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t』가 묻고 국내외 소설가 10명이 답하다!
이것이 나의 도끼다
소설가들이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그리고, 나는 문학을 한다.
나는 소설가다.
천명관, 공지영, 듀나, 파스칼 키냐르, 이장욱, 정유정, 김연수, 윤대녕, 다와다 요코, 김탁환.
격월간 문학잡지 『Axt』 커버스토리 소설가 인터뷰 모음집 출간!
이번에 출간된 『이것이 나의 도끼다』는 10명의 국내외 소설가들이 문학잡지 『Axt』 와 가진 인터뷰 모음집이다. 문학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소설가 천명관, 공지영, 듀나, 파스칼 키냐르, 이장욱, 정유정, 김연수, 윤대녕, 다와다 요코, 김탁환. 이 10명의 국내외 소설가들이 『Axt』 편집진들을 만나 한 인간이자 작가로서 글과 삶, 소설 쓰기의 고통과 환희에 대해 말한다. 또한 글쓰기의 실패와 성공, 창작론과 작가론, 문학과 정치, 현실 앞에 놓여 있는 다각적인 문제를 두고 신중하되 때론 가열 차게 말하는 그들의 각기 다른 10개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겠다. 아울러 작년 ‘듀나’ 인터뷰로 논란을 빚은 바 있는 해당 인터뷰를 전면 삭제하고 다시 진행(인터뷰어 김보영 (SF소설가))하여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문학잡지 『Axt』는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다”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한 문장을 기치로 내세워, 문학이 지루하다는 편견과 지리멸렬을 권위로 삼은 상상력에 대한 저항으로 2015년 7월에 창간되었다. 문학잡지의 새로움, 심플한 디자인, 파격적인 가격으로 언론과 독자들에게 주목받았고 매호 품귀 현상을 빚어내기도 했다. 소설가들로 꾸려진 편집진들이(배수아 백가흠 정용준 노승영(번역가)) 직접 한 명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는 참신한 기획으로 만들어진 ‘커버스토리’ 작가 인터뷰는 문단 및 문학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Axt』가 묻고 국내외 소설가 10명이 답하다!
작가 인터뷰를 읽다 보면, 해당 작가에 대한 정보와 ‘앎’이 늘고, 몰랐던 일화를 알게 되며, 사적인 사연까지 듣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작가의 작품을 다시 읽어 보게 되고,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다른 지점이 보이며, 문장과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새로운 의도 같은 것들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소설들끼리의 공통분모 같은 것도 만들 수 있게 된다. 하나의 작가가 더욱 풍요롭게 구성되어가는 것. 이게 작가 인터뷰의 핵심일 것이다. 더 나아가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문답에 몰입해 말의 주고받음 속에 입체적으로 참여하는 것. 아마도 『Axt』 편집진은 이런 인터뷰를 꿈꾸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러한 시도 속에서 『Axt』 커버스토리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Axt』의 배수아 백가흠 정용준(이상 소설가) 노승영(번역가)은 매호 각기 한 명의 소설가를 선정하고 인터뷰이가 되어야 하는 게 이 ‘커버스토리’ 인터뷰의 원칙이다. 작가이자 번역가인 그들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 것은 앞서 언급했듯 문학 동료로서의 ‘이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처럼 인터뷰어 측의 필요에 의해 사용되는 인터뷰가 아닌, 인터뷰 대상자인 작가와 긴밀한 유대감 속에서 이루어진 『Axt』 커버스토리 인터뷰는 동업자로서 느낄 수 있는 문학에 대한 노골적인 흠모, 또 작업에 대한 공통된 이해 속에서 좀 더 직접적이고 공감각적인 말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체 작가란 무엇입니까?
창간호를 장식했던 천명관 인터뷰에서는 소설 내부적인 담론보다는 문단이나 문학계 외부 환경에 관해 그의 가열 찬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그는 현 문단체제의 문제를 비롯하여 시스템적으로 고착된 의식의 변환을 요구한다. ‘문단마피아’라고 불릴 만한 권위와 권력에 노출된 문단의 ‘선생님’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문학은 종교가 아니다. 문학은 숭고한 신념이 필요하다기보다는 근본적으로 글을 써서 자기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경험에서 나온 현실적인 충고 또한 아프게 다가온다.
이 험난한 현실을 버티고 있는 힘은 어떤 것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방증이라 말하는 공지영은 “진실을 바르게 말하는 것이 지금의 사회를 그나마 덜 다치게 한다”고 강변한다. 줄곧 이어지는 그녀의 당당한 목소리는 한국문학과 한국정치, 여성문제와 종교 등 우리 앞에 맞대어 있는 다각적인 문제들을 두루 짚어나간다.
이번 단행본에 새롭게 인터뷰하게 된 듀나는 SF소설에서의 주목할 만한 시각과 시점을 세밀하게 제시하며 장르적인 소재를 차용한 작품을 집필하는 데에서 오는 고달픔과 애환, 과학에 입각한 사회학적인 상상력 등을 내밀하게 풀어놓는다. 작년 해당 인터뷰에서의 논란을 뒤로 하고 새로이 동료작가 김보영 씨가 인터뷰어로 나섰다.
“입이 지워지는 곳에서, 귀가 사라지는 곳에서, 어떤 대화자도 없고, 그저 적힌 문자들을 바라보는 눈만 있을 때, 그때야 비로소 문학을 말할 수 있다”를 언급하면서 운을 뗀 파스칼 키냐르는 문학과 언어, 그 근원에 도달하려는 움직임이 작가에게 필요한 것임을 강조한다. 그밖에 동양과 장자, 유년과 미래, 여성과 남성, 사랑과 폐허, 침묵과 음악 등 전방위적인 테마에서 그의 사색적인 사고와 아름다운 말, 정제된 언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배수아와 이장욱. 두 사람은 서로의 번역물과 소설, 작업과 환경, 죽음과 삶, 문학의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고 때론 신중하게 의견을 조율한다. 그밖에 이장욱이 말하는 문학 안에서의 장치로서의 고백과 화자, 여성과 남성, 죽음, 여행, 영화를 주제로 그의 정교하게 조각된 문학적인 생각의 발화를 경험할 수 있다.
스스로 ‘이야기꾼’이라 칭하는 정유정은 “모든 이야기 예술의 본령은 문학이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인간과 삶과 세계를 한계 없이 은유해낼 수 있는 장르는 문학뿐이라고도 말하면서 문학의 본원적인 힘을 강조한다. 또한 이야기의 미학, 소설론과 예술론, 소설의 발생 과정, 세계의 불확정성 등 각종 미디어에서 들어볼 수 없었던 문학적 카테고리들에 대해 거침없이 문학적 담론들을 풀어나간다.
번역가 노승영과 김연수. “소설을 쓰고 나면 항상 이것보다 조금 더 나은 버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라고 말하는 소설가 김연수는 이야기와 내러티브, 내러티브와 소설과의 순차적 발전 과정과 함께 번역가 노승영의 눈과 시각으로 본 김연수의 소설, 음악과 달리기, 이야기와 우리말, 선과 악의 미학, 소설론 등 다채로운 주제들을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현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작가인 내가 무엇을 가장 중요하고 절실하게 느끼냐는 겁니다. 작가는 바로 그 절실한 것을 절실한 방법으로 쓰면 되는 것입니다.” 소설가 윤대녕은 본인에게서 가장 중요한 소설의 창작 동기가 내면에서 존재하는 절실함이라고 말한다. 그밖에 90년대 문학에서 지속되어온 윤대녕의 세계관의 변곡점, 흐름 등을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다. 아울러 삶을 대하는 고귀한 태도, 현실과 문학과의 괴리를 조금이라도 좁혀보고자 노력하는 창작자의 윤리관 또한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와다 요코는 일본에서 태어나 독일에 거주하면서 독일어와 일본어로 작품을 쓰는 소설가이다. 그녀는 익숙한 언어가 얼마나 낮선 매개체로 사람들 사이에 놓여 있는가 하는 것과 그 경계에서 누구나 이방인이 되어가는 침잠된 세계를 줄곧 다루어왔다. “외국어의 문장, 표현, 혹은 어떤 텍스트가 내 생각과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내게는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독일어 번역과 한국어 소설 쓰기를 병행하고 있는 소설가 배수아의 질문에서 동류의 감정과 언어에 대한 긴밀한 생각을 포개어놓으면서 문학 안에서 할 수밖에 없는 진솔하고 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마지막으로 김탁환은 주 작업이랄 수 있는 역사소설과 신중하고 정밀한 작업과정에 대해, 허구와 진실, 소설가와 스토리텔러, 과학과 문학 등등 현재 그가 몰두하고 있는 다채로운 소설적 이야기들을 말한다. 또한 소설 밖에서 벌어지는 지금 우리의 엄혹한 현실에 대해 역사소설가로서 혹은 한 시민으로서 그의 강렬한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프롤로그 / 배수아
1. 천명관/정용준 나는 그것을 문단마피아라고 부른다
2. 공지영/백가흠 진실만이 우리를 가장 덜 다치게 해
3. 듀나/김보영 우리가 꼭 정답을 맞힐 필요는 없겠지
4. 파스칼 키냐르/Axt+류재화 언어로 가지 말고 언어의 근원으로 가라
5. 이장욱/배수아 절반 이상의 이장욱
6. 정유정/정용준 이야기꾼의 기원
7. 김연수/노승영 김연수라는 퍼즐
8. 윤대녕/백가흠 소설은 진하게 자기 값을 치른다
9. 다와다 요코/배수아 이방인 되기라는 예술
10. 김탁환/노승영 정신없이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