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라 07 <구의 증명>, 사랑은 불행을 공유한다

두 달 전, 은행나무 사내 인트라넷에 아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은행나무 노벨라 제목, 의견 주세요~]

일곱 번째 노벨라 시리즈 도서로 최진영 작가의 <너의 의미>(가제)가 출간될 예정입니다. 그 전에 제목을 바꾸고자 하는데요. 짧은 댓글로 의견을 표해주시면 정말 감사할 거예요.

소설 시작은 남자(이름 :구)가 길바닥에 죽어 있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 서서히 굳어가는 구의 시체를 여자(이름 :담)가-화자이기도 한- 자신의 집으로 걷어 스스로 장례를 치르게 되면서 소설이 시작되죠. 여자는 남자를 먹습니다. 구체적인 시신을 먹는 행위는 극도로 절제되어 있으나, 물리적인 방법이 리얼하게 제시되어 있기는 합니다. 은유적인 표현으로써 시신을 먹는 장면이 자주 언급되며 여자는 사랑하는 구와의 과거 얘기를 시작합니다.

읭….? 응?? 순간 JIN양은 자신의 눈을 의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먹는다고..?!..

'너의 의미'에서 '구의 증명'으로

‘너의 의미’에서 ‘구의 증명’으로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는 매달 한 권씩 출간되는 중편소설 시리즈입니다.(이제 너무 많이 말해서 입이 아플 지경) 그래서 매달 출간되는 노벨라 시리즈 도서의 날개를 보면 그다음에 출간될 노벨라 시리즈 도서의 가제목이 찍혀 있는데요, 날개에 적힌 제목은 어디까지나 가제이므로 새롭게 제목이 바뀔 수도 있어요~ <구의 증명>의 담당 편집자 B 씨는 제목에 대한 은행나무 식구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인트라넷에 위와 같은 글을 올린 거죠. 제목에 대한 의견을 받기 위해서는 도서에 대한 짧은 소개가 필요하고요.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정상적인 장례절차를 밟지 않고 시신을 먹…는다니… 제목 안에 대한 생각은 차치하고서라도 도무지 어떤 내용의 소설일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사실…읽기 전에 겁부터 먹었어요. ‘뭐지 공포인가? 스릴러? 아닐 텐데…은행나무 매드픽션클럽 시리즈 도서(매드(MAD, Mystery and Drama) 픽션 클럽: 문학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스릴러와 미스터리 장르 작품을 소개하는 은행나무 출판사의 해외 문학 시리즈)는 따로 있는데…’라면서요.

 

정말 딱 1시간 30분만

정말 딱 1시간 30분만

 

기대 반, 두려움 반. <구의 증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출•퇴근할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 JIN양은 항~상~ 지옥철에 시달려서..ㅜ.ㅜ 자리가 나지 않는 한, 책을 꺼내 읽기가 쉽지 않은데요, 노벨라만은 예외이죠! (잠깐을 못 참고 노벨라 홍보ㅋㅋㅋㅋ) 후훗~ 얇고 가벼워서 지하철에서 딱이에요! 엄지 척! 아니, 근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예상과는 완전히 다르게…읽으면서 점점 가슴이 먹먹해지기 시작….아아….심지어 출근길에 <구의 증명>을 독파하고 회사에 도착해서는 온종일 아련한 기분으로 일했다는….그만큼 여운이 정말 강하게 남았어요. 어느 정도였느냐…

 

[은행나무 회식 중]

-<구의 증명> 담당 편집자 B씨: <구의 증명> 읽어 봤어? 어땠어? 괜찮지?
-JIN양&마케터 J양: (입을 모아서) 헐…진짜 가슴이 먹먹하고…그 뭐랄까 여자들이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에요, 이건!
(실제로 저렇게 말했어요!)

-담당 편집자 B 씨: 정말? 아니 이건 뭐 카피를 그렇게 쓸걸! ‘여자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소설’이라고!

슬슬~ 내용이 궁금해지기 시작하시죠잉? <구의 증명>을 쓴 최진영 작가의 인터뷰를 발췌하여 소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드릴게요!

 

2. 구의 증명_ 표지 꾸밈

 

소설가 최진영(34)의 두 가지 상상.

하나.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다가 그의 살을 뚝뚝 뜯어 오물오물 씹어 먹는다. 애인의 살은 찹쌀떡처럼 쫄깃하고 달다. 끔찍하거나 엽기적이기는커녕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둘.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면 그의 육신은 불태울 수도 땅에 묻을 수도 없다. 늘 나의 죽음보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의 죽음이 더 큰 공포다.

작가는 두 가지 상상을 하나로 버무렸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이 ‘구의 증명’이다.
- (출처: 동아일보 [책의 향기/ 이 책, 이 저자] ” “죽은 연인을 먹으며 존재 증명… 불행해도 함께 있자는 사랑도 있죠”)

소설 속 ‘구’(남자)와 ‘담’(여자)은 처음 만난 여덟 살 때부터 서로 호감을 느꼈습니다. 가정 형편이 불우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했고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졌는데요, 성인이 된 구가 부모가 남긴 빚 때문에 쫓기다 죽고…말아요. 담은 죽은 구를 자신의 집으로 옮겨와 먹기 시작합니다.

구와 담은 세상에 그 둘 밖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담이 구를 따라 죽으면 둘은 아예 세상에서 없는 게 되어버린다고 생각한 나머지, 담은 구를 먹으면 피와 살이 되니 오래 살 수 있고 자신 안에 구를 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먹으면서 ‘구’의 존재를 ‘증명’한 거예요. 어때요?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좀 풀리셨죠?

기존에 은행나무 페이스북 페이지를 방문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보통은 출간 알림 게시물을 올리고 차차 해당 도서에 대한 소개로 이어지는 콘텐츠를 게시하거든요. 그런데 <구의 증명> 만큼은 따로 도서에 대한 소개 없이, 책 속 문장만으로도 페친분들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이미지를 제작해보았죠.

구의증명

구의증명 페북2

구의 증명_문구3

구의증명_문구4

 

벚꽃이 만개하고 따뜻한 봄기운에 마음이 살랑살랑이는 이때, 집에 딱 가서 딱 씻고 누워있다가 감성 감성 이미지를 보면 괜히 공유하고 싶고…캡쳐하고 싶고…그렇지 않나요. (맞아요. 저 봄타요) 4월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이번 달엔 노벨라 세 번째 북콘서트가 열립니다!!!! 인터넷 서점에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기 전에, 블로그 이웃님들을 위해 날짜를 먼저 알려드릴게요! 4월 29일 수요일 저녁에 북콘서트가 열릴 예정입니다^0^ 이번에는 노벨라 06 <달의 의지>의 황현진 작가와 노벨라 07 <구의 증명>의 최진영 작가가 여러분을 만나는데요, 두 소설의 컨셉이 아주 명확합니다. ‘사랑과 이별’이에요~ ‘관계에 끝에 선 사람들이 말하는 서로의 불편과 불안’, 그리고 ‘사랑 후 남겨진 것들에 관한 숭고할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

 

노벨라_작가와의만남 알라딘 이벤트페이지2

 

참가자분들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사연을 사전에 받아, 두 작가가 연애 상담을 직접 해줍니다! (물론 익명 보장)

그래서 노벨라 연애상담소설이 된 거죠ㅎㅎㅎㅎ 북콘서트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지금 바로~
이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댓글로 성함과 연락처, 동반 참석 인원을 적어주세요!
[4월 27일(월) 당첨자에게 개별 연락 드립니다.]

노벨라_블로그배너이미지

관계의 끝에 선 사람들이 서로의 불편과 불안에 관해 말하다
시리즈 은행나무 노벨라 6 | 분류 국내소설 | 출간일 2015년 2월 11일
사양 변형판 130x199 · 132쪽 | 가격 8,000원 | ISBN 9788956608440
사랑 후 남겨진 것들에 관한 숭고할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
시리즈 은행나무 노벨라 7 | 출간일 2015년 3월 30일
사양 변형판 130x199 · 180쪽 | 가격 8,000원 | ISBN 9788956608556
황현진
2011년 장편소설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로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자세히 보기
최진영
1981년 출생. 2006년 《실천문학》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와 소설집 《팽이 》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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