펙트럼과 섬세한 스펙터클이 빛나는 과학서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서를 통해 과학과 대중의 거리를 좁혀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는 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福岡伸一)의 신간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원제 : 世界は分けてもわからない)이 출간되었다.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은 《생물과 무생물 사이》 등 저자가 이전 저서들에서 설파했던 ‘동적평형’이라는 생명현상의 거대한 관념을 근저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일상 속 궁금증, 저자 자신의 경험, 과학 역사에 남을 만한 실험 조작 스캔들, 성서를 비롯해 에세이, 소설 등 기존 문학 작품의 글귀 등을 재구성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단순한 부분의 집합체가 아니라는 것, 모든 생명현상이 유기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어 세상은 총체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 과학의 마이크로적인 눈을 맹신하지 않는 과학자를 통해 실타래처럼 풀리는 과학 그리고 세상 이야기는 그 도발성만큼이나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읽는 이를 매료시킨다.

코를 이식 수술하려 한다고 가정해보자. 대체 메스가 어디까지 파고들어야 인체에서 코를 분리해낼 수 있을까? ……외과의사의 메스는 온몸을 돌면서 몸으로부터 후각이라는 기관을 도려내기 위해서는 결국 몸 전체를 끄집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즉, 이 사고실험에서 분명해진 것은 부분이라는 것은 부분이라는 이름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본문 P101)

좁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과
그 벽 너머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세상에 대하여

이 책은 제목에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잘게 쪼개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려고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해서는 도저히 그 본질을 알 수 없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는 더 미세하게, 더 마이크로적인 관점으로 세상에 잣대를 들이대는 과학자들은 결국 세상을 잘못 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진실은 아니며, 세상의 많은 ‘부분’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고, 결국 인간은 보려고 하는 것밖에 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화가 카르파초의 두 작품. 뱃놀이에 여념이 없는 귀족을 그린 ‘라군에서의 사냥’에서 아래쪽에 있는 꽃의 정체는 항상 의문점이었다. ‘고급창부’라는 뜻의 ‘코르티잔’ 속 두 여인의 공허한 시선과 귀족을 연상케 할 정도의 고급스러운 의상과 배경은 많은 해석을 낳았다. 그리고 마침내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LA와 베네치아에 따로 떨어져 있는 두 작품은 함께 있을 때 모든 비밀이 풀린다는 것을.
이외에 책 속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또 어느 천재 과학자의 드라마틱한 사기 행각에 대한 전말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저자의 의도에 대한 가닥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만능세포인 ES세포와 트립토판의 성질, 암세포와 인산화 다단계 반응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이며 서서히 저자의 메시지를 이해하게 된다.

세상은 나누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눴다고 해서 정말로 아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한눈에 세상 전체를 볼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다. (본문 P146)

그리고 깨닫는다. 이는 비단 분자생물학, 혹은 과학, 혹은 생명현상의 집합인 세상에 대해서만 의미 있는 명제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 기억해야 할 메시지라는 것을 말이다.

생명의 심연에 다가가는 후쿠오카 신이치 식 과학

무조건 외워야 하는 것인 줄 알았던 화학 반응식, 무슨 의미인지 잘 알지도 못하던 분자 구조. 학창 시절 이후 과학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던 일반 독자들에게 후쿠오카 신이치의 ‘이해하기 쉬운’ 글은,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후쿠오카 신이치 글의 가장 큰 특징은 ‘의인화’와 ‘비유’다. 책 속에서 정교하게 움직이고 미세하게 반응하는 분자와 세포, 유전자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한다.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 속 세포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면 경쟁이 일어나듯 치열하게 싸우고, 유전자 역시 인간처럼 약육강식의 논리를 정연하게 따르기도 한다. 또 저자는 효소의 대사는 추억의 게임 ‘팩맨’에 비유해 설명하고, 몸속의 기관인 랑게르한스섬은 그 명칭에 기대어 실제로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섬처럼 묘사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지도를 대하는 사람들의 두 가지 유형은 적재적소에서 비유로 사용되며 마지막에는 주제를 뒷받침하는 거대한 밑그림을 완성하는 데 이용된다. 여기에 성서, 소설, 에세이, 그림 등 다채로운 도구들이 설득력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보완한다.
후쿠오카 신이치 자신도 이런 의인화와 비유가 과학과 생명의 거대한 프로세스를 너무 단순화시키고 있을지 모른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설령 저자의 의인화가 단순화, 혹은 축소화하고 있을지라도, 그로 인해 읽는 이들은 생명과 세상의 ‘살아 있음’에 대해 더욱 가깝고 친근하게 느낀다.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 혹은 우리가 직접 관련이 있으나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던 생명, 혹은 생명현상이 만들어내는 이 세상의 ‘생기’를 발견하고, 흡수하며, 감동한다. 이에 더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과학사의 진실, 일반 독자들이 가질 법한 의문의 해답을 유려한 필치로 표현하며 문학성을 가미한다. 이해하기 쉬운 문학적이고 완성도 높은 과학서를 다시 한 번 내놓은 저자는 ‘후쿠오카 신이치 과학서’라는 브랜드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작가 소개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1959년 도쿄에서 태어나 교토대학을 졸업했다. 하버드대학 의학부 연구원, 교토대학 조교수 등을 거쳐 현재는 아오야마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분자생물학. 저서로는 고단샤 출판문화상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프리온설은 사실일까?》 《소고기 안심하고 먹어도 되나?》 등이 있다. 2006년 제1회 과학저널리스트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 《생물과 무생물 사이》로 제29회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했다.

김소연 옮김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도요타통상 서울 지점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통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쁘띠철학》 《천재 사업가에게 배운 영어》 《느티나무의 선물》 《나, 엄마 만나러 왔어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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