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문재인
위기와 희망의 길목에서 문재인을 말하다
역사는 자주 어떤 목적을 향해 우회로를 선택하지만,
직선거리로 곧장 나아가 세상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의지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빛 밝은 순간이 있다.
우리는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_황현산
이것은 미담 증언집도,
지지 선언 모음집도 아니다.
검증된 정치인을 향한 강력하고 열렬한 요구!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유력한 대통령 후보 문재인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초토화된 대한민국의 경제와 정치를 소생시켜야 하는 막대한 임무를 띤 자리의 적임자를 뽑는 일.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중대한 선택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은행나무刊). 여태껏 출간된 문재인과 관련된 책들과는 달리 그와 가까이, 혹은 멀리 자리한 다양한 분야에 몸을 담은 이들이 역사·사회·철학·문화적인 관점에서 왜 그가 리더가 되어야 하고, 그는 무엇을 해낼 것이며, 우리 사회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하고 자답한다.
“올해 2017년은 대통령 탄핵 촛불항쟁의 여파 속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을 치르게 된다. 촛불항쟁과 대선은 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인가? 그리고 문재인 후보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어쩌면 그것은 질문이기를 넘어,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적 요구를 담고 있다.”
_132쪽, 정해구, 〈정치 전환의 시대와 문재인〉
위기와 희망의 길목에 처한 대한민국
가깝고도 먼 곳의 22인이 문재인을 말하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문인, 학자, 정치인, 방송인 등이 자신의 문장으로 문재인에 대해 썼다. 다른 건 직업뿐만이 아니다. 출생지도 나이도, 문재인을 향한 애정의 온도도 다르다. 문재인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곧 2016년과 2017년의 대한민국을 말한다는 것과 같고, 이는 19대 대통령을 향한 당부이자, 국민으로서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 실린 목소리들은 각자 자신이 서 있는 자리의 차가운 이마에서 시작되어 뜨거운 가슴 아래에서 끝맺는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스물두 명의 저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썼다 지우기도 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 정국. 함성호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 새롭게 변하고 있는 역사의 거대한 조류 한가운데” 서 있다. 밝은 내일을 처방하기 위해서는 오리무중의 오늘을 진단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시작은 ‘어제’에 있다.
소설가 김병용은 2016년과 2017년 사이 촛불 정국을 겪으며 내가 살고 있는 시대를 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촛불을 통해 온기를 나누며 우리는 우리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소속감과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가 스스로 촛불이 되어 우리 시대와 우리 자신을 불 밝혀 비췄다는 것, 이를 통해 자기 구원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사의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개인과 집단의 평화로운 조화가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 공동체의 모습이라면, 우리는 그 가능성을 지난겨울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직접 체험했다.
_33~34쪽, 김병용,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당도했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어쩌면 우리 공동체에 대한 현실을 명확하게 깨닫게 되는 축복이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시인 박남준은 “세상이 이처럼 고통과 신음으로 몸부림치는” 가운데에도 “안과 밖의 ‘문’에 햇살이 환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한가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고, 정치를 안주로 얼굴 붉히며 목소리 높일 일 없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대통령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곧 이뤄질 것 같은 기분 좋은 기대 때문이다.
서투르고도 유능한, 선한 고집쟁이
문재인, 그리고 문재인
스물두 명의 저자들이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그가 유능한 정치인이고 훌륭한 인격자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 문재인의 오랜 친구인 황호선 교수부터 그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설가 한창훈까지, 그와의 거리는 각자 다르지만 공통된 점은 문재인이라는 한 정치인에게 일종의 빚과도 같은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극도의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국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우리 민주개혁 시민의 희망이자 우리가 결코 잃어서는 안 될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제는 어떤 식으로라도 정치인으로서의 문재인이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실망을 안겨줄 수는 없다,
_168쪽, 황호선, 〈변호사 문재인, 그리고 정치인 문재인〉
어째서 그는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될” 사람인가? 유정아 전 아나운서는 일명 ‘고구마 화법’으로 불리는 그의 말하는 방법을 묘사함으로써 그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그런가 하면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헌법적 관점에서 본 문재인으로 답한다.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의원은 대한민국의 아물어지지 않는 상처, 세월호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를 질문하며 답한다. 소설가 황현진은 이전 대선의 슬로건 “사람이 먼저다”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여성 혐오에 대항하기 위해 연대할 사람이라고 말하며, 도종환 의원은 문화와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문재인이 블랙리스트 사태를 해결할 사람임을 증명한다.
18대 대선 때 문재인 곁에서 외교안보 정책팀을 맡았던 김기정 교수는 노무현 정권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의 경험을 되짚어가며, 그가 어떤 과제에 대해서도 전문가보다 훨씬 더 세세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대통령은 하나의 정책에 대해서만 알고 판단하면 되지만, 그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비서실장은 그 과정을 다 관리해야 합니다. 대통령보다 훨씬 많은 정책 대안을 모두 검토해야죠.”
_158쪽, 김기정, 〈문재인, 그의 말, 그의 꿈〉
나라를 나라답게
문재인에게 요구하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적폐’다. 이어서 등장하는 단어는 짐작하듯이 ‘해소’, ‘청산’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가늠케 하는 말이다. 표창원 의원의 문재인은 ‘외과 의사’라는 표현이 수술 칼처럼 날카롭게 느껴지는 건 이 때문이다.
촛불시민이 평화적 무혈 시민혁명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듯이, 세월호 가족들이 국민과 함께 결코 포기하지 않는 노력 끝에 인양 성공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듯이,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며 국민의 뜻을 하늘의 뜻으로 알고 받드는 문재인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대한민국 시민들과 함께한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 그래서 문재인이다. 평화적이고 정상화된 대한민국 상태라면 다른 사람이어도 된다. 하지만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린, 적폐의 종양 덩어리에 주요 장기들이 뒤덮인 대한민국의 암담한 현실 앞에서는 오직 문재인밖에 없다.
_76쪽, 표창원, 〈왜 문재인인가?〉
이를 어찌 달콤한 ‘지지’라 할 수 있을까. 빚쟁이보다 무서운 국민의 ‘요구’인 것이다. 이어지는 요구는 각자가 선 자리들만큼이나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소설가 한창훈은 저주처럼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나버렸다며 “뒷산 나무처럼 55년째 국민으로 살고 있는” 자신에게 후손들을 위할 수 있는 건강한 국가를 만들어 달라 요구한다. 제주의 역사를 연구하는 김동현 문학평론가는 중앙 중심주의 정치가 아닌 지역의 주체적 삶을 가능케 하는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다문화 연구자 송영호는 “우리 사회의 ‘다름’과 ‘차이’가 뺄셈과 나눗셈이 아닌 덧셈과 곱셈이 되는 문재인표 다문화 정책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달라고 요구한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목소리는 특별히 더 뜨겁다. 정치인을 향한 ‘지지’는 팬덤이 아니라 주권자의 당연한 요구이기에 지금처럼 언제까지나 원칙에 충실한 정치인이어야만 한다며 일침한다.
이병초 시인은 담담한 문체로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장의 참 의미를 생각한다.
백성은 무력하되 이길 수 없고 백성은 무지하되 속일 수 없다는 말을 끄적일지도 모르겠다. 고독해야 한다고, 마음을 내려놓고 사물과 현상을 대하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탄핵을 반대했던 분들의 상실감마저 어루만질 수 있는 포용력이 생성된다고 (…) 그렇다, 고독해야 한다. 이마를 돌처럼 차갑게 하고 끊임없이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견딘 불행한 역사로부터 한국의 미래가 온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선언한 문재인의 깃발은 순발력을 무기로 삼는 선거판의 홍보 전략이 아니다. (…) 민주화 운동을 할 때 그 누구보다도 열성적이었고 살붙이처럼 가까웠지만 어려움을 못 참고 양지쪽으로 가거나 아예 변절했다고 할 정도로 다른 사람이 돼버린 이들조차 끌어안겠다는 결단이 “사람이 먼저다”라는 깃발이기 때문이다.
_84~85쪽, 이병초, 〈이마를 돌처럼 차갑게 하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라는 절대 선의 의미를 쫓다보면, 안경환 교수의 글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먼저 세상을 떠난 보수주의자 친구 박세일 교수를 향한 “그 보게나! 문재인이 있었지 않았나? 자네와 나의 꿈이 크게 다르지 않지 않았나!”라는 말의 울림이 남다르다.
스물두 명의 이렇게나 다양한 요구를 문재인은 과연 수용할 수 있을까? 표창원 의원은 “문재인 아니라 문재인 할아버지라도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며 국민의 뜻을 하늘의 뜻으로 알고 받드는” 그가 대학민국 국민들과 함께한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민정 대변인도 이에 곁에서 목도한 바를 증언하며 그 목소리에 힘을 얹는다.
물처럼 아래로 흐르며 다른 물과 만나는 하방연대下方連帶의 마음을 견지해야 한다고. 생명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 싸워야 할 때를 정확히 아는 사람, 더 많은 이들과 손잡는 하방연대의 의미를 온몸으로 살아온 사람, 모든 물을 다 받아들여 ‘바다’라 이름 붙여진 그 바다처럼 통합을 이뤄낼 사람. 내겐 그런 사람이 바로 문재인이었다.
_119쪽, 고민정, 〈상선약수, 그것이 바로 문재인이다〉
이만하면 “그래요 문재인”이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촛불항쟁이 끝났다고 말할 수 없듯, 세월호 인양이 세월호 비극의 마지막 장면이 아니듯,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도 우리들의 뜻을 담은 이들의 지지와 요구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무현계가 새롭게 형성되었듯 국민들의 목소리는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조금씩 달리하며 여전히 유효한 “그래요 문재인”을 외칠 것이다.
여는 글
황현산 대한민국이여, 빛나고 빛나도다
1부_ 이마를 돌처럼 차갑게
박남준 올여름에는 지리산 계곡에 앉아서 이런 걱정을 해봤으면
도종환 우리를 기쁘게 하는 블랙리스트, 더욱 블랙하라
김병용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당도했다
함성호 비로소 21세기의 새로운 질서를 위한 첫 걸음
이정렬 헌법적 관점에서 본 문재인
황현진 우리의 연대를 적대시하지 않을 사람
표창원 왜 문재인인가?
이병초 이마를 돌처럼 차갑게 하라
2부_ 문재인, 그리고 문재인
황교익 문재인을 지지하며 벌어진 ‘시끄러운 일’에 대해
안경환 벗과 논하는 지도자의 길
고민정 상선약수, 그것이 바로 문재인이다
정해구 정치 전환의 시대와 문재인
유정아 기꺼이 서투르게 말하는 그의 속마음
김기정 문재인, 그의 말, 그의 꿈
황호선 변호사 문재인, 그리고 정치인 문재인
3부_ 돌아보고 내다보다
백가흠 공평한 봄의 전령이 도착했습니다
김동현 서울의 정치가 아닌 지역의 정치를 위해
장석남 돌아보고 내다보다 —2017년 봄,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친구에게
조기영 재조산하, 그날을 기다리며
박주민 호락호락하게 잊지 않을 사람
송영호 이백만 이주민 시대, 인권변호사에서 인권대통령으로
한창훈 이백 년 뒤 역사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