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의 조지 R. R. 마틴과 현대 SF 작가 43인이 창조한 거대한 와일드카드 세계관의 시작
와일드카드 1
〈왕좌의 게임〉의 조지 R. R. 마틴과
미국의 현대 SF 작가 43인이 창조한
거대한 와일드카드 세계관의 시작
1987년 시작되어 2021년 현재 제29권까지 출간된 초대형 SF 슈퍼히어로 시리즈
NBC유니버설 ‘피콕’에서 동명의 TV 시리즈 방영 예정
1987년 시리즈의 제1권 《와일드카드(Wild Cards)》가 출간된 이래 2021년 현재 제29권 《조커 문(Joker Moon)》이 출간되며 그 세계관을 활발히 확장해온 초대형 SF 시리즈 〈와일드카드〉의 첫 권이 국내에 최초로 번역 출간됐다.
이번에 출간된 《와일드카드 1·2》는 초판에 실린 로저 젤라즈니, 월터 존 윌리엄스, 하워드 월드롭, 루이스 샤이너, 조지 R. R. 마틴 등의 강렬하고 매혹적인 작품들에 휴고상 수상 작가 데이비드 D. 러빈, 소설가 마이클 캐서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캐리 본의 단편 세 편이 추가된 2010년 확장판으로, 현재진행형 시리즈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이 시리즈는 하나의 거대한 SF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와일드카드 트러스트’라고 하는 40명 이상의 작가군이 집필에 참여하고,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조지 R. R. 마틴과 〈와일드카드〉 TV 시리즈의 책임 프로듀서인 멀린다 M. 스노드그래스가 공동 편집한, 앤솔로지 연작 형식의 SF 슈퍼히어로물이다. 이미 코믹스, 그래픽노블, 롤플레잉 게임으로도 출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콕(Peacock)’에서 동명의 TV 시리즈가 방영될 예정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체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감염자의 유전자를 변형해 돌연변이시키는 외계 바이러스가 지구에 유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다는 가상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들의 90퍼센트가 사망하고, 나머지 9퍼센트는 유전자 변형으로 인해 ‘조커’라는 돌연변이체가 되며, 극소수인 1퍼센트가 ‘에이스’라는 초능력자가 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운명의 와일드카드 데이
90% 사망, 9%의 조커, 1%의 에이스
당신은 어떤 카드를 뽑을 것인가
구체적인 감염 증세에 관해서는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어. 온갖 증세가 존재하고, 감염된 이들 모두가 해당 개인에게 특화된 고유의 증세를 보인다고 했어. (…) 타키온은 그 물건이 이따금 사람들을 죽이는 대신에 기형으로 만든다는 얘기를 했어. 어떤 종류의 기형을 얘기하는 겁니까? (…) 그러자 그치는 온갖 종류의 기형이라고 대답했어. (…) 그 바이러스는 가끔 희생자들을 완전히 재구성해서 새로운 능력을 부여한다고 했어. (…) 역시나 온갖 종류의 능력이라는 대답이 돌아오더군. _20-21쪽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9월 15일 운명의 와일드카드 데이에 “완전히 무작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증상을 유발하는 외계의 바이러스”인 와일드카드 바이러스가 뉴욕 맨해튼 상공에 유출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의 거의 모두가 사망하고, 생존자의 대부분은 “갈고리 같은 부리와 번득이는 눈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반짝거리는 피부”를 지니게 된다든지 하는 “온갖 종류의 기형”에 시달리며 ‘조커’라 불리면서 박해받는 소수자로 비참하게 살아간다.
반면 ‘포 에이스(Four Aces)’―엄청난 생체 역장을 갖게 된 ‘골든보이’, 하늘을 날 수 있는 ‘블랙이글’, 강력한 페로몬의 발산으로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는 ‘특사’, 타인의 마음을 흡수할 수 있는 ‘브레인 트러스트’―처럼 인간의 외모를 유지하면서 초인간적인 능력을 갖게 된 극소수의 에이스들은 그 능력 때문에 오히려 정부의 통제를 받고,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고 숨어 다니게 된다.
“놈들은 권력에 굶주려 있다네. (…) 놈들은 그걸 되찾을 작정이고, 그걸 위해서 일부러 집단 히스테리를 조장하고 있는 거야. ‘포 에이스’를 뜯어보면 뭐가 보이나? 흑인 공산주의자, 유대인 진보주의자, 루스벨트파 자유주의자, 부도덕하게도 남자와 동거 중인 여자. (…) 그들 모두가 무시무시한 초능력을 가졌는데, 그들이 무슨 꿍꿍이속으로 있는지 누가 알겠나? 게다가 그들은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지도 않고 모종의 자유주의적인 정치 안건을 따르고 있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 위원회에 소속된 정치가들 대다수의 세력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믿는 거야.” _221-222쪽
하원 비미(非美) 활동 위원회(HUAC)와 ‘할리우드 텐’ 사건, 매카시 광풍(“지금 본인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현재 미합중국 내에서 비밀리에 거주하면서 일하고 있는 와일드카드 57명의 명단입니다”) 등 냉전시대의 역사적 사건과 와일드카드 세계관을 교묘히 연결 짓는 대안적 상상력으로, 조지 R. R. 마틴을 위시한 와일드카드 트러스트 작가군은 SF 판타지와 대체역사가 결합된 흥미로운 픽션을 구축한다.
크로이드의 어린 시절은 자는 동안에, 그 ‘와일드카드 데이’의 첫날에 사라졌다. 4주 가까이 지난 후 잠에서 깨자 주위 세계와 마찬가지로 그도 변해 있었다. 키가 15센티미터나 자랐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이 세져 있었으며, 온몸이 빨간 잔털로 뒤덮여 있었다. _108쪽
잠에서 깨자 그는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특별한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털이 없는 몸에 코는 돼지처럼 돌출해 있었고, 전신이 녹회색 비늘로 덮여 있었다. _121쪽
마블이나 DC와 같은 슈퍼히어로물로서 이 시리즈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 있다면 로저 젤라즈니가 창조한 ‘슬리퍼(Sleeper)’ 크로이드일 것이다. 운명의 와일드데이 이후 긴 시간 잠을 자고 일어날 때마다 때로는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인 에이스로, 가끔은 아주 사소하거나 약한 능력을 지닌 듀스로, 드물게는 기형적인 조커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모든 시간대와 여러 장소에 매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다른 작가의 작품들에 재등장하곤 하는데, 〈막간 1〉에서처럼 작은 에피소드의 한 인물로 언급되거나 〈막간 4〉나 〈고스트걸, 맨해튼을 습격하다〉에서처럼 비중 있는 인물로 등장하기도 한다.
■ 추천의 글
“마틴은 아주 인상적인 작가군을 모았다. 수십 년간 발전해온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마지막까지 그 동력을 잃지 않을 것이다.”_〈로커스〉
“와일드카드라는 공유된 세계관의 이 시리즈는 수많은 작가들의 업적으로 빛나는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_SciFi.com
“장편소설의 연속성을 잃지 않는 다양한 단편들의 향연.”_〈시애틀타임스〉
“아마도 가장 독창적이고 도발적인 시리즈일 것.”_피터 S. 비글(판타지 작가)
“와일드카드 시리즈 등장인물들의 상호작용과 반전 있는 플롯에는 조지 R. R. 마틴의 프로젝트에 기대할 수 있는 복잡성과 놀라움, 감상적이지 않은 리얼리즘이 정확히 내재하고 있다.”_오스틴 그로스먼(SF 작가)
“유쾌한 상상적 사변.”_〈토론토 스타〉
“모든 장이 엄청난 재미를 보장한다. 슈퍼히어로물 팬들을 위한 큰 선물.”_〈퍼블리셔스 위클리〉
“장르를 넘나들고 시간을 뛰어넘어 모두를 즐겁게 하는 연작.”_〈커커스 리뷰〉
“시리즈물의 새로운 독자들과 팬들은 빠른 호흡의 플롯과 확장적인 대체우주 스토리를 사랑할 것이다.”_〈셸프 어웨어니스 온 로볼〉
편집자주 · 9
프롤로그 조지 R. R. 마틴 · 11
브로드웨이 상공 30분! 하워드 월드롭 · 25
슬리퍼 로저 젤라즈니 · 94
증인 월터 존 윌리엄스 · 169
실추의 의식 멀린다 M. 스노드그래스 · 258
막간 1 조지 R. R. 마틴 · 331
캡틴 캐소드와 비밀 에이스 마이클 캐서트 · 339
파워스 데이비드 D. 러빈 · 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