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가슴에 새긴 너>의 작가 김민기가 전하는 더 큰 사랑
진정한 사랑의 아픔과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의 숭고함으로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베스트셀러 <가슴에 새긴 너>의 작가 김민기. 그간 <눈물꽃><들꽃향기로 남은 너><하얀 코스모스> 등을 통해 사랑과 그리움에 대해 가슴 절절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던 그가 3년 만에 신작 <문밖의 어머니>를 통해 우리에게 더 큰 사랑과 감동을 전한다(은행나무 刊). 이 세상 모든 사랑이 고귀하고 아름답기에 이러한 사랑을 비교하거나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남녀 간의 가슴 저린 사랑과 아픔에 대해 그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없다는 찬사를 받은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는 그에게 가장 먼저 사랑을 일깨워준, 그리고 마흔을 훌쩍 넘어선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 사랑의 깊이를 깨닫게 된 어머니에 대한 것이다.
이미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많은 독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던 저자는 신간 <문밖의 어머니>를 통해 일생을 눈물로 자식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희생적인 사랑을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토리로 그려냈다. 비록 사랑의 주체는 남녀 간에서 모자간으로 바뀌었지만, 그동안 과장이나 거짓이 없는 순수한 사랑의 모습을 담아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어내고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해주었던 것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는 더욱 섬세하고 아름답게 사랑의 의미를 표현해 내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엄마의 헌신과 사랑을 어느 정도나 이해할까 생각하다 보면 그저 쓴웃음 정도로 정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자는 실제로 자신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자신은 어머니를 생각하고 어머니를 위해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며 이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이지만 오히려 멀기만 한, 한쪽은 주기만 하고 한쪽은 받기만 하는 일방적이고 불공평한 관계. 서문을 통해 이토록 평생을 자식을 위해 땀과 피와 눈물을 쏟아 붓기까지 자신을 희생하는 어머니들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 저자는 더불어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과 희생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길 희망했다.
“이제라도 어머니를 내 마음의 울타리 안으로 모셔 와야 할 것 같아….”
<문밖의 어머니>의 주인공 인하는 누가 보아도 일정 부분 ‘우리’의 모습을 닮아 있다. 언제나 대가없이 받아왔기에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과 희생과 그것이 너무 익숙하고 편해서 감사하는 마음은커녕 오히려 귀찮게 여기고 반발하는 자식, 그리고 그런 모습마저도 말없이 감싸 안는 어머니의 사랑. 우리는 모두 한없이 투정만 부리는 어리석은 자식인 것이다. 소설 속의 인하 역시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어린 시절부터 마음을 닫아 건 채 그 사실을 외면하고 오히려 반발하기만 하여 그를 지켜보는 어머니와 독자들을 끊임없이 안타깝게 한다.
어린 시절 인하는 사랑하는 아빠에게 세계에서 제일 큰 백화점을 선물하겠다는 꿈을 가진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인하마저 심장병으로 수술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지자 소박하지만 행복했던 집에는 적막과 한숨만이 가득하다. 인하를 살리려는 간절한 마음에 어머니는 절벽 위에 선 심정으로 남편의 사업을 실패로 몰고 간 사람에게 돈을 빌려 인하의 수술비를 대고 그 사실을 안 아버지는 괴로운 마음에 술에 만취한 채 방황하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가장 사랑하던 사람인 아버지가 허망히 세상을 뜨자 인하는 어린 마음에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다가 아들의 죽음을 며느리의 탓으로 돌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는 탈출구를 찾듯 자신 역시 그 모든 사실을 어머니의 탓으로 돌린다. 그 후 끊임없이 어머니에 대한 증오를 키우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어머니와의 서먹한 관계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런 인하에게 그의 삶을 밝혀주는 옛 연인 수연이 나타나면서 어머니와의 관계는 일순 진전을 보이는 듯하지만 너무나 오랜 세월 쌓인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밀어만 내는 아들을 사랑하고 온몸이 부서져라 일하며 뒷바라지를 하는 어머니에게는 이러한 아들마저도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이런 두 사람의 엇갈리기만 하는 시선과 감정은 언제쯤 풀어질 수 있을지….
이 세상 가장 처연한 사랑, 그 사랑이 전하는 커다란 감동
<문밖의 어머니>는 예전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소재도 아니고 다양한 사건들이 얽히고설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도 아니다. 오히려 늘 우리가 보아왔던, 바로 내 어머니의 힘들고 아픈 인생의 이야기이다. 아파서 괴로워하는 아이를 보며 오히려 자신을 책망하고 내 목숨과 바꾸어서라도 살리고픈 어머니의 마음, 그 마음이 자신의 인생을 더욱 힘들고 어렵게 하지만 어머니는 그것마저도 자식을 위해 감수한다. 그렇게 힘겹게 살린 아이마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그러한 자식의 모습에 섭섭함은커녕 멀리서나마 건강한 아이의 모습을 볼 수만 있기를 바란다. 묵묵히 자식이 그저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기만을 기원하며 자신은 돌보지 않는 어머니. 하루하루 자신의 몸은 무너지고 쓰러져도 눈 안에 들어오는 자식의 훌쩍 커버린 모습에 마냥 행복한 어머니. 이 세상에서 가장 아픈, 그렇기에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다.
탈무드 속담에 ‘신(神)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는 마치 그 말에 충실히 따르기 위해 살아가는 듯 태어날 때부터 자신을 아프게 만든 아이를 위해 일생을 희생한다. 책 속에서 뒤늦게 이러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깨달은 인하가 눈물 속에서 고백하듯 우리는 늘 곁에 모시고 아끼고 존경해야 할 어머니를 울타리 밖, 내가 견고하게 쳐놓은 굳은 마음의 담 너머 문 밖에 방치하는 지도 모른다. 그곳에서도 자식을 잊지 못하고 차마 눈길 한 번 돌리지 못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익숙하고 오히려 거추장스럽기만 한 철없는 자식을 어머니는 그저 눈물로 안고 간다. 이제라도 문 밖에 선 채 마음으로 울고 계시던 어머니를, 바로 내 곁, 그토록 오고 싶어 하시던 곳으로 모실 수만 있다면…. 언제나 이러한 깨달음은 한 걸음 늦기에 일생 마음에 담고 살게 되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