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위한 잉여짓 [심쿵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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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본문보다 작가 혹은 역자 후기를 먼저 읽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책이 인쇄되어 나오기 전에 읽어야 하기에 작가 혹은 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듣지 못하고 원고를 읽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버릇이 들더군요. 특히 외서의 경우에는 역자 후기를 먼저 읽으면 대략적인 책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답니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역시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인지라 먼저 옮긴이의 말을 찾아 읽기 시작했죠. 그런데요, 첫 단락을 읽는 순간 두려워졌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내 안의 살인마》를 썼다면?
짐 톰프슨이 《펄프 픽션》을 만들었다면?
고딕 누아르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가 딱 그런 느낌이다. 머더발라드, 미국식 고딕 소설, 그리고 로드 무비.

사실 누아르가 뭔지도 잘 모르고, 고딕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건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 정도였지만 그래도 쿠엔틴 타란티노의 팬인지라 어렴풋하게나마 이 소설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그나저나 머더발라드라니 ㅠㅜ) 아마도 배경은 이런 곳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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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로렌스가 출연하는 영화 《윈터스 본》의 한 장면

눈을 질끈 감고 원고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부패한 경찰과 섹스 중독자인 전도사 그리고 히치하이커를 살해하고 널브러진 시신을 찍는 남자… 평범한 캐릭터를 찾아볼 수 없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읽으며 ‘아, 이런 소설을 고딕 누아르라고 하는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죠. 원고를 모두 읽고 글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설의 분위기를 전해드리고자 우선 책과 함께 촬영할 소품을 구매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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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다니엘, P-38 비비탄총 그리고 “어렵게” 구매한 블러드 팩 샤워젤

그리고 구매한 아이템을 모두 들고 JIN양은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 사무실로 복귀하더니 이런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오호… 뭔가 끈적거리는 핏빛 누아르의 포스를 풍기는 느낌이 들어 “이 사진 대체 어디서 찍은 거요?” 하고 물으니 돌아온 대답은, “거기 우리은행 가는 길에.. 예식장 있잖아요. ㅋㅋㅋㅋㅋ 거기 길에 두고…” 계속해서 JIN양의 잉여짓 후기를 들어보시죠.

시뻘건 책과 함께 찍을 소품을 찾던 중에 우연히 토X모리를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화장품 매장의 분위기와는 전혀 안 어울리는 ‘블러드 팩(을 가장한 샤워 젤)’이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머, 이건 사야 해! 일단 구매를 했지만, 막상 책이랑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블러드 팩을 매달 곳이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뾰족하고 긴 것들에 시도를 해보다가.. 합정역 근방에 위치한 예식장 바깥 도로변에서 블러드 팩을 걸고는 책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옆에는 버스가 지나가고 있었어요.(사람도, 개님도….)

업무 시간의 25% 이상을 잉여짓에 할애하고 있는 M군 역시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책을 소개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폭풍 구글링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들어간 웹페이지에서 네 개의 아이콘을 통해 책 혹은 영화의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호빗》 그리고 《저수지의 개들》ⓒletterology.com

《호빗》 그리고 《저수지의 개들》 ⓒletterology.com

담당편집자도 겁이 많아 퇴근할 때면 원고를 한쪽으로 치워버렸다는데… 그럼 이 책은 다소 강한 소설을 기다린 마니아들만 사보는 것은 아닐까라는 노파심이 들더군요. 그래서 귀욤귀욤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활용해서 “안 무서운” 책인 것 처럼 소개해보기로 했죠.

악마_아이콘 수정

아픈 아내를 살리기 위해 제물을 바치는 애처가는 결국 사람에게 총을 겨누고,
히치하이커와 아내의 정사를 지켜본 남자는 살인을 하고 널브러진 시신을 찍는다.

그뿐이랴. 교회엔 온갖 종류의 거미를 자신의 몸에 쏟아 부으며 신의 부름을 청하는 전도사가 있고,
보안관은 마을에서 하나뿐인 술집에서 위스키만 마셔댈 뿐이다.

도처에 깔린 악마의 살인을 ​ 기다리게 만드는 핏빛 고딕 누아르,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작업을 마치고 나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네 개의 아이콘들을 배치한 이미지는 다행히도 인스타그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M군이 원고를 읽으며 느꼈던,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 가득한 분위기를 전달해주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그래서 책의 서두에 나오는 강열했던 한 대목을 그림으로 표현해보기로 했습니다. M군과 JIN양 모두 그림에는 젬병이라 작업은 일전에 <분노> 일러스트를 그려주신 분께 부탁드렸습니다. “좀 세게 그려주셔도 됩니다…” 노약자와 임산부는 스킵해주시길…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말풍선

‘오랜만에 나는 재밌지만 웬만한 사람은 소화할 수 없는 책을 만났다’는 역설적 극찬을 받은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몰락한 사회가 어떻게 인간의 광기에 불을 붙이는지 궁금하다면 주저 말고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M군은 잉여력을 키워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포스팅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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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국외소설 | 출간일 2015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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