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직접 가려 뽑은 46편의 시선집
서정주시선
시인이 직접 가려 뽑은 46편의 시선집
한국 전통 서정시 세계의 본류로 자리매김하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솥작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
_「국화 옆에서」 부분
미당 서정주의 세 번째 시집 『서정주시선』은 시인이 직접 『화사집』과 『귀촉도』에서 26편의 시를 가려 뽑고 『귀촉도』 이후 시 20편을 더해 내놓은 1956년 정음사판 『서정주시선』을 저본으로 삼았다. 다만 해방 전후의 시를 구분해 시를 읽을 수 있도록 편집한 정음사판에 잘못돼 있던 「귀촉도」의 순서를 ‘해방 전 시편 1—시집 『화사집』 수록분’에서 ‘해방 전 시편 2—시집 『귀촉도』 수록분’으로 옮겼다.
시인은 “여기 전저(前著) 『화사집』 『귀촉도』에서 선한 것 26편과 『귀촉도』 이후의 작품 20편을 합해서 『서정주시선』이라 이름했다. 이렇게 추려 놓았어도 무엇이 많이 모자라는 것 같아, 그저 마음이 후련찮을 따름이다.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해 애써 보겠다”며 그의 호 ‘미당(未堂)’을 떠올리게 하는 겸손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무등을 보며」를 서시 격으로 해 「학」 「국화 옆에서」 순으로 6·25 참상을 겪은 국민의 정서를 어루만져주는 아름다운 시들을 전면 배치하고, 「화사」 「부활」 「밀어」 「귀촉도」 「푸르른 날」 등을 함께 실은 이 시선집을 통해 미당 서정주는 ‘국민 시인’으로 떠올랐으며, 한국 전통 서정시 세계의 본류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 책속에서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내지 않는다/저 눈부신 햇빛 속에/갈매빛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여름 산 같은/우리들의 타고난 살결,/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무등을 보며」 부분
보라, 옥빛, 꼭두서니,/보라, 옥빛, 꼭두서니,/누이의 수틀을 보듯/세상은 보자/누이의 어깨 너머/누이의 수틀 속의 꽃밭을 보듯/세상은 보자 ―「학」 부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솥작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든/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내게는 잠도 오지 않었나 보다 ―「국화 옆에서」 전문
시인의 말
[해방 후 시편 2―시집 『귀촉도』 이후]
무등을 보며
학
국화 옆에서
아지랑이
신록
추천사鞦韆詞
다시 밝은 날에
춘향유문春香遺文
나의 시
풀리는 한강가에서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광화문
입춘 가까운 날
2월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무제(오늘 제일 기뿐 것은…)
기도 1
기도 2
상리과원上里果園
산하일지초山下日誌抄
[해방 후 시편 1―시집 『귀촉도』 수록분]
밀어密語
견우의 노래
무제(여기는 어쩌면…)
목화
푸르른 날
골목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
[해방 전 시편 1―시집 『화사집』 수록분]
화사花蛇
대낮
문둥이
맥하麥夏
입맞춤
수대동水帶洞 시
바다
정오의 언덕에서
고을나高乙那의 딸
봄
서풍부西風賦
부활
[해방 전 시편 2―시집 『귀촉도』 수록분]
귀촉도歸蜀途
만주에서
멈둘레꽃
소곡小曲
행진곡
거북이에게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