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50주년 기념시집
그림으로 읽는 질마재 신화
《질마재 신화》 출간 50주년 기념시집
미당이 노래한 질마재의 풍경
황주리가 그린 질마재의 시간
“질마재는 정다우면서도 고독하기 그지없는 우리 모두의 고향이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유년의 골목길을 연상하며 《질마재 신화》를 읽었다. 이 시집에 실린 그림은 미당의 넓고 깊고 아름다운 시에 대한 오마주다.” ―화가 황주리
가장 탁월한 민족문학의 사례로 평가받는 미당 서정주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질마재 신화》(일지사, 1975)가 올해로 출간 50주년이 되었다. 이 시집은 미당의 시 여정 중에서도 유년의 삶과 기억을 바탕으로 인간으로서는 끝내 되찾고 돌아가야 할 고향, 그 원초적 삶을 생생히 묘파해낸 한국의 대표 시집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또한 현재에도 우리의 마음과 몸에 새겨져 면면히 전해져오고 있는, 우주 삼라만상과 한 몸이 된 영원한 신화적 세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집이기도 하다.
동국대학교 미당연구소에서는 미당의 한국시 문화유산의 전통성을 기리고자 ‘한국문학과 《질마재 신화》’ 학술대회를(5/23) 개최하는 한편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황주리와의 협업을 통해 《그림이 있는 질마재 신화》를 기획하였고 은행나무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이 책 《그림이 있는 질마재 신화》는 한국문학사의 가장 큰 시인 미당이 토속적이면서 주술적인 세계를 대담한 언어 구사를 통해 한국의 원형을 보여주었고, 한국의 대표 화가 황주리는 시 편편에 대한 오마주 형식의 그림으로 미당의 시세계를 회화성으로 답하고 있는 책이다. 시집의 정본에서 33편의 시를, 그 시에 대한 화답으로 26개의 그림이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수록되었다.
50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우리말의 능수능란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시와 우리 민족의 해학과 풍자성에 기인한 황주리 화가의 그림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이 책은, ‘질마재’라는 고유의 풍경을 현재를 기반으로 해석되는 황주리 화가의 관조적이면서 해학적인 이미지적 관찰로 새로운 《질마재 신화》가 탄생되었다. 또한 시집의 50주년을 기념해 미당 시를 다시 돌아보고 한국 시문학의 다채로움과 풍요로움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인의 말
화가의 말
신부新婦
해일海溢
상가수上歌手의 소리
소자 이 생원네 마누라님의 오줌 기운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신발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눈들 영감의 마른 명태
내가 여름 학질에 여러 직 앓아
영 못 쓰게 되면
이삼만이라는 신
간통사건과 우물
단골무당네 머슴아이
까치마늘
분질러 버린 불칼
박꽃 시간
말피
지연紙鳶 승부
마당방
알묏집 개피떡
소망(똥깐)
신선 재곤이
추사와 백파와 석전
석녀 한물댁의 한숨
내소사 대웅전 단청
풍편의 소식
죽창竹窓
걸궁배미
심사숙고
침향沈香
꽃
대흉년
소×한 놈
김유신풍
발문 | 박재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