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

배를 엮다

원제 三浦しをん

지음 미우라 시온 | 옮김 권남희

브랜드 은행나무 | 발행일 2013년 4월 10일 | ISBN 9788956606798

사양 변형판 128x188 · 336쪽 | 가격 13,500원

시리즈 오늘의 일본문학 | 분야 해외소설

수상/선정 2012년 일본 서점대상 1위

책소개

2012 서점대상 1위
60만 부 판매 돌파,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

“이토록 멋진 세계가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사전이라는 배를 편집하고 엮는 사람들의 감동 스토리

열정적으로 일하는 우리를 향한 뜨거운 응원
말, 관계, 성실함, 열정…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찬사

서점 대상 1위 수상작, 소설 부문 판매 1위, 60만 부 판매 돌파. 지난해 일본 출판계를 놀라게 했던 작품.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금도 연일 뉴스를 장식하며 꾸준히 팔리고 있는 책. 《1Q84》 이후 일본에서 소설로서는 가장 큰 화제의 중심에 있는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은행나무 刊)가 드디어 국내에 출간됐다.
이야기는 사전 《대도해》 편찬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출판사 겐부쇼보의 사전편집부에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는 날카로운 언어적 센스를 가진 마지메가 오면서 시작된다. 사전 만들기에 일생을 바친 편집자 아라키와 감수자 마쓰모토 선생, 사전편집부의 분위기 메이커 니시오카, 눈치 빠른 여성 편집자 사사키, 패션지 경력을 가진 어린 편집자 기시베 등은 10여 년에 걸쳐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묵묵히 사전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 마지메가 한눈에 반해 버린 여인 가구야가 등장해 ‘마지메스러운’ 연애 스토리가 곁들여진다.
언뜻 지루할 것만 같은 사전 편집 이야기. 하지만 작가 미우라 시온은 그 과정을 소설 안에서 지금 이 사회가 잊고 지내는 다양한 아날로그적 가치의 소중함을 리얼한 에피소드와 섬세한 감정 묘사로 녹여 낸다. 가벼운 문자보다 진중한 말과 정성스런 손글씨,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일, 인간관계 안에서의 고민,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 《배를 엮다》는 무언가를 위해 성실히 일하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예상치 못한 웃음과 눈물, 따스한 감동을 담아 엮은 작품이다.

 

《제노사이드》를 압도적 수치로 제친 감동 드라마
미우라 시온, 《배를 엮다》를 통해 일본 대표 작가로 등극

전국 431개 서점에서 대표로 선발된 560명이 1차 투표로 10개 작품 선정, 다시 추려서 302개 서점에서 371명이 2차 투표로 수상작 결정. 일본의 서점대상은 몇 개월에 걸쳐서 전국의 서점 직원들이 직접 뽑는 상이다. ‘과거 1년 동안 출간된 작품 중 나오키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정말 팔고 싶은 작품’에 투표를 하고 그 중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다. 서점대상은 그동안 1회 1위 수상작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비롯해 《골든 슬럼버》 《고백》 《밤의 피크닉》 등 다채로운 장르의 좋은 작품을 발굴했고, 서점대상의 수상은 베스트셀러를 보장할 정도로 일반 독자들의 신뢰를 받는 상이기도 하다.
《배를 엮다》는 지난해 510점을 얻으며 압도적인 점수 차로 《제노사이드》(355.5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작품이다. 책 자체에 관심이 많은 서점직원들이니 만큼 ‘사전편집부’라는 소재에 호감이 높았던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열정과 긴 고난의 시간을 넘는 사람들의 모습, 인간에 대한 사랑 등에 큰 점수를 주었다는 평을 남겼다.(서점대상은 투표 시 이유도 함께 써야 한다)
“말이라는 것을 통해 어떻게 희망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쓴 작품”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작가 미우라 시온은 이로써 일본에서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작가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성실하다는 건, 좀 멋없지만 재미있어!”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 대한 수줍지만 찬란한 고백

이제 전자 사전도 옛말, 스마트폰으로 모르는 단어의 뜻을 찾는 이 시대에 종이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 얘기다. 작가는 《배를 엮다》를 통해 ‘종이 사전’으로 대표되는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전한다.
모든 것이 서툰 마지메는 그저 성실하다. 행동도 느리고, 말주변도 없다. 요령도 피울 줄 모르고, 그냥 열심히 자기가 맡은 일을 할 뿐이다. 외모를 꾸밀 줄 모르나 닥친 문제에 대해 끝없이 고민할 줄 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의 진심을 제대로 말로 전하지 못할까 봐 신경 쓴다. 학창 시절부터 겉돌기만 하던 그는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이상함’은 ‘능력’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게 촌스럽다고 여기던 니시오카도, 외양의 화려함을 중시했던 기시베도 ‘열정적으로’ 일에 매진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같이 땀 흘리는 것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이름 따위 남지 않아도 좋다. 편집부에 있던 흔적조차 사라지고 “그러고 보니 그런 사람도 있었지” 하고 마지메가 말하더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전을 완성하는 일이다.
누군가의 열정에는 열정으로 응할 것. 지금까지 겸연쩍어서 피해 왔던 일을 ‘그렇게 하자’라고 마음먹고 나니 의외로 후련하고 가슴이 설렜다. _ 본문 중에서

지금은 무언가를 열심히, 성실하게 하지만 센스가 부족한 사람은 조롱과 놀림의 대상이 되는 세상이다. 마지메가 ‘특이한 녀석’으로 취급받던 것처럼. 하지만 이 세상에는 여전히 많은 ‘마지메’가 있다. 티 나게 일하는 법 모르고, 자기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하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들. 《배를 엮다》는 그런 수많은 우리에게 보내는 응원과 찬사이다.

 

웃음과 눈물, 설렘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섬세한 문장
표현의 신, 미우라 시온의 새로운 경지

작가 미우라 시온의 가장 큰 장점은 구체적인 표현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에피소드와 대사의 디테일, 개성 있는 캐릭터들 설정, 그들의 현실적이고 미묘한 심리 묘사는 작가 특유의 재치와 감수성과 결합해, 여타 작품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리얼리티와 재미, 감동을 이끌어낸다. 나오키상을 받은 작품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에서도 드러나지만, 작가의 이런 장점은 《배를 엮다》에서 정점에 이룬다.
‘유원지 놀이기구 중에서 관람차를 제일 좋아합니다. 조금 쓸쓸하지만 조용히 지속되는 에너지를 감춘 놀이기구여서.’ 작가는 마지메가 어떤 캐릭터인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단 두 문장으로 그를 형상화한다. 껄렁거리는 줄만 알았던 니시오카가 실은 고민도 많고 나름대로 자기만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건 이런 식이다.

“저는 니시오카 씨가 다른 부서로 이동되는 것 정말로 유감입니다. 니시오카 씨는 사전편집부에 절대로 필요한데.”
되도록 눈을 깜박이지 않고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려고 했다. 자칫하면 울어 버릴지도 모른다. 기뻤다. 만약 마지메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동정이거나 마음에도 없는 위로라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니시오카는 안다. 마지메의 말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나는 필요한 사람이었다. ‘사전편집부의 쓸모없는 인원’이 절대 아니었다. _ 본문 중에서

‘검은색 원에 흰색으로 숫자 기호를 쓰니 숫자 부분이 짜부라져 읽기 힘들지 않습니까?’ 사전 견본에 인쇄된, 보통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뜻풀이 부분의 숫자에 대해 나누는 편집부 사람들의 이런 대화를 통해 사전 만들기가 얼마나 꼼꼼하고 세심한 작업인지 알려 준다. 물론 이는 작가가 이와나미쇼텐이라는 출판사의 사전편집부에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나가서 사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조사한 데서 나온 것이리라.
덕분에 오랜 기간 같은 작업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심심할 수 있는 사전 편찬 이야기가 숨가쁜 스펙터클 드라마로 탄생됐다. 나오키상 작가 가쿠타 미쓰요는 《배를 엮다》를 읽은 후 ‘지루할 것만 같았던 사전 만들기가 눈을 뗄 수 없는 스포츠처럼 여겨졌다’는 서평을 썼다. 이는 미우라 시온과 이 작품에게만 건넬 수 있는 칭찬일 것이다.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돼.
너 정도로 성실하면 분명 뭐든 잘 될 거야.”

직업 소설의 일인자가 전하는 공감과 위로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은 임업에 종사하게 되는 청년,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에서는 의뢰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심부름센터 청년들, 《호시마상사 주식회사 역사 편찬실》(국내 미발간)에서는 회사 역사 편찬실 사람들. 그동안 미우라 시온은 작품 속에서 여러 직업의 주인공을 내세웠다. 그리고 이번엔 출판사 사전편집부 사람들이다. 그러나 《배를 엮다》가 이전 작품들과 다른 점은 본격적인 ‘직업 소설’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소설들이 그 직업을 통한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배를 엮다》는 개개인의 성장은 물론, 현대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직장’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서 마주치는 동료들과의 관계, 직장 생활의 애환,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 등이 포괄적으로 그려져 있다.
자신이 무슨 일을 잘 하는지 아직 모르던 마지메는 좋은 선배를 만나 ‘업’을 찾게 되고, 일도 인간관계도 모든 것이 불안하고 초조하기만 한 3년 차 회사원 기시베는 같이 일하는 사람을 보고 느끼며 그 불안감을 조금씩 해소해 간다. 싫고 좋음에 관계 없이 단순히 직업이기 때문에, 월급을 받아 생활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라고 느꼈던 니시오카는 자신의 위치에서 일과 자신의 의미를 찾는 법을 터득하기 시작한다. 좋아하는 일을 위해 회사 생활, 즉 인생을 바친 아라키도 있다.

니시오카에게도 자존심은 있다. 어떤 것에도 그리 빠져들지 못하고, 일은 무난히 하고 있지만 바람직한 평가는 얻지 못하고, 늘 타인과 능력을 비교하며 초조해했다. 그런 비굴한 자신을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온천처럼 콸콸 솟아나는 괴로운 감정의 원천을 더듬다 보면 참으로 한심한 결론에 도달한다. 요컨대 질투다. 나는 마지메만큼 사전에 대한 열의도 없는 주제에 시샘을 뿌리칠 수 없다. 일에서 뒤처진 느낌이 들어 도저히 초조함을 억누를 수 없다. _ 본문 중에서

이들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 출근 지하철 안에서 매일 아침 온몸을 부대끼는 당신이 하고 있는 고민을 하고, 회식 후 숙취에 고생하면서도 당신처럼 거래처 사람을 만나 회의를 거듭한다. ‘지금 잘 하고 있는 건가’ 문득 생각할 즈음 상사와 동료로부터 힘을 얻고, 묵묵히 한 우물을 판 결과 정년 퇴임의 명예를 얻기도 한다.
일본에서의 사회 분위기나 회사 생활의 모습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아, 《배를 엮다》 속 현실적인 직장인의 모습은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젊은 시절에는 나와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지금도 마찬가지일지도.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사전을 제대로 편찬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그렇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발버둥 친다. 말로는 좀처럼 전해지지 않는 것에, 서로 통하지 않는 것에 초조했다. 그러나 결국은 용기 내어 마음을 표현한 서툰 말을 보낼 수밖에 없다. 상대가 받아 주길 바라며. _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미우라 시온 지음

1976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 문학부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자신의 구직활동을 바탕으로 3개월 만에 완성한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로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2006년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나오키상을, 2012년 《배를 엮다》로 서점대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대표하는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모두 수상한 첫 번째 작가가 되었다. 2015년에는 《그 집에 사는 네 명의 여자(あの家に暮らす四人の女)》로 오다사쿠노스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8년에는 《노노하나 통신(ののはな通信)》으로 시마세연애문학상과 가와이하야오이야기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사랑 없는 세계》로 일본식물학회 특별상을 수상하고 서점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변함없는 작품성과 인기를 입증했다. 그 외 작품으로 《검은 빛》 《고구레빌라 연애소동》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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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승민
    2013.08.31 2:20 오후

    배를 엮다 246쪽에 아라키씨의 대사중에 ‘기시베군’ 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기시베는 여성이라서 ‘군’ 을 ‘양’ 으로 변경해야 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