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선거
나오키상 수상작 《공중그네》로부터 3년,
오쿠다 히데오, 이제는 권력과 제대로 한판이다!
《공중그네》에 이은 또 하나의 무례천만 오쿠다 월드 쾌작!
판매 부수 50만 부에 달하는 일본소설 분야의 독보적 베스트셀러 《공중그네》, 일본 문학의 새로운 국면을 유감없이 보여준 걸작 《남쪽으로 튀어!》 등의 작품을 통해 현대인에게 유쾌하고도 통쾌한 마음의 피난처를 선사해온 오쿠다 히데오. 그가 드디어 권력을 조롱한다.
신간 《면장 선거》(은행나무 刊)는 거물급 인사들을 상대로 펼치는 이라부·마유미 콤비의 통쾌한 맹활약을 담은, 해학과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현직에 대한 미련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일흔의 언론사 회장, 철저하게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어딘가 밉살맞은 IT업계의 젊은 총아, 겉으로는 아닌 척, 피눈물 나게 안티에이징에 목숨 거는 인기 중년 여배우, 온갖 비리가 난무하고 노골적인 비방이 오가는 난장 선거판을 오쿠다 특유의 웃음 세계로 승화시켜냄으로써 독자들에게 또 한 번 상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제는 패러디다!
실재 인물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이라부의 맹활약
이번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환자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교생, 샐러리맨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환자로 나오는 《인 더 풀》, 야쿠자, 베테랑 곡예사, 인기 작가 등 특정 분야의 전문인을 환자로 설정한 《공중그네》에 이어, 이번에는 거대 기업인 신문사 사주, 잘 나가는 벤처 기업가, 인기 중년 여배우 등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을 환자로 내세웠다. 이들은 일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실재 거물급 인사들로, ‘패러디’라는 실로 짓궂고도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구단주>의 주인공 다나베 미쓰오는 요미우리 신문사 대표, 와타나베 쓰네오를 모델로 삼았다. 고령의 권력자인 그는 권력의 종말을 의미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패닉 장애를 일으키면서도 현직에서 떠날 줄 모르는 고집스러운 캐릭터다. 현실의 와타나베 쓰네오 역시 현직에서 건재하다.
<안퐁맨>의 주인공 안포 다카아키는 ‘일본의 빌 게이츠’로 불리며 젊은 층에게서는 박수를, 장년층에게서는 눈총을 받았던 젊은 기업가, ‘라이브도어’의 대표 호리에 다카후미가 모델이다. ‘호리에몬’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는 소설의 에피소드처럼 실제로 야구단 매각 문제와 후지TV M&A 문제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끝내는 주가거래위반 용의로 재판까지 받았다.
<카리스마 직업>의 주인공 시로키 가오루의 모델은 영화 <실낙원>의 여주인공 구로키 히토미이다. 자연스러운 미를 가장하면서 미용과 다이어트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미모지상주의 현상을 보는 듯하다.
이밖에도 비중은 다소 적지만 <구단주>에서 달변의 연설로 감동을 주는 정치인은 전 수상 고이즈미를, <안퐁맨>에서 과격한 제스처로 게스트를 도발시키는 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자는 일본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다하라 소이치로를 패러디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면장 선거>는 가공의 인물,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것 같지 않은 가상의 섬을 설정, 그곳에서 벌어지는 거친 선거전을 보여준다. 노골적으로 돈이 오가고 온갖 비방이 난무하는 난장 선거판을 과장된 에피소드로 보여주면서 상쾌하고도 감동적인 결말로 독자들의 마음을 씻어주며 마무리 짓는다.
무의식의 명의·심리치료의 마술사 이라부 건재
흰 바다표범을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러운 용모에 다섯 살 아이와도 같은 순수함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이라부는, 《면장 선거》에서도 유감없이 ‘바보스러움’을 무기로 주인공들이 안고 있는 강박증을 치유해준다. 특별할 것도 없이 그저 사태를 다른 차원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환자 스스로가 치유의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강박증에 시달리던 주인공들은 치유를 경험하게 되고, 그 즈음 독자들 역시 일종의 치유를 맛보게 된다. 이것이 바보스럽고 엉뚱한 이라부에게 왠지 모르게 기대고 싶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오쿠다 히데오는 실존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권력에 웃음의 총구를 겨누고, 이윽고 우월해 보이는 다른 사람의 실체가 우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음을 낱낱이 발김으로써 또 한 번 ‘이라부의 건재’를 자랑한다. 3년 만에 돌아온 이라부는, 한층 더 우스꽝스럽고 훨씬 더 무례한 행동으로 일관하며 소설의 인물들을 치료하고 나아가 빡빡한 세상살이에 지친 독자들을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이제껏 베일에 싸여 있던 마유미의 정체가 살짝 드러났다는 점이다. 마유미는 펑크록 밴드에서 기타를 튕기고, 라지 사이즈 주사도 모자라 양철 대야를 휘두르며 환자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날리기도 한다. 또 때로는 이라부의 약점을 이용해 환자를 돕는 등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마유미의 팬으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각 에피소드가 서로 미묘하게 연결되고 있는 점은 이 작품에 재미를 더하는 덤이다.
줄거리
<구단주> “바보 같은 소리 집어치워. 난 아직도 할 일이 많아!”
다나베 미쓰오(田辺満雄, 78세)는 일본 제일의 부수를 자랑하는 <대일본신문>의 회장인 동시에 프로야구 센트럴리그의 인기 구단 ‘도쿄 그레이트 파워즈’의 구단주이다. 별명은 ‘나베맨’(냄비맨). ‘불쾌한 일본인 넘버원’으로 뽑힐 정도로 악명 높은 그는 요 몇 주간 ‘도쿄 그레이트 파워즈’의 구단주로서 매스컴 각지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리그제를 통합하려는 그의 계획이 세간의 반발을 산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야구선수들에 대한 부정 스카우트 의혹이 불거지는 등 미쓰오는 점점 국민의 적이 되어간다.
한편 3년 전부터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려오던 다나베 미쓰오는 근래에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현기증을 일으키고, 혼자서는 엘리베이터도 탈 수 없게 되었다. 급기야 꽉 막힌 자동차 내부도 참을 수 없게 되는데…….
<안퐁맨> “그것도 치료의 일환인가요? 농담은 시간 낭비일 뿐이니 얼른 시작하죠.”
‘라이브퍼스트’의 사장 안포 다카아키(安保貴明, 32세)는 촉망받는 IT업계의 젊은 기업인으로, ‘안퐁맨’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잘 나가는 벤처 사업가로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쿄대 재학 시절 시작한 인터넷 관련 사업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급성장을 한 데다 기업 매수를 되풀이하며 회사는 날로 번창해, 일약 재계의 스타로 떠오른 것이다.
그는 철저하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사고를 지향하는 인물이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는 재계의 ‘눈엣가시’이기도 했다.
그런 그는 순간적으로 히라가나가 생각나지 않거나, 인사말을 잊는 일이 반복되자 비서의 권유로 병원을 찾는다.
<카리스마 직업>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시라키 가오루(白木カオル, 44세)는 가극단 출신의 중년 여배우이다. 나이에 비해 어리고 귀여운 외모로 중년이 된 이후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해, 현재는 최고 인기 배우의 자리에 등극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녀에게 점점 이상 행동이 나타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오히려 불면증에 시달리고, 고칼로리의 식사를 섭취한 후에는 무리해서라도 운동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 것. 이런 안티에이징에 대한 강박관념은 그녀를 점점 패닉 상태로 몰아간다.
<면장 선거>
“정책은 무슨 개풀 뜯어먹는 정책? 선거는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야!”
미야자키 료헤이(宮崎良平, 24세)는 도쿄에서 태어나 견실한 인생을 걸어왔다. 다른 사람보다 높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도 쉽게 합격해 도청에 취직했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도, 눈에 띄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그는 모험을 하지 않고 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2년을 임기로 부임한 외딴섬 센주시마(天壽島)에서, 그는 사상 최악의 ‘면장 선거’를 경험하게 된다. 노골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은 기본, 정책은 없고 돈과 뇌물만 오가는 선거전에 융통성 없고 고지식한 료헤이는 스트레스 만땅. 그 와중에 진료소에는 도쿄에서 파견된 이라부라고 하는 의사가 부임한다. 료헤이는 이 난장 선거판을 해결해줄 인물로, 새로 부임한 이라부에게 기대를 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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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휴양지서 블랙 유머의 매력에 빠지다.
이상은은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면장 선거’를 추천했다. 소재가 기발해 휴가 때 읽기 좋다는 것. 이상은은 “썩은 현실을 냉철하게 지적하며 새로운 길을 알려주는 소설로 블랙 유머 속의 씁쓸한 진실을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원문 보러가기 ▶ http://sports.donga.com/3//20090720/20924154/3