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왕좌의 게임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입사한 날이 또 7월 1일이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독자분들이 많이 반가워해주셔서 책을 만들면서 있었던 일들이 그냥 다 잊혔습니다. 분명 회사와 집을 오가는 길에서 편집 후기로 생각해놓은 푸념들이 있었는데, 다 평범해져버린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 편집 후기에서는 개정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표지가 오리지널 디자인을 이용,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해외 각지에서 여러 가지 표지를 사용하고 있고, HBO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타이인 표지도 나와 있고, 책 중앙에 있는 심벌이 다른 표지, 혹은 얼불노 시리즈의 공간을 구현한 표지 등 여러 가지 표지가 있습니다만 얼불노 시리즈의 표지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표지를 사용하였습니다.
개정판은 구판보다 페이지 수가 적은데, 대화가 나올 때마다 문단을 나누던 방식에서 원문의 문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 편이 화자 파악에 더 용이한 면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문단을 나누지 않는 방식이 일반적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내용상 흐름이 한 번 바뀌는 부분에서 분권을 해서 1권과 2권의 페이지 수가 좀 다릅니다. 그리고 더 잘 펴지도록 제본 방식을 바꾸어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책을 두 손으로 잡고 봐서 원래 방식대로 제본을 하자고 했었는데, 막상 책이 나오고 보니 미묘한 차이인데도 확실히 보기에 편하더군요.
이상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해본 소소한 장치들이고,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번역을 다시 했다는 점이겠지요. 옥타비아 버틀러,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등 국내 독자들이 많이 기다려온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신 이수현 번역자께서 고되고 까다로운 작업을 맡아주셨습니다. GRRM의 기존 팬은 물론 처음 얼불노 시리즈를 접하는 독자들까지 그의 세계를 더욱 즐겁게 탐독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촘촘한 세계관과 치밀한 복선, 촌철살인의 대사까지, 이번 개정판이 얼불노 시리즈가 과연 아름다운 작품이었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후 출간 일정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하실 텐데요, 우선 왕좌의 게임 전자책은 1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2부 ‘왕들의 전쟁’은 1부 출간 고지 때 안내한 대로 2017년 4월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혹 변동이 있더라도 당겨지는 변동이지 미뤄지는 변동은 아닙니다. 이후 일정은 현지 ‘겨울의 바람’ 출간 일정에 따라 변동이 심해 추후에 안내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껏 책을 여럿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이번 책만큼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조심스러웠던 적이 없습니다. 그럴수록 편집자인 제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열심히 책 만드는 일이겠지요. 개정판에 관한 응원과 질책, 모두 귀 기울여 듣고 좋은 책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계속 지켜봐주세요. 앞으로도 홈페이지, 페이스북 어떤 채널로든 궁금하신 점들 많이 남겨주시고요. 이만 편집 후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