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의지>의 황현진 작가와 <구의 증명>의 최진영 작가가
은행나무 노벨라 세 번째 북콘서트에서 들려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1.
세상에 4개 밖에 없는 특별 제작 파우치로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예쁘긴 한데, 어디서 많이 본 이미지 아닌가요? 노벨라 마니아분들이라면, 아니, 블로그 대문 사진을 한 번이라도 유심히 본 분이라면 금방 알아채셨겠죠? 네, 바로 노벨라 06 <달의 의지>와 07 <구의 증명>의 표지 이미지를 모티브로 제작한 파우치입니다. 너무도 탐이 난 나머지, 때 마침 파우치가 필요했다는 핑계로 JIN양도 슬그머니 하나를 따로 주문해서 쓰고 있지요. 훗.
2015년 5월, 노벨라 시리즈의 신간 <알마의 숲>이 출간됨으로써 총 8권의 노벨라 시리즈 도서를 시중에서 만나실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 <달의 의지>와 <구의 증명> 파우치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죠. 바로 지난 4월 29일에 진행된 노벨라 세 번째 북콘서트를 위하여 말입니다. 두 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노벨라 북콘서트를 위해 은행나무 식구들은 행사 약 한 달 전부터 장소를 섭외하고 컨셉 회의를 진행하는 등 알찬 행사를 위하여 온 신경을 기울인답니다.
이런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신 걸까요. 사실 이번 북콘서트 때에는 총 참석자의 절반 정도되는 분들이 1,2회 때 참석해주셨던 독자분들이셨습니다. (감동..ㅜㅜ) 지난 번에 만나 뵈었을 때보다도 더 반짝이는 눈으로, 더 큰 리액션으로 돌아와주신 ‘독자분들은 사랑입니다.’
심지어 이번에는 행사 참여를 유도하면서 작은 미션도 드렸었습니다. 댓글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달라는 것이었는데요, 채택된 사연은 황현진·최진영 작가의 답변을 들으실 수 있다는 말로 여러분을 유혹(?)했습니다. 이런 사전 미션을 드린 데에는 이번 북콘서트의 명확한 컨셉때문이었어요. 이름하야 ‘노벨라 연애상담소’입니다. <달의 의지>와 <구의 증명>은 모두 사랑과 이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연애소설을 쓴 작가에게 직접 듣는 연애 상담이라니, 이런 기회 흔치 않잖아요~ 슬쩍 JIN양도 고민 상담을 신청하고 싶더군요.
#2.
본격적인 두 작가와의 대화 전, 인터뷰 영상을 맛보기로 보여드렸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으로 노벨라 북콘서트를 접하시는 분들은 영상을 꼭 보고 오세요! 북콘서트의 핵심 주제가 쏙쏙 담겨있거든요. 게다가 이 인터뷰 영상은 은행나무의 ‘금손’이라 불리우는 편집자 헤르츠티어가 새벽까지 영상 편집을 했다는 사연이 담긴 영상이라능. 이제 인터뷰 영상에서 했던 질문과 소설 속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두 작가의 소개 먼저 해드릴게요.
사회자 금정연 : 은행나무 노벨라의 6번째 작품인 <달의 의지>의 황현진 작가는 2011년에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고 젊은 작가답게 재치가 느껴지는 작품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7번째 <구의 증명>의 최진영 작가는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2010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신 옆을 스쳐 간 그 소녀의 이름은>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독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젊은 작가답게 재기 넘치고 발랄한 작품을 보여주시는 만큼 오늘 이 자리에서도 작품에 대해서, 그리고 연애 상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기대해보겠습니다.
노벨라 세 번째 북콘서트에 참석해주신 독자분들께 인사해주세요.
황현진 : 안녕하세요, 저는 <달의 의지>를 쓴 황현진이고요, 오늘 날씨가 궂은데 되려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서 나누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가 아닌가요. ㅎㅎ
최진영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독자분들을 만나게 될 줄이야…! <구의 증명>을 쓴 최진영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아요.
지금까지 노벨라 시리즈는 7권이 출간되면서 다양한 이야기와 소재가 다뤄졌는데, 절묘한 우연인건지 북콘서트를 함께하는 두 작품 세계가 비슷한 점들이 많더라고요. <달의 의지>와 <구의 증명> 또한 사랑의 부재를 이야기하는 점에서 많이 닮아있습니다. 책 소개를 짧게 해주신다면?
황현진 : 인터뷰 영상을 찍을 때도 제 소설을 ‘이러이러한 소설이다.’ 라고 정의 내리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소설을 쓴지 4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30대 여자가 긴 연애 끝에 힘든 나날들을 이겨보려고 본인의 충동에 이끌려 다니는 이야기입니다.
최진영 : 황현진 작가님께서 어쩌다가 이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지만, 결국 마감 때문에 쓰셨을 거예요. 저도 그렇고ㅎㅎㅎ <구의 증명>의 경우엔, 죽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남자와 이별을 겪은 여자가 그와의 이별일수도 있고 끝나지 않은 사랑일수도 있는데, 그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당해내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3.
두 작품 모두 제목이 0의 00이죠. 제목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최진영 : 제가 직접 지은 제목이 아니에요. 담당 편집자님께서 지어 주신 제목이 <구의 증명>인데요, 제가 원래 지었던 제목은 <너의 의미>였어요. 그런데 <너의 의미>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산울림 또는 아이유의 노래를 떠올리시겠…죠?….
황현진 : 저는 제목도 정하지 않고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제목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편집자가 ‘달의 의지’라는 구절을 보고 제목으로 하자고 했죠. 공교롭게도 최진영 작가의 소설이 바로 뒤에 나왔는데 <구의 증명> 이었어요. 저는 좋았어요. <달의 의지>의 별책부록(?)의 느낌이 나기도 하고. (두 분은 실제로 굉장히 친한 사이셔서 하는 농담ㅎㅎ) 제가 최진영을 되게 좋아해서 책으로나마 짝으로 지어주신 편집장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구의 증명>에는 죽은 연인의 몸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설정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최진영 : 저는 이게 파격적이라는 생각을 조금은 했지만, 세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소설을 쓸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나라면 어떻게 할까?’인데, 그렇게 되면 감정이입이 되어서 쓸 수 있어요. 저에게도 구와 같은 존재가 있었더라면 저도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상대가 너무 사랑하는 존재이고 죽음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땅에 묻거나 불에 태우는 행위가 스스로 용납되지 않는 거죠. 왜, 그런 뉴스 뜨잖아요. 죽은 어머니의 시체를 그대로 방에 모셔둔다든지…
<구의 증명>의 두 주인공의 이름인 ‘구’와 ‘담’처럼 <달의 의지>의 인물 이름도 특이합니다. ‘한두’도 그렇고 별칭이긴 하지만 ‘에그’도 그렇고요. 그런데 ‘나’, 즉 화자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아요. 그 이유는?
황현진 : 처음부터 화자 이름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주인공의 이름을 제 이름으로 분명히 생각할거라고 두려워하면서 썼지만…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 소설에서는 제 이름으로 읽힐 수밖에 없으니까요. 제 이름은 황현진입니다. ㅎㅎㅎ
#4.
그렇게 말씀해주신 김에 질문하겠습니다. 두 작품은 사랑, 관계, 이별을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소재 선택에 있어서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 것도 있을까요? 공개해주실 수 있는 선에서 대답해주세요.
황현진 : 제 경험이 아니라고 해도 안 믿으시겠죠. ㅎㅎㅎ <달의 의지>를 써야 하는 시점이 왔을 때 저는 이별을 겪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고, 저는 어떻게든 버텨봤어요. 마침내 헤어지자는 말이 그 친구 입에서 나왔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고. 그 친구도 관계를 지속할 힘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과정이 소설의 도입부예요. 중반부부터는 다른 이야기들이고요. 여러분 저는 괜찮아요.
(잠시 눈물 좀 닦고…).
최진영 : 제 경험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슷한 경험을 하긴 했죠. 어렸을 때부터 함께 성장한 남자를 사랑한다거나. 상대가 다른 여자랑 있는 것을 본다든가.
그렇다면, 두 작가는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요?
황현진 : 사랑은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사랑인 것 같고요. 인터뷰 때 20대의 사랑과 30대의 사랑의 차이점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 대답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대답해드릴 수 있어요. 20대 때는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 것 같고 30대 때는 그 사람의 삶을 사랑했어요. 사랑…음…연애라고 할게요. 연애는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렇지? (최진영 작가를 바라보며)
최진영: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이런 말이 있죠. 저는 그 반대인 것 같아요. 사랑은 가장 참을 수 없고 사랑을 하면 평화롭지 않고 사랑하면 질투심 폭발이고…그렇잖아요. 누군가가 저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이런 건 아니야’라고 말할 순 있지만 ‘사랑은 무엇이야’ 라고 정의 내릴 순 없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모르고 싶어요. 죽기 하루 전에 알면 좋을 것 같아요.
역시 텍스트로 그날의 분위기를 다 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사랑과 이별에 관한 두 작가의 진솔한 대화가 어렴풋이 느껴지시나요? JIN양은요, 그냥…정말…대박 좋았어요. (사심 폭발) 두 작가가 제가 잘 아는 동네 언니처럼 느껴졌어요. 그날의 분위기를 사회자이셨던 금정연씨의 말을 빌려 표현해보자면 “지금 저희 앞에 놓여 있는 것이 커피가 아니라 막걸리인가요”
예고에 없던 비가 쏟아졌던 날씨가 그날의 분위기를 한층 간질간질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아요. 자, 이제 남은 코너는? ‘노벨라 연애 상담소’입니다. 실제 독자분들의 사연을 은행나무 마케팅 팀 식구들의 목소리로 녹음해보았는데요, 사연에 감정 이입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연애란…또르르 사랑이란…그런 거니까요. (오글 주의)
노벨라 연애 상담소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노벨라 세 번째 북콘서트 후기 2탄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