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은 모든 답을 알고 있다”

친절한 생물학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에 생물학이 대답합니다

지음 후쿠오카 신이치 | 옮김 이규원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3년 10월 29일 | ISBN 9788956607184

사양 변형판 128x188 · 240쪽 | 가격 12,000원

분야 과학/실용

책소개

“생물학은 모든 답을 알고 있다”
누구나 궁금하지만 누구도 명확히 답할 수 없었던
49가지 일상의 호기심에 대해 생물학이 답하다!
문학적 감수성으로 대중과 호흡하는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 박사의 일상 속 과학 이야기

‘도대체 이런 건 왜 배우는 걸까?’ 학창 시절 과학 과목의 수업을 들으면서 누구나 한번쯤 해 봤을 생각이다. 《친절한 생물학 :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에 생물학이 대답합니다》(은행나무 刊)은 그런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 멋지게 뒤통수를 치는 책이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 등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문학적 감성과 철학적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여러 권의 과학서를 내면서 대중과 친근한 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 《친절한 생물학》은 그가 일본의 한 시사 잡지에서 독자들의 질문에 대해 친절히 답한 칼럼을 모은 책이다.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질문부터 조금은 묵직한 인생의 고민까지 매우 다양한 카테고리의 질문들이 섞여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질문만으로도 여타 생물학 책들과는 확실한 차별을 보인다.
총 49개의 질문에 대해 저자는 독자의 눈높이로 대답한다.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얕지 않다. 후쿠오카 신이치는 사소한 듯 보이는 질문에도 신뢰할 만한 과학 지식을 통해 해답에 접근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경험과 생명에 대한 경외, 혹은 인간의 이기심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담아 낸다. 딱딱할 것만 같은 과학에 유연한 사고를 접목해, 철학적 사유를 덧붙인 후쿠오카 신이치의 글은 ‘좋은 대중 과학서’에 깊이를 더한다.

 

‘독자 친화적’인 일상의 과학서
기상천외한 질문, 무릎 치게 만드는 답변

형식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답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 과학 지식을 전달할 수 있어, Q&A 형식은 적지 않은 과학서들이 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친절한 생물학》은 좀 다르다. 기존의 과학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바로 답이 아닌 ‘질문’에 있기 때문이다.
과학서, 특히 생물학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얼핏 떠오르는 질문들을 떠올리다가는 목차를 보고 놀랄지도 모른다. 커피는 정말로 몸에 안 좋은지에 대한 질문이나 채식이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 일상과 연관된 아주 기초적인 질문부터, 감동이 없는 현대 사회에 대한 아쉬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의 혹은 무엇이든지 빠른 정보화 사회에 대한 피로감 등 매우 다채로운 분야의 질문이 이어진다.
우리의 생활과 매우 밀접해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아니면 너무나 평범해서 누군가에게 질문한다는 것조차 어색한, 혹은 혼자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질문들. 자신에게 보내 온 수많은 질문들 중 저자 후쿠오카 신이치가 엄선한 49가지의 궁금증은 이 책만의 개성이자 매력이다.

바퀴벌레가 우리에게 무슨 직접적인 피해를 주던가요? 바퀴벌레는 사람을 쏘거나 물지 않습니다. 식사 시간에 식탁을 넘보지도 않습니다. 바퀴벌레가 다른 생물에 비해 유난히 더럽다거나 특별한 병원균을 옮긴다는 과학적 증거도 없습니다. 아마 우리는 바퀴벌레의 강인함과 끈질김이 싫은 거겠죠.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일방적인 감정일 뿐입니다. 바퀴벌레에 비하면 우리는 지구의 새카만 신참입니다. 일단은 허심탄회하게 그들을 바라봐 봅시다. 유선형 자태. 검은 윤기를 발하는 날개. 기민한 동작. 우리 눈앞에 있는 것은 알고 보면 아름다운 생물입니다.
[Q1. 남자 친구를 처음으로 집에 초대했는데 바퀴벌레가 나타나네요. 바퀴벌레들은 멸종돼 버렸으면 좋겠어요. 이거, 잘못된 생각일까요?] 중에서

 

지식 전달보다는 철학적 사유를!
생물을 매개로 인간과 생명의 신비함, ‘어울려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는 여행

《친절한 생물학》이 지닌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단순히 지식 혹은 상식의 전달에만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주입식으로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에 도달하기까지의 에피소드나 그와 관련된 문제점, 혹은 함께 생각해 볼 만한 주제들을 함께 이야기한다. 또 여기에 더해, 질문을 통해 자신이 과학자로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없이 말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손을 꼭 낳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하고, 바퀴벌레에 대해서 우리 인간은 겸손함과 유구한 세월에 대한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반딧불이에 대해 논하다가 자연스럽게 에너지 문제를 고민해 보자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논의 대상의 대부분은 일상 생활 속에서 독자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아니면 무심하게 지나쳐서 미처 돌아볼 겨를도 없는 것들이다. 《친절한 생물학》은 생물학이 교과서에서 배운 이론적인 학문이 아니라 얼마나 일상과 가까운 것인지는 물론, 생물학을 매개로 더 재미있는 매일, 질 좋고 윤택한 삶을 선택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나비들은 금욕적이다 싶을 만큼 식초(食草)를 한정합니다. 이렇게 한정된 자원을 분배함으로써 지구 환경을 공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니치’입니다. 이 말의 참된 의미는 서로 영역을 나눠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에릭 칼의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처럼 뭐든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에릭 칼이 벌레를 잘 몰랐거나 인간을 희화한 것이겠지요. 인간만이 공유가 아니라 독점을 추구합니다.
[Q48. 마당의 탱자나무가 호랑나비 유충 때문에 앙상해졌습니다. 식탐이 정말 대단하네요] 중에서

결국 도착점은 ‘인간’이다. 《친절한 생물학》은 생물이나 생명을 매개로 인간에 대한 고찰과 신비로움, 인간의 삶이 가진 심오한 가치를 탐구하려는 책이다. 읽는 이가 그 제안에 얼마나 동참하느냐에 따라 책 읽는 재미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목차

1장 판다의 전략
Q1. 남자 친구를 처음으로 집에 초대했는데 바퀴벌레가 나타나네요. 바퀴벌레들은 멸종돼 버렸으면 좋겠어요. 이거, 잘못된 생각일까요?
Q2. 스테이크나 모피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 동물 애호를 말할 자격이 있을까요?
Q3. 중국에서는 판다를 ‘大雄猫’라고 표기합니다. 혹시 대나무보다 살코기나 생선을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요?
Q4. 자라탕을 먹고 나니 피부가 매끈매끈해진 기분입니다. 콜라겐은 정말 미용에 좋은가 봐요.
Q5. 신석기 시대의 사슴벌레를 나라의 아키즈 유적에서 발견! 판타지 소설 같은 얘기로군요.
Q6. 에너지 문제와 지구 온난화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Q7. 다이어트에 좋다는 버섯. 이거, 채소인가요?
Q8. 먹느냐 먹히느냐, 경쟁이 생물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Q9. 우리 아이는 피망이라면 딱 질색입니다. 어른이 되면 음식 가리는 버릇이 없어질까요?
Q10. 화분증 때문에 고통스럽습니다. 박사님은 화분증에 어떻게 대처하세요?
Q11. ‘난자 제공’이 화제가 된 적이 있죠. 그렇게까지 해서 자손을 남겨야 하나요?
★ 온천의 효과

2장 개의 배신
Q12. 늘 애견과 함께 생활합니다. 개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개로 질병이 옮을 수 있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Q13. 남자 친구가 엄격한 채식주의자입니다.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Q14. 규슈에서 스크레이피 병에 걸린 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양고기를 먹어도 괜찮을까요?
Q15. 육회를 아주 좋아했는데 식중독 사망 사건이라니, 대장균도 무섭군요.
Q16. 아내가 딸을 너무 떠받듭니다. 자식을 과보호하며 키우고 싶지 않군요.
Q17. 요즘 내면이 삭막해진 듯합니다. 전에 맛본 적이 없는 감동을 손쉽게 맛보고 싶습니다.
Q18. 이메일에, 스마트폰에, 소셜미디어. 정보화 사회는 편리하지만 왠지 피곤하네요.
Q19. 남자 친구는 혀가 얼얼하도록 매운 음식을 좋아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지는 몰라도 많이 먹으면 역시 안 좋겠죠?
Q20. 나비처럼 예쁜 언니와 나방처럼 조용하고 어두운 나. 늘 비교당하니 슬프네요.
Q21. 임신테스터로 희소식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오류일 가능성도 있나요?
★ 쿨민트의 고래

3장 정리 정돈을 못하는 여자
Q22. 요즘 ‘단사리’가 유행이지만 저는 뭐 하나 버리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정리 정돈 못하는 저는 정말 못난 여자인가요?
Q23. 느릿느릿 굼뜨지만 오래오래 사는 거북. 힘겨운 세상을 버텨내는 비결을 거북에게 듣고 싶습니다.
Q24. 물로 씻지 않아도 된다는 무세미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무세미는 왜 씻지 않아도 괜찮은 거죠?
Q25. 육식이다 잡초 근성이다 해서 요즘 일본 여성들도 씩씩해졌습니다. 연약한 아가씨는 멸종된 걸까요?
Q26. 커피 중독입니다. 너무 자주 마시면 역시 몸에 나쁜가요?
Q27. 일본인의 주식은 쌀. 재난 현장에서 구급 식량으로 활약하기도 하는데, 해외에서는 어떤가요?
Q28. 잎을 다 떨군 가을 나무들은 다 비슷해 보여요. 분간하는 요령이 따로 있나요?
Q29. 여름에 등산할 때도 동사하는 수가 있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Q30. 식품 포장지의 ‘합성착색료’ 표시를 눈여겨본 적은 없지만, 천연 색소가 최고죠?
Q31. 토용의 축의 날에 편의점에서 산 장어덮밥 도시락이 의외로 맛있더군요. 사시사철 판매할 수는 없는 건가요?
★ 천재 수학자의 취미

4장 잠자리의 결혼
Q32. 잠자리를 잡았습니다. 날개를 살펴보니 참 신기하게 생겼네요.
Q.33 야마다이국의 가장 유력한 후보지에서 산과 바다에서 나는 온갖 식자재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답니다. 고대인은 미식가였나 봐요.
Q34. 거리에서 비둘기 똥을 맞는 바람에 옷을 망쳤습니다. 정말 짜증나는 새로군요.
Q35.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외계 생명체’. 결국 우주인은 있다고 봐야 할까요?
Q36. 설떡에 곰팡이가 피었어요. 곰팡이가 핀 자리만 떼어 내면 먹어도 괜찮나요?
Q37. 생물학자에게 가장 쓸모 있는 생물을 꼽으라면?
Q38. 일교차가 큰 계절입니다. 날이 쌀쌀해지면 왜 소변이 잦아질까요?
Q39. 거북과 자라. 뭐가 다릅니까?
Q40. 조명을 LED로 바꾸었습니다. 전기가 절약된다지만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 사라진 스텔러바다소

5장 고양이의 애수
Q41. 남자 친구도 고양이도 비만입니다. 살찌는 체질인지 아닌지를 유전자 검사로 알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Q42. 매미 소리가 구슬프게 들리는 철입니다. 땅속에서 몇 년을 살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여명이 겨우 1주일이라니, 매미가 너무 불쌍해요.
Q43. 아끼던 햄스터가 죽었어요. 나이가 든 지금도 작은 동물들의 짧은 목숨이 불쌍합니다.
Q44. 방사선을 많이 발산하는 라듐이 각지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Q45. 가을 산에서 심호흡을 하면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듭니다. 숨을 쉰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에요.
Q46.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금광을 찾는 요령을 가르쳐 주세요.
Q47. 잎을 곱게 물들였다가 미련 없이 떨궈 버리는 낙엽수. 엄동설한에도 푸릇푸릇한 상록수. 어느 쪽을 좋아하세요?
Q48. 마당의 탱자나무가 호랑나비 유충 때문에 앙상해졌습니다. 식탐이 정말 대단하네요.
Q49. 멸종된 줄 알았던 다자와 호수의 구니마스가 후지 산 자락에 살고 있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군요.
★ 계란을 품지 않는 닭

작가 소개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1959년 도쿄에서 태어나 교토대학을 졸업했다. 하버드대학 의학부 연구원, 교토대학 조교수 등을 거쳐 현재는 아오야마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분자생물학. 저서로는 고단샤 출판문화상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프리온설은 사실일까?》 《소고기 안심하고 먹어도 되나?》 등이 있다. 2006년 제1회 과학저널리스트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 《생물과 무생물 사이》로 제29회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했다.

이규원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했다. 문학, 인문, 역사, 과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번역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오쿠다 히데오의 《인 더 풀》, 구마가이 다쓰야의 《어느 포수 이야기》, 마쓰모토 세이초의 《범죄자의 탄생》, 미야베 미유키의 《괴수전》 《이유》 《진상》 《얼간이》 《피리술사》 《하루살이》 《미인》, 이시다 이라의 《식스틴》 《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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