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다가올 봄을 기다려요

시린 손을 호호 불며 눈을 질끈 감는 어느 겨울 날, 문득 다가올 봄을 상상하게 될 때가 있지요. 목덜미를 간질이는 따뜻한 바람과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온몸을 감싸오는 달콤한 꽃 향기. 아, 상상만 해도 나른해 집니다. 오늘은 혹독한 추위는 잠시 잊어버려요. 반짝이는 햇살세상 모든 것에 ‘예쁨’ 필터를 덧씌우는 봄을 상상해 보아요

 블1
우리가 상상하는 봄의 모습입니다. 햇빛이 은은하게 가라앉은 봄의 정원앉아 잔잔하고 감성돋는 책 한 권을 음미하듯 야금야금 읽는 거예요. 향 좋은 허브티도 텀블러에 담아 챙기고, 카메라와 함께 나의 인생샷을 찍어줄 친구나 연인도 챙겨가면(!!) 더없이 좋지요.

블2
춘곤증에 시달리며 쩌억 하품을 하고 난 후, 애절한 눈빛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쳐낸 우리의 모습

하지만 현실은……. 이 사진에 더 가깝습니다 그나마 저 멍멍이처럼 정원에 널부러질 수 있다면 다행. 풀한포기 없는 원룸촌에 사시는 분들의 경우, 창문을 열면 꽃 향기는 커녕 담배연기만 올라옵니다. 꽃도 별로 안 보이는데 꽃가루 알러지는 어째서 매년 잊지 않고 우리를 찾아오는지! 1월 1일에 야심차게 끊은 헬스장은 발 끊은 지 오래요, 자기계발은 커녕 아침에 10분만 더 잘 수 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지지요.
블3
꼭, 천천히 읽어주세요.
<봄의 정원>을 쓴 시바사키 도모카는 이렇게 당부합니다. 이 소설에는 하늘, 공장, 담장, 나무, 벌레 등 매일같이 스쳐 지나가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풍경들이 가득한데요. 마치 카메라 렌즈의 움직임을 좇아 과거와 현재의 공간을 담아낸 연속 사진을 보는 듯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어쩐지 거리를 더욱 구석구석까지 걷고 싶어질 거예요. 잔잔하고 소소하지만, 그래서 마음 한 켠이 아려올만큼 아름다운 순간들을 담고 있거든요.

블4
기억과 만남,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소설
시리즈 오늘의 일본문학 | 분류 해외소설 | 출간일 2016년 4월 11일
사양 변형판 128x188 · 156쪽 | 가격 10,000원 | ISBN 9788956609928
시바사키 도모카
1973년 오사카 시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에서 인문지리학을 전공했다. 2004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오늘의 사건사고》가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제24회 사쿠야코노하나상을 수상했다. 2006년 《그 거리의 현재는》으로 제23회 자세히 보기

9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